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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하라 Feb 04. 2022

(7)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라서

해보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다르다.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면 나는 항상 상대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가죽공예가라니 근사하지 않은가. 매일 가죽공방으로 출근하는 삶에 대해 사람들은 일단 멋지다고 생각한다. 물론 멋진 삶이다. 행복하고 즐겁다.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좋아하는 일이 있을 것

2)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좋아하는 일을 찾는 일도 쉽지 않지만,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번다는게 참 어렵다. 그 돈으로 먹고 살기는 더욱 어렵다. 그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부러움을 사는게 아닐까.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고 돈을 버는 일 자체는 시도해볼만 하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기는 힘든 일이다


 누구나 한 번씩은 지금의 직장을 때려치우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또는 꿈꾸는 일에 그치지 않고 서브잡으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요즘 창업이란 별로 어렵지 않다(과거와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판매나 유튜브 같은 콘텐츠 사업은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장소와 시간과 비용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은 수익이더라도 수익을 만들며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나도 그림을 그리는 일을 유튜브로 찍어올릴 궁리를 하고 있다


 해보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일단 해보지 않으면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막상 시작해보면 생각한 것과 다르게 그 일이 그렇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가죽공예 자체는 그렇게 즐겁지 않았지만 가죽 공방을 운영하고 사업을 하는데는 즐거움을 느낀다. 가죽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즐겁지만 그림을 제 값에 파는 일은 너무 어렵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좋은 일만 골라서 할 수가 없다. 너무 하기 싫은 일도 하지 않으면 일이라는게 진행이 안된다. 경험할수록 일이란 새롭다. 사람을 사귀는 일과 같다. 첫인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게 평생 가지 않는다. 그 사람을 알아갈수록 새로운 면을 알게되고, 모든 면이 좋을 수 없는 것처럼.


 새로운 삶을 꿈꾼다면 일단 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 일이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지, 하고 싶은 일인지 판단해야한다. 나는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제 3년차, 가죽 공방으로 잘먹고 잘살고 싶다는 욕심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은 '더 나은 직업이 있지도 않을까?'하고 생각을 하곤 한다. 프리랜서의 삶이란 수익이 불안정해서 월급을 받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물론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라는 건 근사한 일이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일하고 있지만 명쾌하게 대답해내지 못한다. 평생 이 일을 하고 싶은가? 만약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면? 나이를 먹고 건강을 잃는다면? 이 일에 질려버리면? 가끔은 두렵고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내는 것은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아주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이다. 끝내 직업을 바꾸더라도 경험이라는 건 간단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도록 남아 나라는 사람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직업이란 사람의 커다란 한 부분이어서,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 건 나의 큰 부분을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떤 확신이 없더라도. 뚜렷한 성과가 없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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