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공평하게 계산할 수 있을까
남편이 나를 처음 '육아 동료'라고 불렀을 때, 마음 한 편이 싸해지던 것을 기억한다. 육아를 함께 하는 아내와 남편은 '동료'일까, '동지'일까.
'동료'와 '동지'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느낌이 조금 다르다. 일단 동료는 같은 직장, 같은 부문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만나는 장소가 대부분 공적인 곳이어선지 약간의 거리감도 허락할 수 있다. 반면에 동지는 '뜻을 모으는 사이'이기 때문에 좀 더 끈끈한 감정을 나눈다. 사람들은 보통 동지에게 마음과 태도를 우호적으로 활짝 열어둔다. 또 동지를 소개할 땐 눈이나 손에 불끈 힘이 들어간다. 마음까지 비슷한 결인 사람은 아무래도 좀 더 특별하기 마련이다.
시작부터 다소 딱딱하게 단어를 정리하는 이유는... 남편이 나를 육아 동료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를 동지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뚜렷한 계기가 기억나진 않는데 어느 날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한테 나는 어떤 존재야?"
음, 갑자기 많은 남편들의 한탄 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변명하자면 진심으로 뭘 기대하고 질문한 건 아니었다. 이미 풋풋한 연애 시절도 지났고 감정 표현에 무뚝뚝한 남편 성격을 아주 잘 아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육아 동료"라는 답을 들었을 땐 잠시 사고 회로가 정지됐다. 엥? 우리 10년 알고 지냈고 부모로 산 기간은 고작 3년인데, 그냥 육아 동료라고? 다시 묻자 이번에는 이렇게 답했다.
"애들 엄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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