실무 4. “기술성보다 사업성이 중요해요” 진짜일까?

by 여철기 글쓰기

정부 R&D 지원사업에서 흔히 들리는 말 중 하나가 “기술성보다 사업성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후반 단계의 과제일수록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 기초·원천연구나 핵심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는 과제에서는 당연히 기술성이 핵심 평가 항목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기술의 독창성, 혁신성, 난이도, 그리고 기존 기술 대비 차별성이 얼마나 명확한지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평가위원들도 기술 타당성, 선행연구 분석, 기술 구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시장 진입이 가까운 개발 후반 단계의 과제나 실증·사업화 지원과제에서는 '기술 그 자체'보다 '그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즉 사업화 가능성과 실현 전략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이나 산업부의 ‘시장확보형 과제’는 모두 기술 자체보다 시장 수요, 고객 정의, 수익 모델, 경쟁우위, 투자계획, 파트너십 등의 사업화 전략에 큰 비중을 둡니다.


평가위원 입장에서도, 좋은 기술이지만 시장성이 없거나, 비즈니스모델이 부실한 과제는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기술적 완성도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고객이 명확하고 실현 전략이 구체적이라면, 사업성을 높게 평가받아 선정될 수 있습니다.


즉, 이 말은 절반은 사실입니다. 기술성과 사업성은 서로 경쟁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증명되어야 하는 요소’이며, 과제 성격에 따라 상대적 비중이 달라질 뿐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계획서는 “차별적인 기술로 명확한 시장을 공략하고, 실현 가능한 수익모델과 실행 전략을 갖춘 과제”입니다.


요약하자면,

기술성은 기본 자격이고,


사업성은 선정의 결정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술만 좋으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시장만 알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모두 위험합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설득할 수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전 03화실무 3. R&D계획서 자주 나오는 ‘뻔한표현’10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