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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작가 Jan 30. 2024

대충하면 눈물도 안 나와

네가 대충 했어 봐. 눈물도 안 나와.


저.. 아프고 속상한 나머지 친구한테 전화해서 대성통곡을 했어요. 엉엉엉. 제 얘기를 가만히 듣던 친구가 그러는 거예요. “너 지금 우는 거, 그거.. 지금 잘하고 있다는 거야. 네가 대충 했어 봐. 눈물도 안 나와. 다들 이해해 주실 거야.”


<무기가 되는 글쓰기> 인터뷰 촬영을 하루 앞두고 있던 날이었어요. 스피킹 수업 5시간, 스피킹 전문가 친구 찬스 2시간, 자기 직전까지 개인 연습 ♾️ 무한 시간을 쓰고 있는 와중에… 독감이 걸려버린 거예요. 사실 2개의 인터뷰가 하루에 연달아 잡혀있는 날이었는데요. 두 인터뷰 다 죄송하다, 죄송하다 몇 번을 사과드리고,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침대로 기어 들어갔어요. 제 생에 처음 있었던 대. 형. 사. 고. 였어요. 책 출간, 클래스 론칭, 신제품 론칭까지 굵직 굵직한 일을 동시에 진행하다가 사달이 났나 봐요.


제가 평소에 잘 하는 말이 있어요. “체력도 실력이다.” 프로는 아픈 것도 때 가려 아파야 한다고.. 스스로 주입했던 말 때문에, 더 속상했나 봐요. 제 실력이 뭐 여기까진가 싶고, 고작 독감으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기까지 하고, 진짜 스스로 최악인 거예요. 속상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울컥하게 속상했어요. 다 커가지고는 곰돌이 잠옷 바지 입은 그대로.. 응급실에 실려가고, 팔 4군데를 찔러도 피가 응고돼서 나오지도 않고, 니들 쇼크까지 오는 상황에서도 저는 머릿속으로 계속 인터뷰 연습을 했어요. 진짜… 징 - 하게 잘하고 싶었나봐요! (+ 제가 징하게 스피킹을 못해서 발악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네가 대충 했어 봐. 눈물도 안 나와.”라는 친구 말을 듣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거예요 “내가 아니라 내 딸이 아팠어도 내가 이렇게 나를 몰아붙였을까? 저주했을까?” 이 기회에 아무 생각 말고 푹 쉬라고, 더 큰일을 하기 위해서 쉬어가는 거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싶은 거예요. 그러고는 며칠 동안 내리 밀린 잠만 잤어요. 이제 거의 다 회복해서, 오늘은 인터뷰도 잘 끝내고요! 속 시원하네요!


인터뷰를 함께 한 변호사님이 지금의 제게 꼭 필요한 말을 해주셔서 박제해 보렵니다. 변호사님도 유튜브 채널 운영, 협상 스쿨, 스타트업 자문, 그리고 변호사 본케까지 여러 가지의 일을 멀티로 하시는데요. (거기에 육아까지.. 리스팩트) 제가 어찌 이 많은 일을 다 하시냐고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겉에서는 이 일들이 다 다른 일들로 보이지만, 결국 한 가지 일을 하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내 일에 있어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부합하는 일만 하는 거라고요.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위해 다른 목표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요.


이번 대형사고를 겪고 난 뒤 변호사님의 말을 들으니, 제 일에도 정리가, 그리고 원칙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사고도 치고, 깨지고, 또 성장하는 과정..!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해나가 볼게요!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p.s. <무기가 되는 글쓰기>는 출간 12일 만에 2쇄를 찍고요! 이번 주 예스24 탑북 선정되고, 메인에서 오늘의 책으로 소개되고 있어요. 한 가지 더 기쁜 소식은 교보문고 3월 이달의 북모닝 도서로도 선정되었습니다! 이달의 북모닝은 교보 전 지점 북모닝 매대에 진열된다고 하는데, (북모닝이 만장일치 나오기 쉽지 않은데) 이번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축하해 나 자신!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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