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요. 진짜 상처 받은 사람은 아프다는 말도 못한답니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회고해 본다.
재무 담당으로 새로이 입사한 직원분은 4주째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할 일이 없어서 놀고 있다. 조직에서 여전히 정착하지 못한 나는 '세금계산서'를 찾아 줘야 하는 요청을 받았다. 디자인 팀장의 되도 않는 요청으로 맥북을 사용하고 있었던 나는 맥북을 반납하고, 삼성 노트북으로... '노트북'을 교체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덕분에 1.5일 정도 업무가 자동 지연 되었고, 결국엔 내가 해야하는 중요한 일을 또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사내 상담을 했다. 해결되는 건 없었다. 단지, 내 마음의 깊은 우울감, 고립감, 외로움, 분노, 원망, 억울함 등 구차한 부정적인 감정만 확인했을 뿐이다. 팀장이 오기전에 그룹장과 면담을 했다. 나는 단지, 매체설명회 운영, 유관 부서의 각종 업무 요청, 외부 관계사 미팅, 정기 리포트 기획 및 발행...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난잡한 내 업무 환경을 공유하기만 했다.
현재 나의 팀장은 여기 저기서 나를 방패막이 삼아 본인의 입지와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내 상담선생님은 이용하는게 아니라, 그저 무심한 사람이라고 표현했지만, ... 이용하는게 뻔히 보이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회사생활을 하는 내가 오히려 대견하다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팀장 얼굴을 보면, 나는 종 종 그런 생각을 한다. '또 어디서 팔아먹었니? ^^' 상처받지 말라고 누군가는 그랬지만, ...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결코... 어떤 강도의 고통인지는 알지 못할 테지.
토요일 휴일은 오늘은 누워서 일어나질 못했다. 뭔가 특별히,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와르르 무너질 것 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토요일인데... 난 방구석 침대위에 누워서는 회사일에 대한 걱정을 끓임 없이 하고 있었다. 이렇게 살다간 정말 와장창 무너질 것 만 같았다. 아니, 그럴 것 같다. 오후 7시 억지로 몸을 일으켜 헬스장으로 향했다.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 헬스장에서 힘 없는 몸을 움직이며, 또 다시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무의미한 회색빛 속에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
사내 상담 선생님은 회사에서 이미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내게 이젠 관리할 이미지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나는 이곳에서 문제적 직원일 뿐이며... 단지 그 뿐이다. 그렇다고 당장 퇴사라는 것을 할 것인가? 라고 내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본다. 퇴사할 마음은 1도 없고, 할 이유도 없다. '내가 왜!!!' '나쁜 건, 회사지 내가 아냐!!!'
'내가 왜? 퇴사해?'
(중략)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가끔 나의 평가적인 언어 습관 때문에 팀장들이 상처 받는다고 한다. '상처' 아 그래... '상처'받을 수 있지! 그럼, '과호흡이 동반되고, 심장이 빨리 뛰고, 우울증약까지 먹어가며 일해야 했던 내 상처는, 현재 진행형인 이 상처는 상처가 아닌가!!!' 피해자 코스프레도 아주 아카데미 대상감이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