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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융 Aug 22. 2017

현지인이 알려주는 안전하게 파리 여행 하는 법

유럽의 치안이 다시 불안해진 요즘에도 여전히 파리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다만 파리에서 안전히 여행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특히 치안이 프랑스와는 비교도 안되게 좋은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여러모로 타깃이 되기 쉽다. 한국에서는 살면서 한 번도 신경 써 본 적이 없는 부분까지 사소하게 신경 써야 하는 게 프랑스이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지 않으면 불미스러운 일의 주인공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다소 다행(?)인 것은 이 놈의 도시는 관광객뿐 아니라 파리지앵들도 숱하게 소매치기를 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더욱 조심을 하는 게 상책이다. 


현지인들에게 숱하게 들어온 조언과 나의 소매치기 0회 기록을 바탕으로 이 팁을 공유하고자 하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핸드폰은 가방에

내게 당연한 것이 세계 어디에서나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나 숙지해야 하는 필수 사항이다.

한국에서는 핸드폰을 손에 쥐고 길을 걷고 문자를 하며 지하철을 타고, 가게에서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데 프랑스에서는 이와 같은 행위는 '어서 가져가세요'와 같다. 애초에 파리는 지하철에 핸드폰이 안터지므로 핸드폰 볼 일도 없거니와 길거리와 관광지에는 너무나 다양한 인간군상이 섞여있기 때문에 들고 있다 뺏겨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린치 후 강도를 당하기도 하니 그러한 원인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답이다. 

파리에 놀러 온 한국 친구들도 주의에도 불구하고 백이면 백 평소 습관대로 핸드폰을 손에 들고 다녔는데 습관이란 게 이렇게 무서우니 더욱 의식적으로 핸드폰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핸드폰은 가방에 꼭꼭 넣어야 한다. 옷 주머니도 안전하지 않다. 주변 프랑스인 친구들도 주머니에 넣었다가 털린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용감한 일부 친구들은 범인에게 다가가 돌려달라 했지만 그들은 끝까지 뻔뻔하게 자기가 안 훔쳐갔다고 우기며 자기들 무리를 이끌고 와서 대항할 수가 없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물며 현지인도 그런데 말 안 통하는 외국인은 오죽할까. 참고로 프랑스 대사관에서는 경찰서 신고 업무 관련 통/번역 업무를 도와주지도 않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모를 경우엔 정말 혼자서 갖은 고생을 다 하거나 대응을 포기할텐데, 고로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이다.


오죽 소매치기가 많으면 파리 경찰청에서 한글로 동영상을 만들었다. 

※ 파리 경찰청 제작 '범죄피해 예방법' 안내 동영상 : https://youtu.be/6yu6laH_E0A
※ 파리 경찰청 제작 '파리 안전하게 여행하기' 가이드북 다운로드 : https://goo.gl/WiLB5m 

 

길거리에선 무표정으로

한국인들은 정말 친절하다. 어린 시절부터 예절교육을 잘 받아서 그런지 낯선 사람에게도 참으로 친절하게 대답해주고 미소로 화답한다. 하지만 파리에서는 그러지 않으셨으면 한다. 가게나 매장 같은 곳은 평소대로 하시되 길거리에서는 먼저 다가오는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 이롭다. 그들이 뭐 좋은 것을 주겠다고 당신에게 다가가겠는가. 이것은 사실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한국에서도 길가다가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은 찌라시 나눠주는 사람이거나, 도를 믿습니까 둘 중 하나였다. 

파리에서도 당신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람은 아마 사인을 요구하며 당신의 주머니를 털려하거나, 팔찌를 채운 후 돈을 뜯으려 하거나, 아니면 그냥 대놓고 돈 좀 달라고 하거나, 예쁘다고 하거나, 니하오라고 하거나, 곤니찌와라고 할 것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럽의 길거리에서 낯선 이 가 나를 예쁘다고 하는 것은 절대 칭찬이 아니고 성희롱이니 좋아하면 안 된다. 뭐 그래도 기분이 좋으시면 웃지 말고 속으로만 좋아하시면 된다. 그런 인간들이 예쁘다고 안 해도 당신은 예쁘다. 한국인의 그런 습성을 이용해서 자기의 전 여자 친구가 한국인이었다며 접근해서 관광 가이드를 해주고 돈을 요구하는 사기꾼이 작년에 한창 기승이었다.

친절함과 미소는 필요한 때를 위해 아껴두고 길거리나 지하철에서는 무표정 혹은 Resting Bitch Face를 시전 하도록 한다. 그럼 시정잡배도 말을 안 걸 것이다. 



지하철 탑승도 전략적으로 

소매치기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지하철에서는 탑승도 안전하게 해야 한다. 

특히 지하철은 관광지보다 더한 정글인데, 역마다 분위기가 너무나 다르고 체감 안전도도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Gare du Nord (북역)과 Cité (씨떼역)의 갭을 생각해보시면 된다. 

우선 플랫폼에서는 사람 많은 곳에서 대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을 확률을 높이겠다고 혼자만 서있다가 이상한 무리들과 같이 탑승하게 될 리스크가 있다. 

다음으로 지하철이 들어올 때 매의 눈으로 지하철 안을 스캔하고 이상한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칸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서 탑승해야 한다. 파리의 지하철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버라이어티 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피할 수 있을 때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 번은 밤에 귀가하는데 지하철에 지린내가 진동을 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만취상태의 노숙자가 지하철에서 자면서 용변을 본 것이었다. 지하철이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흐르는 그것과 냄새는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미리 알았으면 옆칸으로 탔었을 텐데 그 당시엔 사람이 너무 많아 억지로 버티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혼자 앉아있는데 혹시 옆자리에 이상한 사람이 앉게 되면 당장 내려서 자리를 바꿔야 한다. 자리를 티 나게 바꾸면 쫓아올까 봐 두려워 그냥 눈을 질끈 감고 타는 경우도 있을 텐데 그러지 말고 자연스럽게 내려서 옆칸으로 옮겨 타면 된다. 그런 식으로 피한 이상한 사람이 못해도 한다스는 될 것이다. 

또 문쪽 임시 의자에 앉으신 분들은 문이 열릴 때 핸드폰을 필수로 가방에 넣어야 한다. 내리면서 잽싸게 들고 튀는 소매치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파리는 이렇게 정글 같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인 도시이니 안전에 유의하여 즐거운 여행의 마무리를 하시기를! 


※ 파리 여행 중 위급상황 발생 시 긴급연락처 

(주간)대사관 +33(0)1 4753 0101

(야간)당직전화 +33(0)6 8028 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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