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영학 Oct 24. 2021

리더와 팀원이 서로를 보호하는 신뢰의 조직

리더 디퍼런트 / 사이먼 시넥

사이먼 사이넥이라는 저자를 좋아합니다. Golden Circle에 대한 TED 강의로 먼저 유명해졌고, 같은 내용으로 쓴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가 대표작이죠. 이번에 신간이 나온 것 같아 샀는데 받아보니 신간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가 이번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번역본 제목이 '리더 디퍼런트'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읽은 지 2년은 넘은 책이라 새 책을 읽는 기분이군요. 올해 안에 'Infinite Game'이라는 신간이 나오긴 나온다고 합니다.



사이먼 사이넥은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육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해 왔다고 합니다. 중요 메시지를 두서없이 쓰자면,

인간은 조직에서 보호받고 싶어 한다.

강한 자(리더)에게 권한을 주는 대신, 자신들을 보호해 주길 원한다.

조직 내부에서 위험을 느끼면, 거기 대응하느라 외부의 위험에 취약해진다.

팀원도 리더를 보호해야 한다.

리더가 조직보다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면 사람들이 힘을 모아 리더를 밀어낸다.


사람들은 조직이 자신을 지켜준다고 믿을 때 조직을 위해 헌신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려면 서로 신뢰가 중요합니다. 우선 리더가 먼저 신뢰해야 합니다. 이 책에는 노동자를 못 믿어 기계 부품 창고를 잠가놓고,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고, 전화 통화도 관리자 허락받고 돈 내고 공중전화를 써야 했던 공장이 새로운 CEO 하에 감시 제도를 없애고 어떤 분위기로 바뀌었는지 사례가 나옵니다. 반대로 자기 이익만 챙기는 CEO가 회사 실적을 위해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가족 같았던 조직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성과급에만 목매다는 관리자들이 어떻게 회사를 망치는지 사례도 나옵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이 즐거움이나 행복을 느끼게 하는 네 가지 호르몬(엔도르핀,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이 각각 어떤 상황에서 분비되는지 설명하면서 서로 보호해주는 신뢰의 조직이 생물학적으로도 인간에게 더 적합한 조직이라 주장합니다. 공포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로 사람을 관리하는 조직은 직원들의 건강(문자 그대로)에 안 좋다면서 말이죠.


읽으면서 로버트 퀸이 정의한 조직문화의 네 가지 유형이 생각났습니다. 퀸은 조직의 관점이 내부 위주인지 외부 위주인지, 관리하고 통제하는 문화인지 유연하고 위임하는 문화인지 기준으로 조직문화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눕니다. 그렇게 하이어라키, 마켓, 클랜, 애드호크라시 문화가 구분되는데 어떤 조직이 이 넷 중 하나에 속하는 것은 아니고 100점 만점에 각각의 문화 요소가 몇 점 정도 반영되어 있는지 진단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네 가지 문화 요소를 어느 정도씩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넷 중에 어느 하나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이먼 사이넥이 주장하는 좋은 조직은 로버트 퀸의 조직문화 유형으로 따지면 클랜 문화입니다. 책 전체의 메시지가 도파민과 코르티솔(단기 성취와 공포)의 마켓 문화는 부작용이 너무 크며,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의 클랜 문화로 가야 한다입니다. 네 가지 문화 중에 어느 하나가 더 좋은 것은 아니라고 했던 로버트 퀸하고는 좀 다른 관점이죠. 사실 로버트 퀸도 다른 책(딥체인지)에서는 클랜이나 애드호크라시 문화가 더 좋은 것처럼 이야기하긴 합니다. 


특정 문화 유형이 다른 문화 유형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클랜/애드호크라시 문화가 하이어라키/마켓 문화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는 제가 예전부터 고민했던 주제입니다. 일반론적으로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제가 다니고 싶은, 또는 만들고 싶은 조직은 클랜과 애드호크라시로 쏠린 조직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사이먼 사이넥이 맞나요, 시넥이 맞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OKR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