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른이다
고민 : 사수없이 혼자 삽질하는 5년차 홍보마케터. 2년 넘게 언론홍보에 매진한 결과 어느정도 익숙해진 단계이나... 그 다음 레벨은 무엇? 어떤 PR에 도전해야 하나? 고민 중.
위의 고민을 함께 공감해 보려 한다.
오늘은 좀 더 신나게 써볼 수 있겠는 것이, 소인도 IT 기업에서 똑같은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확히 말씀해 주시진 않았지만, 대개 IT 기업은 B2B 비중이 높다. 그럼 기본적으로 홍보 파트는 언론PR에 집중하고 고객 상대는 영업사원이 담당한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는 기사 몇 건, 기자 응대를 얼마나 잘하는지, 가끔 있을 제품 소개 간담회 등을 치르는 일이겠다.
그런데 공유님이 '문과출신'이란 이유로 홍보 쪽으로 업무가 바뀌었다고 했으니, (소인도 문과출신) 그럼 '나 문과생이오'를 대놓고 드러내보도록 하자. 우리의 주특기, 바로 콘텐츠다. 우선 홍보의 기본이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일'이기 때문에, 간혹 직무의 혼동이 올 수 있다. 즉 다른 부서와 겹칠 수 있다는 건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욕심난다고 해서 이것저것 해보는 건 비추다.
기업이란 곳은, 잘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모든 업무가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쟤 사진 잘 찍네, 쟤 영상 잘 만들잖아... 내 숨겨진 재능이 하나 둘 까발려지면(?) 어느덧 5의 업무치가 10이 돼버릴 수 있다. 내 자랑은 엄마 아빠 앞에서나 하자. 특히 사수없이 혼자 일한다면 바운더리 치는 것도 필수 능력이다. 정리해보면, 공유님의 주 고객은 기자가 되겠다. 기자에겐 기사만 주면 땡일까? 가끔 만나 밥 먹고 근황 얘기하면 땡일까? 땡~~~
저런 기본적인 업무 속에서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프라이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순식간에 바꿔준 cs 언니처럼, 기자가 감동할만한 일들을 고민해 보자. 2가지 사례를 들어본다.
리포트 발행
IT 담당 기자는 뼈 굵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 막 들어온 신입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IT 트렌드도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해서 급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담당 기자들 대상으로 주/월 리포트를 보내주면 2가지 효과가 있다. 전문적이네 / 쟤네 일 잘하네.
업계 동향이나 우리 기업 소개, IT 관련 용어 설명 등 너무 무겁지 않게 뉴스레터 형식으로 구성하면 좋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발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OO 리포트에 따르면'라는 참고 바이라인과 함께 기획기사에 언급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만약 현재 데일리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면, 월간 리포트 형식으로 좀 더 전문성을 높여도 좋겠다.
정기교육 진행
소인은 이런 요청 많이 받았었다. 기업이 주관하여 담당 기자들 대상으로 IT 교육 좀 해달라고... 실질적으로 개발하는 사람이나 기술에 더 깊이 관여한 사람들의 제품 소개를 듣고 싶다고. 맨날 홍담만 만나니까, 개발자나 CEO(와 같은 급)와의 만남으로 기술 설명을 좀 더 자세히&쉽게 듣고 싶다는 니즈였다. 그러면서 기자와 기업간 친목도모도 할겸.
실제로 경쟁사에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사내 강의실에서 미니 간담회를 연 사례가 있다.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그들이 궁금해하는 동향 등을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확실히 이슈 블럭 효과가 굉장히 높았다. 이렇게 잘해주는 기업에서 이슈가 터진다면, 좀 더 객관적으로 쓰려고 하거나, 좀 더 톤을 낮추거나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떡 하나 더 주는 놈 미워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물어볼 곳이 없다면, 우선 경쟁사가 무엇을 하는지 관찰해 본다. 그리고 기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건데(다른 데는 기자관리 어떻게 하는지 등), 혹시 우리 기업이 무엇을 더 진행하면 좋을 것 같은지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우린 사내컴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보다 외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게 타 부서에서 할 수 없는 독자적 영역에서 하나 둘 커리어를 키워가다 보면, 그만큼 내 이력서에 1-2줄 추가되고 이직 시 지원할 수 있는 케파가 넓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