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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eji Mar 01. 2023

ChatGPT, PO에 대해 알려줘.

AI 따위(...)에게 정의받는 Product Owner

ChatGPT가 한동안 활활 타오르다가. 이제는 조금씩 호기심에 의해 써본 사람들과 실제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나뉘면서 불씨가 아주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ChatGPT가 몰고 온 화제성만 본다면 벌써 이렇게 작아지기 너무 이르지 않나 싶은데, ChatGPT가 불과 5개월 전, 2022년 11월에 세상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론칭한 아직은 신규 서비스인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빠르게 깊은 임팩트를 남긴 서비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ChatGPT가 사용자 100만 명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일입니다. 인스타그램이 2.5개월, 페이스북이 10개월, 그리고 넷플릭스가 3.5년이 걸린 것을 생각하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물론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이전에 오프라인 DVD렌털 서비스로 시장에 꽤 오랫동안 있었고, 온라인에서 만큼의 속도로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어려운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출처 : yahoo! finance


그래서 지금 2023년 3월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ChatGPT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 마치 오랜 파트너처럼 자리 잡고 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특히 Linkedin에서 '000 직군이 ChatGPT를 사용하는 20가지 방법'이나 '000에서 ChatGPT로 생산성 높이는 10가지 방법'과 같은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참 빠르게 사람들의 삶 깊이 자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ChatGPT라는 프로덕트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 론칭 5일 만에 ChatGPT를 사용해 봤던 100만 명 중 한 명으로서, ChatGPT에게 Product Owner의 역량에 대해 물어본 것이 생각나서, 지금 다시 그 답변을 보면서, AI 따위에게 정의 내려진 Product Owner의 역량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탁월한 Product Owner가 되고 싶으니, AI 따위가 알려주는 역량도 제 것으로 만들어야죠!

자 이제 시작이다!



제가 ChatGPT에 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What attributes should a product owner have?


ChatGPT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A product owner is a key member of a product development team and plays a crucial role in the success of a product. Some attributes that can be beneficial for a product owner to have include:

1. Strong communication skills: A product owner must be able to effectively communicate the vision and goals of the product to the development team, stakeholders, and customers.

2. Leadership skills: A product owner should be able to lead and motivate the development team to work towards the success of the product.

3. Ability to prioritize: A product owner needs to be able to prioritize the features and requirements of the product based on their potential impact and value.

4. Strategic thinking: A product owner should have the ability to think strategically and see the big picture, considering the long-term goals and direction of the product.

5. Customer focus: A product owner should be able to understand and advocate for the needs and desires of the customers, ensuring that the product meets their needs.

6. Business acumen: A product owner should have a strong understanding of the business goals and objectives, and be able to align the product with those goals.

7. Adaptability: A product owner should be able to adapt to changing circumstances and priorities, and be able to pivot the direction of the product as needed.



꽤나 그럴 듯 해 보이는 답변을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A product owner is a key member of a product development team and plays a crucial role in the success of a product. Some attributes that can be beneficial for a product owner to have include:

프로덕트 오너는 프로덕트 개발 팀의 핵심 멤버로서 프로덕트의 성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 답변은 조금 아쉽습니다. PO의 핵심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했는데, 정말 추상적인 질문에는 추상적인 답변을 하는 모습입니다. 제가 프로덕트 오너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장에서 product owner를 product designer나 software developer로 변경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너무 포괄적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서론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실제 필수 역량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Strong communication skills: A product owner must be able to effectively communicate the vision and goals of the product to the development team, stakeholders, and customers.

1. 커뮤니케이션 스킬: 프로덕트 오너는 프로덕트의 비전과 목표를 개발팀, 이해관계자, 그리고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전반적으로 겉핥기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문장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은 무엇일까요? PO로 일하면서 프로덕트의 비전과 목표만이 소통의 주제가 아니라는 것을 많이 깨닫고 있는데,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그렇다면... AI 너... 뭔가 감성적이다...?

AI의 감성이 이런건가?


2. Leadership skills: A product owner should be able to lead and motivate the development team to work towards the success of the product.

2. 리더십 역량: 프로덕트 오너는 개발 팀을 리드하고 동기를 부여하여 프로덕트의 성공을 향해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 역량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 개발팀에만 리더십이 국한이 되었던 적은 아직 없습니다. 국내 상황이라면 다양한 직군과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의 스쿼드를 이루는 직군이 최소 디자인과 개발이기 때문이죠. 만약 chatGPT가 뜻한 'development'가 우리가 아는 '개발'이 아니라 프로덕트의 'build'를 한다는 의미라면... 오해해서 죄송하다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chatGPT에게 전합니다.


