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창업을 시작하면 뭐든지 불안하고 어렵다. 특히 돈을 버는 일이 어렵다. 리스크는 크고 매일 해야할 일이 많기만 하다. 그래서 창업을 할 때면 동업을 하고 싶다.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 부담을 나누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싹뚝싹뚝 재단하듯 일과 시간을 딱딱 나눌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나 함께 반반 나누자며 함께 작업실을 쓰던 작가님과는 결국 결별하게 되었다. 리스크를 나누는 것은 좋다. 그러나 뚜렷한 수익모델 없이 부담만 나누는 것은 서로에게 마이너스만 된다. 많은 일을 나눈다고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지 못한다면, 동업은 좋지 않다. 파트너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사업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수익 창출이다. 수익이 둘로 나누기에 적다면 당연히 불화가 생긴다. 직원을 쓰는게 부담이 되어서 동업을 원하는 거라면 그만두자. 동업은 함께하는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간식이 두개 있어야 사이 좋게 나눠 먹는다
나는 그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공방을 함께 쓰던 작가님과 눈물과 분노, 슬픔과 후회의 말다툼 끝에 우리는 화해와 용서와 결별을 이루었다. 나는 경험도 역량도 부족했다. 지금 생각해도 작가님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그러나 정말 잘한 것은 동업(작업실 쉐어)을 그만 둔 것이고, 에초에 그것을 염두에 두고 별개의 사업자를 만들어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후 서울에 올라와서도 작업실 쉐어는 했다. 그러나 각자 성장해 갈라질 것을 염두해 두고 동업이 아니라 거래처로서 거래를 했다. 지금은 대구로 공방을 차리러 떠난 금속 작가님과 잘했다고 회상한다. 서로 도움은 주되 사업에 대한 책임은 나누지 않았다. 훨씬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가끔 같은 행사를 나가곤 한다
지금도 두 작가님과는 연락도 나누고 기회되면 같이 프로젝트를 해보자며 거래처로 잘 지내고 있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일단 각자 영역을 명확하게 나누어야 한다.
함께 일한다면 차라리 팀장과 팀원, 고용주와 고용인으로 운영하기를 추천한다. 사이 좋은 친구와 동업하기란 정말 즐거운 일이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 어렵다. 고용주와 고용인으로 나누기 어렵겠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이 신속하다. 책임과 역할이 분명하니 문제 해결에 대해 논의하기가 부담이 덜하다.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경험하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렇다. 하지만 염두에 두면 서로 상처주지 않고 경험할 수 있다. 동업을 생각해고 있다면 분업도 꼭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