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중 '자세히 보아야 더 예쁘다'라는 문장이 깊이 와닿는다. 김소월 시인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문장 또한 그러하다. 언제부터인가 숲에 들어 나무의 결을 보고 있으면 나무가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그때 예전엔 보지 못했던 나무의 웅숭깊음이 전해졌다. 손톱만큼의 작고 여린 들꽃도 허리 숙여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교한 무늬를 띠고 고요히 숨쉬는 것이 느껴졌다. 새를 바라보면 예리한 부리와 선명한 자태가 도드라지게 보이고 목청을 울리는 소리가 저마다의 청아한 선율로 들려왔다. 그때 마음은 한없이 평화로웠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니 이렇듯 나를 잊고 온전히 너를 보면 같은 자리에서 우리는 공명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