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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 May 04. 2022

일상에서 발견하는 엄마 5

강타

오랜만에 만나는 아는 형과 만나 영등포에서 술을 먹었다. 1차에서 가볍게 적시고 간 2차는 흥이 넘치는 내게는 너무나도 신이 났다. 90년대의 신나는 댄스곡이 흘러나왔으며, 안주도 너무 맛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을까.


그러던 찰나에 흘러나온 곡이 바로 HOT '행복'이었다. HOT는 1세대 아이들로 당시 엄청난 인기의 팬덤을 끌고 다니는 대형가수였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HOT의 강타를 참 좋아했었다. 생긴 것도 남자답게 잘생겼고 목소리가 아주 좋다며 자주 얘기를 하던 게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겨져 있다.


나도 아이돌의 덕질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듯이 엄마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과 젊었던 시절, 청춘 등의 라는 단어가 함께 생각했다. 엄마도 누구보다 본인이 중심이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을 테고, 자신의 가치관이 우선이었던 세계가 있었을 텐데 어느 순간 결혼해서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서 그렇게 살아간 것이 세상 안타까운 느낌도 들었다.


그렇게 신이 났던 나는 잠깐 동안의 엄마 생각으로 잠기곤 했다. 다음 생이 있다면 엄마의 친구로 태어나 함께 연예인 덕질도 하고, 각자의 집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며 실시간으로 카톡 하면서 놀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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