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그냥 계속 걷고 싶은 날이 있어요
상념도 사유도 하지 않는 그저 목적 없이 목적을 갖게 되는 그런 날이..
걷어차버리고 싶은 벽들을 부수기도 하고,
좋은 상념들을 그리며 웃기도 하는..
그게 일상 인지도 모르겠어요.
매 순간 웃기만 하면 그것도 이상하지만,
매 순간 울 수도 없는 노릇 이니까요.
걷게 되며 만나는 사람이 목적이 되고
그 사이사이 보이는 내 시야의 풍광들이 목적으로 바뀌기도 하죠
배가 많이 고팠어요
삼시 세끼를 다 챙겨 먹지는 못해도
하루 꼬박 두 끼랑
몸에 좋다는 여러 가지 식품들을 먹어요
이 세상에 존재한 이유가 살기 위한 것이니
본질적인 생채의 본능을 반박할 이유도
거부할 이유도 없음 이예요
말린 자두는 식감이 좋아서 늘 냉장고에 쟁여두고
사계절 챙겨 먹여요
한겨울에 씨 없는 여름 과일을 먹기에는 말리는 방법이 좋은 거 같아요
시큼한 신선함은 덜 하더라도 한 낱 무더운 여름에
기운을 담고 있으니 먹는 기분은 또 그럴싸합니다
유독 한 겨울에 침잠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을 많이도 감소시켜주는 듯하고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이 겨울에 그 여름을 그립니다.
세포벽을 튼튼하게 해 준다니까 추위에 움츠린 마음도 튼튼하게 해 줄 거란 믿음도 생깁니다
음식이 주는 기쁨과 감사함이 골고루 네요
걷기 위해서는 또 그만큼의 에너지원도
필요하니까요
하늘도 보고 사이사이 사람들도 마주치면서
오늘을 감사했습니다
무턱대고 감사할 수도 없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딱히 감사하지 않을 이유도 못 찾겠더라고요
이미 존재 자체가 감사한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기회를 받은 지구 별 사람이라는 점에서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