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행]김수현(2022).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클레이하우스
김수현 작가는 올해 몇 살일까? 아니, 몇 살 때 이 책을 쓴 거지? 2022년에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5년 전에 이 책을 썼다고 했는데, 그럼 20대에 이 책을 쓴 건가? 이 책을 당신이 읽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느 책이건 호불호는 당연한 것. 특히, 이런 형태의 에세이 책이 너무도 많지 않던가. 결과적으로, 이 책 때문에 이런 유의 에세이가 많이 출판된 것은 아니었을까? 성공에 고무되어서 말이다.
어찌 보면 뻔할 수 있음에도, 이 책에 대해 독후감을 쓰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내 마음속 상처 그 잔해가 여전히 몸 안에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유효기간이 지났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난 사회 속에서 어떤 누군가이며, 끊임없이 내가 나로 살고 있는지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고? 내가 내 인생에서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지 말이다.
우선, 이 책을 읽고 나서 처음 느낀 건, 이런 책은 그냥 1회 성으로 읽을 책이 아니란 것이다. 그냥 틈틈이 읽고 머리를 세뇌시키면 딱 좋을 책이다. 뭐, 이 책에 대해 칭찬을 하지 않아도 이 책은 이미 100만 권을 넘어도 한참 이전에 넘은 책이다. 베스트셀러. 한국 출판계에서 이 정도 판매 부수라니. 아마, 이 작가는 한몫 단단히 챙겼으리라. 성공이란 단어를. 아니, 앞으로도 계속 단단히 챙길 것 같다. 그래서, 성공의 기준이 뭘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작가가 이 책을 내면서 이런 성공을 기대했을까? 그래서 성공과 행운은 예고하지 않는다고?
부언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이 정도 깨달음이라면 인생 30이라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뭔 대수라고? 나이가 많다고 더 지혜가 많은 것 같지 않고, 더 행복한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자기 스스로 느낀 초라함 때문이라는데, 이런 초라함은 항상 들지 않더라도 틈틈이 우리를 공략하지 않던가. 이에 맞서서 글을 쓰다니. 그래서 이 작가가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처음과 끝은 인간이 맺는 사회적 관계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그런데, 그런 내용이 그저 글로만 이뤄졌다면 이 책에 대한 감흥이 한참 반감되었을 것이다. 촌철살인 그 이상 표현하기 어려운 삽화, 이게 약방의 감초가 아니라 핵심이지만. 미술을 좋아해서 일러스트가 된 내공이 그림에 그대로 뚝뚝 묻어 나온다. 그래서 자꾸만 드는 생각. 인생을 나이로 재단하려는 어리석음이야 진작에 버려야 하지만, 이 정도 자기와 이웃의 삶을 들여다볼 정도라면, 그래서 이 책이 잘 팔린 것 같다. 역설이다. 인생에 대한 혜안이야 익으면 더 익을수록 풍성할 것 같은데, 그러면 너무 어려워지지 않을까? 읽기에 말이다. 작가가 젊다는 생각 때문인지, 꼰대의 잔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젊은데, 어찌 보면 다 큰 어른이기도 한, 그런 그녀가 이런 책을 쓰다니. 그 정서와 감정이 우선 동년배들에게 크게 자극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 내용이 누구를 가르쳐 들려고 했으면, 성공했을까? 우린 이미 무수히 많은 인생 선배를 접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그들 선배들이 덜 살거나 덜 깨달아서 이런 책을 쓰지 못했을까? 아니, 무수히 썼는데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은 이유는? 아주 사소하면서도, 소소한 터치. 별로 다르지 않은, 그게 나이가 적건 많건, 특별하지 않을 우리 모두가 겪는 그 느낌을 이 작가는 오히려 젊어서 시도를 한 것이리라.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우리 마음에서 느끼는 불편함의 원천이 타인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내가 내 삶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끊임없이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하는 그 원인, 그래서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그 근본 이유가 뭔지를 이 책은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책이 아주 유명한 학자나 다 산 듯한 철학자가 내뱉는 말들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그저 주변에서 흔한 그게 누구든 일어났었을 마음속 불균형과 부조화를 드러낸다. 솔직하게.
그리고 이를 따듯하게 감싸준다. 이 점인 것 같다. 이 책이 잘 팔리는 이유는 나이에 따른 지혜를 강조하는 그 경험치를 그대로 무너뜨렸기 때문은 아닐는지. 그렇다고 그 경험과 연륜이 쓸모없다고? 그게 아니라, 공감이란, 누구나 그랬었던, 그래서 누구나 똑같다는 느낌. 그걸 공감하게 하는 능력. 남을 가르치려 들지 않고 같이 대화를 두런두런 나누는 느낌. 더불어 위로에 해결책까지.
살면, 시간이 가면 다 해결된다고? 어차피 우린 살아가면서 비슷하거나 같지만 내용은 약간 다를 수 있는 고민들을 계속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시대가 지나도 계속 개정되면서도 그 맛이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왜냐고? 나중에 누군가도 이런 고민을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으로 살고 있는지 말이다. 이건 실존이다.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것이 변할지라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