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양자맨’

퀀텀의 세계(이순칠)


문장: “‘입자는 파동이다’라는 말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면 당신은 보기 드문 양자맨일 수도 있다.”


출처: 2장 양자물리의 탄생 중에서


(AI) 생각 한 줄 요약: 물리학으로 식민지를 진단한 시인 이상, 양자역학을 삶에 적용한 조선의 ‘양자맨’.




생각: 오늘은 전국에서 대한 독립을 요구한 3.1운동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아직도 발굴되지 못한 안중근 의사 유해 소식과 자취를 감추는 중국의 항일 유적지 소식은 매년 들리는 마음 아픈 돌림노래입니다.


책 《퀀텀의 세계》는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교양서입니다. 중첩과 얽힘으로 양자역학과 양자 관련 산업(양자컴퓨터, 양자통신 등)을 설명해 저 같은 양자 초보에게 제격인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이해가 어려운 부분에서 챗GPT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저자는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의 차이를 들어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 위로합니다.


(아는 것은 다른 사실과 연관성 없이 단편적으로 기억하는 것, 이해하는 건 과거 경험으로 알게 된 지식과 연관성을 인지하는 것 / 1장 양자역학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中) 이 글은 양자역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수학과 물리학 차이점도 설명합니다. "수학은 인간의 사고 구조이고, 물리는 자연의 법칙이다.” 자연을 탐구하기 위해선 수학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지만, 저자가 수학 대신 물리학을 선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뉴턴의 후예들은 이 세상에 한 번 어렵게 태어나 가장 가치 있게 사는 방법은 대자연의 운행 규칙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16장 양자암호통신 中)


또 다른 뉴턴의 후예가 있습니다. 시기는 일제강점기였고, 직업은 시인이었습니다.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단어로는 “날개”와 “아해”가 있습니다.(물론, 더 많은 단어가 있겠지만) 바로 ‘시인 이상’입니다.


작년에 본 뉴스 중에서 시인 이상의 시 오감도 시제 4호를 물리학적으로 해석했다는 소식이 기억에 남습니다.



환자의 용태에 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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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0 : 1

26.10.1931

이상 책임의사 이 상



뉴스 내용을 요약하면 시의 형태를 원기둥에서 도넛 모양으로 바꾼 시인이 자신을 의사로 표현하며 시를 도구 삼아 당시 세상(식민지 조선)을 진단한다는 내용입니다. 시의 형태가 독특하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이 도형 형태로 변형하여 시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건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시인과 이를 해석한 사람 모두)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걸 깨달습니다.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를 받는 시기에 국제 물리학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물리학을 도구 삼아 시를 쓴 이상 시인이야말로 진정한 ‘양자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자는 뒤에 ‘입자가 파동’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보어의 말처럼 제정신이 아닌 상태이거나 주입식 교육 방식에 완전히 익숙해졌다는 뜻이니까.”라고 말하지만, 물리학과 양자역학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한 점에서 그가 조선의 양자맨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 “GIST 학사과정생, 물리학 이론 적용... ‘오감도 시제4호’ 의미 밝혀”, <뉴스워커>, 2024.09.12.,

https://www.newswor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7905



(작성일: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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