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박이 Jun 07. 2018

171225 대구국제공항 : 여행을 떠나요~♪

대구공항에서 처음으로 방콕행 티웨이항공을 타다! 

  나는 작은 공항을 좋아한다. 일단 면세점을 안 가니 화려한 상점들이 즐비한 큰 공항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큰 공항들과 달리 작은 공항은 많이 걷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에 금방 도착한다. 출국심사나 짐검사 등 탑승 전 절차를 끝내느라 기다림에 지칠 일도 없다. 대부분 들어가자마자 바로 통과다. 편의시설이 풍족하진 않지만 불편할 정도로 부족하지도 않다. 작고 소박해서 정겹기도 하다. 낯선 해외에서 만나는 작은 공항은 더 그렇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지역 공항을 선호하는 이유는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번 유럽 여행을 갈 때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10시간 걸린 반면 이 도시에서 인천공항까지 대략 5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 인천공항에서 내 체력은 방전됐다. 내가 인천공항보다 리무진버스로 2시간이면 도착하는 김해공항을 애정하는 이유다. 요즘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대구공항은 거리는 더 가깝지만 아직은 공항 직행 리무진버스가 없어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캐리어 끌고 시내버스 갈아타는 번거로움은 조금 고민해 볼 일이다. 




작고 아담하고 소박했던 대구국제공항. 빠른 진행과정이 나름 매력 있다. ㅎ 



  유럽 여행을 제외하고 매번 부산의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했는데, 이번 방콕행 비행기는 대구국제공항 출발이었다. 크리스마스 저녁, 무료수화물 15kg을 꽉 채운 캐리어 가방을 끌고 대구공항에 도착했다. 생각해보니 제주도 졸업여행 이후 대구공항은 지인~짜 오랜만이었는데, 다시 찾은 공항은 정말 작았다. 새삼 이렇게나 작았나 놀랄 정도로. 그래도 최근 티웨이나 에어부산 등 새로운 노선을 선보이면서 조용하던 작은 공항에 활기가 생기는 듯하다. 

  대구공항은 김해공항보다 훨씬 더 작아서 모든 과정이 금방 끝났다. 출국심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통과해서 대기실에 들어섰고, 고민할 겨를도 없이 금방 탑승 게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연말이라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혼잡함은 없었다. 작은 공항답게 차분하고 조용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식당이라곤 본죽&본비빔밥 한 개 뿐이고, 출국 대기실 안에는 편의점이 없다는 점. 유일한 음료 판매점인 엔젤리너스에서 파는 생수가 비싸서 잠깐 김해공항 출국장의 편의점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비행기 안에서 먹을 간식을 좀 사오는 건데. 






  처음 타보는 티웨이 항공은 아담하고 귀여웠다. 보통의 동남아행 LCC항공처럼 3+3열의 좌석 배치로 비행기 자체는 새거새거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시기가 크리스마스 연휴이자 연말연시 연휴의 시작점이라 그런지 작은 비행기 안은 만석이었다. 유료서비스인 사전좌석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나는 다행히도 통로 자리가 배정됐다. 이륙할 때 반짝이는 도시의 야경을 보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장거리 여행에서는 통로 자리가 더 편하다는 건 지난 여행에서 몸소 체험했기에 좌석표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과정을 끝내고 좌석에 앉으니 좀 전까지도 잔뜩 촉을 세우고 있던 긴장감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비행기가 공중으로 뜨기 시작하자 불안 대신 안도감이 밀려왔다. 이제 많은 것들이 내손을 떠났다.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그렇게 생각하자 미처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준비되지 못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대신 졸음이 밀려왔다. 덕분에 6시간의 비행 동안 전날 못 잤던 잠까지 더해 달게 잤다. 좌석은 좁고 공간은 빠듯했지만 그런 불편함조차도 나의 단잠을 막을 순 없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나면 방콕이겠지. 처음 발을 내딛는 태국이겠지. 여행 전의 무수한 걱정과 염려들은 곧 시작될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바뀌겠지. 다만 이번엔 처음 가는 방콕의 비행기 도착 시간이 한밤중이라는 게 문제일 뿐. 오밤중에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욱 걱정이었다. 한밤의 홍콩과 코타키나발루에서 나는 얼마나 헤매며 삽질을 했던가 말이다. ㅜㅜ 






매거진의 이전글 설렁설렁 대충대충 게으른 여행 준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