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고 언니라고 불러

by 미지의 세계

육아 휴직 기간에 오랜 숙원 사업을 해결했다. 바로 수영을 배우는 것이다. 물만 보면 몸이 굳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었다. 사실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보단, 평생 뭔가를 두려워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눈을 딱 감고 다짜고짜 동네 수영장에 갔다. 마음의 장벽을 넘었지만, 수업 등록에 꽤 어려움이 있었다. 시골의 수영장이란 인터넷에 정보도 부실하고, 안내 데스크에서 전화를 잘 받는 것도 아니었다. 등록기간을 놓쳐서, 강습 시간을 결정하지 못해서 집에 몇 번씩 돌아섰다. 천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수영복을 입는 일은 또 어떤가..... 아무튼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수영장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곳에서 가장 젊은 수강생이었다.



이내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결혼은 했는지, 직장은 다니는지, 무슨 사연이 있기에 이 오전 시간에 시골 수영장에 와 있는지를 다들 궁금해했다. 성실히 답하다 보니 몇몇 분들은 더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보통은 우리 엄마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았고, 여자분들이셨다.


"자기는 정말 수영을 잘한다."

"선생님도 많이 느셨어요. 벌써 발차기도 잘하시잖아요."


그날도 평범한 대화를 이어가는데, 문득 그분이 내 등을 살짝 탁 치며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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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프리랜서 방송인, 현직 남매 엄마이자 과학해설사.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해요. 매일 검열하고 싸우면서 문장을 써요. 그래도 결국은 따뜻하고 재미있는 글쓰기를 소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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