3. Ability to prioritize: A product owner needs to be able to prioritize the features and requirements of the product based on their potential impact and value.

3. 우선순위 설정 역량: 프로덕트 오너는 임팩트와 가치에 기반하여 제품의 기능 및 요구 사항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오, 이 문장은 함축적이면서도 필요한 의미가 잘 담겨있는 것 같네요! 저에게 매일이 숙제인 이유가 바로 이 우선순위 때문입니다. 스프린트를 시작할 때와 스프린트 중간, 그리고 마칠 때 모두 우선순위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오랫동안 backlog에 묵혀두었던 아이템의 가치가 순간 달라 보일 때도 있고, 정말 작은 리소스로도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아이템에 자신이 없어질 때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렬하는 것이 프로덕트 오너의 중요한 역할이죠. 인정!

배우신 AI님, 인정!


4. Strategic thinking: A product owner should have the ability to think strategically and see the big picture, considering the long-term goals and direction of the product.

4. 전략적 사고력: 프로덕트 오너는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전체 그림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제품의 장기적인 목표와 방향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개발자 출신이지만 PO를 꿈꾸시는 분들께 꼭 꼭 강조하고 싶었던 역량인데, 이렇게 보니 반갑네요! PO는 단순히 피쳐를 개발하는 총괄의 역할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프로덕트의 가치를 채워나가고 더해갈 수 있어야 하죠. 이런 관점에서 사업전략이나 마케터 (특히 마케팅 전략) 출신 프로덕트 오너 분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이디어를 전략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역량은 필수입니다.


5. Customer focus: A product owner should be able to understand and advocate for the needs and desires of the customers, ensuring that the product meets their needs.

5. 고객 중심: 프로덕트 오너는 고객의 요구 사항과 욕구를 이해하고 대변하여 제품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유저 중심의 프로덕트 개발은 PM이나 PO에게는 가장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일 겁니다. 사실 우선순위는 아니겠지만, 왜 이 역량이 가장 처음 나오지 않았을까 궁금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장에 유저의 Unmet Needs를 추가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우리의 유저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숨겨진 욕구를 찾아서 해결해 주는 것 또한 PO의 역할이죠. 저의 동료가 이와 관련해서 참 깊은 인사이트를 나누어주었는데, '고객의 Needs와 Wants가 있다면, 우리는 Needs와 Wants의 균형을 찾아서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유저와 비즈니스를 모두 잡는 방법이다'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멋진 사람과 일을 하고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유저들도 몰라요. 아니 저도 제 자신을 잘 몰라요.


6. Business acumen: A product owner should have a strong understanding of the business goals and objectives, and be able to align the product with those goals.

6. 비즈니스 지식: 프로덕트 오너는 비즈니스의 목표와 목적을 잘 이해하고 제품을 이러한 목표와 일치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PO의 고객은 누구일까요? 저는 CEO 또한 PO의 아주 중요한 고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비즈니스의 목표와 목적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깊게 고민하는 사람은 CEO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회사 차원에서 사업이 반드시 잘되어야만 하는 사람을 한 사람 꼽으라면 단연코 CEO일 겁니다. 이런 CEO를 도와서 비즈니스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도 PO의 중요한 역량이 맞습니다.


7. Adaptability: A product owner should be able to adapt to changing circumstances and priorities, and be able to pivot the direction of the product as needed.

7. 적응력: 프로덕트 오너는 변화하는 환경과 우선순위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에 따라 제품의 방향을 변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음... 일곱 번째는 왜인지 모르게 7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한 고집이 발휘된 것 같습니다. 3번의 우선순위 설정 역량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기도 하고, 결국에는 같은 이야기니까요. 뭔가 마지막이 아쉽네요.



사실 이 글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간단하게 chatGPT의 답변을 [촥촤좌좍!] 보여드리고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chatGPT가 틀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인사이트 있는 것은 아닌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아서 한 마디씩 코멘트를 달다 보니 조금 늘어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학습되지 않은 AI는 아직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딥러닝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면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번만큼은 저에게 chatGPT는 AI 따위였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학습시키면서 달라지는 답변들을 비교해 봐도 재미있겠네요!

이번에는 인간이 이긴 것 같아요!



과연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chatGPT를 사용해 보면서 학습하는 AI는 잘못사용하면 위험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인간이 가진 고유의 영역은 무엇으로도 대체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대체한 자리들을 대신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분명 새로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O조차도 30년 전에는 생각이나 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을까요?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아, 다만 '초보' 혹은 '주니어'의 영역은 많이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AI가 지금 나온 것이 지금 일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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