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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주머니 속
두 아들이 아빠에게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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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긴장의 기록
Apr 27. 2021
둘째가 해맑게 웃으며 양말을 신고 있는 나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손을 내민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 덕분에 그의 모습은 은혜롭게 보였다.
그가
나의 손에 쥐어준
것은 막대사탕 껍질이었다.
그 껍질은 당연하게 나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첫째와 둘째와 같이 어린이집 가는 길.
둘째는 여전히 막대사탕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어린이집 도착 20m 전 어김없이 첫째가 나를 불렀다.
그가 나를 부른 이유는 다 먹은 사탕의 막대를 주기 위함이었다.
오늘은 아빠하고 부르고는 입에 물고 있는 막대를 움직이며 "음~음~"이라고 했다.
막대를 가지고 가라는 뜻이다.
둘째가 준 껍질을 꺼내 첫째의 막대를 감쌌다.
이렇게 집에 들어오면 나는 현관에서 주머니에 모든 것을 꺼낸다.
[다둥이카드와 지역화폐 카드, 현금]이 조금 담긴 지갑을 꺼내고 나면,
나오는 것은 보통 사탕, 젤리 껍질이다.
그다음으로 나오는 것들은 뾰족한 것들이다.
아이들이 노는 장소에 아이들을 다치게 할까 걱정되어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두 아들이 주워서 나에게 주는 돌멩이와 총알들이다.
그들은 왜 이것에 집착하는 것일까?
한 번은 더 이상 아이들이 총알을 줍게 하지 않으려고 BB탄을 사기까지 했지만 줍는 것만큼 그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아빠가 아니었다면 내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나면 내 주머니 속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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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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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이성 사이를 걸으며 나온 생각을 기록합니다. 답을 내기보다 흔들림을 인정하며, 나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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