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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원 Dec 26. 2018

Intro.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은 강아지를 만난다

내 삶을 180도 바꾸어 놓은, 강아지라는 이름의 마법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어느 날, 우리 집에는 강아지가 찾아왔다.

하지만 이 작고 포근한 생명체가 우리 가족에게 전해준 수많은 행복에도 불구하고

나는 덥썩 강아지를 키우게 된 것을 후회하는 순간들이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반려견을 키운다는 것은,


내 강아지가 어렸던 시절, 지치지 않고 힘차게 달렸던 골목길을 

천천히 조금씩 절뚝이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졸이게 되고,


밥을 주고 뒤돌아서자마자 깨끗하게 비어있는 밥그릇을 보고 빵 터지는 일보다

예전에는 더 달라고 낑낑대며 조르던 음식조차 입맛이 떨어져 먹지 않는 모습에 걱정이 앞서고,


작은 베개에 누워 눈을 꼭 감고 곤히 잠든 모습을 보면서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대신

눈이 마주칠 때마다 구슬처럼 반짝이던 새까만 눈동자 그리고 따뜻한 눈빛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갑자기 쿵, 내려앉는 것이다.


나보다 어렸던 녀석이 나보다 빨리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


이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마음이 아픈 일이다.


아직도 내 품 안에 쏙 안기는 조그만 동생이 어느새 나보다 먼저 늙어가고, 

결국 나를 두고 먼저 떠나갈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면서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


만약 이런 슬픈 감정을 먼저 알고 있었다면

나는 이 아이를 만났던 순간, 식구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쉽게 내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나와 운명처럼 만났던

부드러운 털을 가진 작은 생명체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가족이 되었고,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매일 온 힘을 다해 우리 집을 밝게 만들어주는, 아주 귀여운 마법을 부렸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쯤은 강아지를 만난다.

어쩌면 자칫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그 순간을 알아봐준다면, 분명히 당신의 강아지도 마법을 부릴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다가와 그랬던 것처럼,

아주 따뜻하고 환하고 포근하게

모두의 인생을 행복하게 바꾸어주는 마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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