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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앤 Dec 30. 2021

나를 돌보는 시간

한 해를 마무리하며...






1년 동안 나름 빽빽이 채워진 탁상달력을

깨끗한 새 달력으로 교체했다.

한 해는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많았던 한 해였고,

그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해온 시간들도 많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것이 함께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함께 해온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감사를 전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선물을 고르고 전달하는 일은 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이다.

그 사람에게 어떤 선물이 맞을지 몇 날 며칠 고민해서 주문을 하고,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없는 사람에게는 멀어도 차로 운전해서 직접 전달을 했다. 선물 선택에 실수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 급하게 다른 품목으로 바꿔서 주었다.





마지막 달과 연초에 가족들의 생일도 몰려있다.

딸로서, 며느리로서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부모님들의 생신을 챙기는 일.

그것도 마음과 에너지가 쓰이는 일이다. 필요하신 것은 무엇일지, 좋아는 하실지...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각자의 취향과 필요를 헤아려보고 생각해본다.

멀리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서도 맞는 날짜를 조율해야 한다. 오늘은 뒤늦은 생일 선물을 택배로 부쳤다.

알맞은 때라는 것이 있지만, 개인적인 상황상 잘 못 맞출 때도 생긴다.

이런 모든 과정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실망을 주기도, 받기도 한다. 잘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들도 생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쓰고 에너지를 쓰는 만큼

나는 나 자신을 신경 쓰고 잘 돌보고 있는 걸까?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싶냐고.

나는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이미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또 이미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나의 일상을 주체적으로, 힘 있고 책임감 있게 잘 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증약을 먹고 난 이후부터 나의 일상은 많이 달라졌다. 하루 일과가 크게 변한건 아니지만, 나의 체력과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한 달 동안 좀 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보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셨는데,

나는 내가 맞이한 오늘의 일과를 책임감 있게 해내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몸과 마음이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미뤄두었다. 혼자 끙끙 외로워하고 아파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진채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제는 일찍 잠이 들고 아침을 맞이한다. 맑은 정신이 오래가는 것을 느낀다. 내가 가진 높은 기준을 낮추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더욱 사랑을 표현하고 세심하게 돌봐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의 새로운 도전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내년에도 나는 새로운 배움과 새로운 자리에서 조금은 다른 역할로 살아내야 하는 미션이 생겼다.

확신이 없고, 자신이 없다.

하지만 길은 열리겠지...라는 단순한 마음 뒤로 걱정을 묻어두고 있다.

우선 몇 개월 동안은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더 건강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내야 한다.

약을 먹지 않아도 버틸 수 있도록.




한해도 나 자신 수고 많았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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