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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Jun 17. 2024

고레스(Cyrus)

새벽#43일차 이사야 44:21-28

(이사야 44:21-28)
21. 야곱아 이스라엘아 이 일을 기억하라 너는 내 종이니라 내가 너를 지었으니 너는 내 종이니라 이스라엘아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아니하리라
22. 내가 네 허물을 빽빽한 구름 같이, 네 죄를 안개 같이 없이하였으니 너는 내게로 돌아오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음이니라
23. 여호와께서 이 일을 행하셨으니 하늘아 노래할지어다 땅의 깊은 곳들아 높이 부를지어다 산들아 숲과 그 가운데의 모든 나무들아 소리내어 노래할지어다 여호와께서 야곱을 구속하셨으니 이스라엘 중에 자기의 영광을 나타내실 것임이로다
24. 네 구속자요 모태에서 너를 지은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나는 만물을 지은 여호와라 홀로 하늘을 폈으며 나와 함께 한 자 없이 땅을 펼쳤고
25. 헛된 말을 하는 자들의 징표를 폐하며 점 치는 자들을 미치게 하며 지혜로운 자들을 물리쳐 그들의 지식을 어리석게 하며
26. 그의 종의 말을 세워 주며 그의 사자들의 계획을 성취하게 하며 예루살렘에 대하여는 이르기를 거기에 사람이 살리라 하며 유다 성읍들에 대하여는 중건될 것이라 내가 그 황폐한 곳들을 복구시키리라 하며
27. 깊음에 대하여는 이르기를 마르라 내가 네 강물들을 마르게 하리라 하며
28. 고레스에 대하여는 이르기를 내 목자라 그가 나의 모든 기쁨을 성취하리라 하며 예루살렘에 대하여는 이르기를 중건되리라 하며 성전에 대하여는 네 기초가 놓여지리라 하는 자니라


땅끝 아름다운 교회

대학생 시절에 우리나라의 '땅 끝'이라 지칭되는 해남에 다녀온 적이 있다. 목적지는 '땅끝 아름다운 교회'라는 곳으로, 우리 교회 청년부에서 도서를 기증하게 되었는데 단순히 책만 기증하는 것이 아니라 양이 많다보니, 직접 정리도 도와드릴 겸 해서 다녀오게 되었다. 그곳은 어린 아이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많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공부방을 겸하여 목사님 부부가 섬기는 교회였다.


함께 간 청년들과 도서관 정리를 돕고난 뒤, 해남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나무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무화과를 한 입 먹으며, 그곳 '땅끝 아름다운 교회'가 세워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그래도 어엿한 건물이 있는 교회였지만, 이전에 그곳은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져 아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공부를 가르치던 공부방이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부방 운영의 지속을 고민해야 할 때에, 그곳을 지나던 중년의 부부가 그곳을 방문하여 사정을 듣고 돕기를 자청하였다.


그런데 그 부부는 약간의 재정후원 정도가 아니라, 그 지역의 부지를 매입하여 건물을 세우고 그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통 큰' 기부를 해주셨다. 그 덕분에 지금의 건물이 세워지고 아이들은 전보다 더 안전하고 따뜻한 곳에서 공부하며 머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이 정도 기부이야기는 충분히 있을 법하다고 생각되지만, 내가 아름답게 여겼던 부분은 이 부부의 종교가 '불교'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전도사가 섬기는 곳에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 받도록 도와준 헌신에 감동받았다.


우리가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성경에 보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 나귀새끼를 타고 들어가시는데, 그때 사람들이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수를 환영한다. 그러나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에게 이를 조용히시키라 말하지만, 예수님은 도리어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침묵한다고 해서 그 영광이 가려지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도리어 땅에 떨어진 돌을 들어 사용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땅 끝 아름다운 교회에도 누군가 충분히 섬길 수 있는 곳이지만, 기독교 신자가 아닌 불교 신자를 통해 그곳에 사랑이 흘러가도록 하셨다. 우리가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땅 가운데 사랑이 흘러가지 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나를 통해 사랑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항상 헌신하는 자리에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고레스 왕

고레스 왕은 페르시아 제국의 창시자로, 역사적으로 바벨론을 무너뜨린 왕이기도 하다. 그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민족의 왕이지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일하실 것을 오늘 본문 가운데 말씀하고 계신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에는 경계나 제한이 없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당장 누구를 사용하시는지 보다 어떤 일을 향하여 역사하고 계시는지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루고자 하시는 일 가운데 그가 누구이든 상관없이 그를 통해 반드시 역사하신다. 나의 삶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이루어져갈 수 있도록 날마다 최선을 다하여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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