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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둥오리 Mar 17. 2017

혼자 하는 여행,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제주 "비양도"

혼자 하는 여행 #1

날씨가 좋았던 2월의 주말 어느날,  


한적하지만 걷기 좋은 곳을 찾아가고 싶었다.

제주도에서 여행객들의 사이를 피할 수 있는곳.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가 바라는 곳이 아닐까.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제주 동일주/ 서일주 버스인 701, 702번 버스가 친숙할 것이다.

서일주 버스인 702번 버스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탑승하여, 한림항까지 1시간 정도를 달려갔다.









섬 속의 섬으로, 비양호  


비양호는 가끔,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배가 뜨지 못한다고 한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서 여행 전 풍랑, 날씨 확인은 필수다.

다행히 내가 간 날은 날도 좋고 사람도 많아서 배가 증편되었다.

하루 3번 한림항과 비양도를 왕복하는 비양호는 5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자세한 사항은 한림항 도선 대합실로 문의바란다)







한림항에서 비양도까지는 배를 타고 15-20분 정도 소요된다.

아직은 겨울이라 바닷바람이 차갑지만, 견딜만한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멀리서도 보이는 저 자그마한 섬에 주민들이 산다니, 제주도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섬이었다.






배를 타고 가다 본 한수리 방파제의 새하얀 등대.

한림항과 비양도 사이에서 든든하게 길을 비춰주는 버팀목이다.






비양도, 에메랄드빛 바다  


거짓말처럼 에메랄드빛을 띄는 이 바다는 비양도에 내리자마자 눈에 보이는 풍경이다.

이곳을 와야 했던 이유가 이런 풍경을 보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드라마 '봄날'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에는 봄날 동상도 세워져 있다.

(봄날이 벌써 12년 전 드라마라 하면 믿을 수 있을까)

10년도 더 된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흘러도 좋은 곳이라는 게 아닐까?

드라마를 보고 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12년 전의 나는 드라마보다 가수를 좋아하는 여중생일 뿐이었다.







가벼운 트레킹의 시작, 제주 돌담길 걷기 


비양도에 오자마자 보말죽 한 그릇을 뚝딱한 나는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비양도 보말죽은 위 사진을 클릭하여 보면 된다.)

점점 상업화가 되어가는 제주에서 진정한 '제주스러움'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겨울부터 피는 꽃, 동백꽃이 이제 한참 피어나는 중이었다.

위미리 동백군락지 처럼 동백꽃이 많이 모여있는 곳도 좋지만,

나에겐 한 두 그루씩 가끔 보이는 이런 숨겨진 장소가 더 끌린다.







따뜻한 느낌, 비양봉 산책로


비양도를 하루동안 다 돌고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비양도의 가장 높은 곳인 비양봉을 향해 계속 걸었다.

비양도는 작은 섬이라 2~3시간만 걸으면 구석 구석 모든 곳을 살펴 볼 수 있다.

비양봉으로 가는 산책로는 따스한 햇살과 함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걷다보면, 바다를 옆에 끼고 걷는 해안산책로가 나온다.

제대로 된 해안산책로는 비양봉에서 내려 온 후 볼 수 있지만,

이곳에서 걸으며 보는 바다 또한 멋진 절경을 이룬다.






비양도에서 가장 높은 곳인 비양도에 오르려면, 당연히 등산을(?) 해야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2~3번 정도 반복해서 올라가다 보면, 영혼이 반 쯤 나가 있지만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멋진 풍경에 기분이 좋아진다.

(참고로, 운동부족으로 저질체력인 사람들은 조금 힘들 수 있다. 왜냐 내가 그랬으니까)






드넓은 바다를 조망하다, 비양도 전망대

계단을 오르고, 오르막길을 오르면 중간에 휴식처 처럼 전망대 하나가 있다.

비양봉에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렇게 잘 아는 것일까, 한숨 돌리고 가기 좋은 장소였다.

 대부분의 국내 여행지에서는 망원경 사용에 돈을 지불했었는데,

이곳은 질리도록 봐도 공짜였다. 역시 제주도 인심인가






전망대에서 조금 더 등산(?)을 하면 비양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머리만 빼꼼 내민 바양봉이 얄밉기도 하고 마음을 안심시키기도 한다.

비양봉으로 가는 경사는 체감 45도 이상이라 기어가는 게 편할 듯했다.






비양도가 한 눈에, 비양봉

지쳐갈 때 쯤 도착하는 비양봉. 비양봉에 오르는 시간은 약 20~25분.

비양봉에 오르는 순간 지쳤다는 모든 생각은 잊혀진다.

비양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양도에 불어오는 모든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다.

비양도에서 내릴 때, 오후에 풍랑주의보가 온다더니 비양봉에서 모든 바람을 다 맞고 가는 듯 했다.

(제주도에서 맞은 바람 중 가장 거셌고, 온 몸이 쑤셨다..)





바다와 함께 걷는 바닷길, 해안산책로

그렇게 비양봉을 찍고 내려와 해안산책로 쪽으로 향했다.

여태 제주에서 한담 해안산책로와 비양도 해안산책로 두 군데만 가보았지만,

그 곳이 어디든 해안산책로라는 말만 들어도 좋은 곳이라는 게 느껴진다.





비양도는 작은 섬이기 때문에, 한 바퀴 원으로 돌 수 있다.

나는 호니토, 펄랑못, 코끼리바위를 지나 다시 봄날촬영지, 선착장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왼쪽 길은 대략 40분 정도, 오른쪽 길은 대략 15-20분 정도 걸릴 것이라 예상한다.







바다 위 홀로, 코끼리바위

조금만 걷다 보면, 바다 위 홀로 우뚝 서있는 코끼리 바위를 볼 수 있다.

뉴질랜드 코끼리바위와 똑닮은 오키나와 만좌모가 떠올랐다.  

이정도 비주얼이라면, 비양도 코끼리바위도 그 들 사이에 낄 수 있겠다.

친절히, 코끼리 모양을 볼 수 있는 '사진찍기 좋은 장소'를 표시해 뒀으니 안 보여도 걱정은 말자.

(사실, 처음에 코끼리 바위를 못 찾아서 투덜댔다)







그렇게, 바다를 옆에 두고 계속해서 걷고 걸으면  

비양도라는 작은 섬을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다행히, 배 시간도 센스 있게 3시간 텀을 두고 있다.

마음이 쫓기지 않게 가볍게, 여유롭게 산책과 힐링을 하고 싶다면 비양도로 가길.






제주도 바닷바람은 무섭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카메라(렌즈)는 저세상으로 떠났다.

제주도에서 바람때문에 렌즈가 망가진지 2번 째.  

그래도 괜찮다. 여행의 막바지에 망가졌으니.

카메라를 고치고, 혼자 하는 여행 #2를 이어 나갈 것이다.

그럼, 안녕 / 카메라도 안녕..ㅠ


혼자 하는 여행은 (아마도) 계속 이어질겁니다.

(Maybe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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