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교생 업무를 맡으신 미술 선생님께서 지난 한 달간 학급에 배정된 교생 선생님을 잘 지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손수 그린 부채를 선물로 주셨다. 화사하게 만개한 연꽃 그림이 참 인상적이었다. 연꽃은 불교의 진리와 불성佛性을 상징한다. 더러운 곳에 있어도 항상 깨끗하다는 처렴상정(處染常淨)은 바로 이 연꽃을 상징하는 사자성어이다. 특히 연꽃의 덕을 향(香)·결(潔)·청(淸)·정(淨) 네 가지로 설명하면서 비록 중생이 사는 세상이 무명無明과 탐욕으로 얼룩져 있지만, 진리를 상징하는 연꽃은 청정淸淨하고 깨끗하여 맑은 향기를 전한다고 하였다.
바람 솔솔 일으키며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 때마다 연화의 향기가 맑게 배어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연화蓮花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고결高潔한 삶일지 부채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젖어든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