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다면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는 요즘, 바깥을 잠시만 걸어도 어깨가 귀에 닿을 듯 잔뜩 웅크러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패딩 깃을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위아래 치아를 딱 붙이고 턱에 과도한 힘을 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합니다.
HSP에게 턱은 단순히 음식을 씹는 기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턱관절 주변의 근육은 스트레스와 억눌린 감정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삼키거나, 불편한 감정을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입을 꾹 다물고 어금니를 깨물게 됩니다. 추위라는 물리적인 스트레스와 일상의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결합될 때, 턱은 그 모든 압력을 받아내는 완충지대가 되어 단단하게 굳어버릴 수 있습니다. 거울 속 내 표정이 어딘가 경직되어 보인다면, 턱에 쌓인 피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단하게 뭉친 근육을 물리적인 힘으로만 풀려고 하면 오히려 통증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뇌와 신경계에 "이제 안전하니 힘을 빼도 좋아"라는 신호를 보내주는 부드러운 매개체입니다. 향기는 호흡과 함께 자연스럽게 몸속으로 스며들어, 긴장된 신경을 이완시키고 굳어버린 빗장을 풀 듯 근육의 긴장을 해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라벤더, 스위트 오렌지, 마조람과 같이 이완에 탁월한 향기들을 활용하여, 추위와 긴장으로 고통받는 턱관절을 부드럽게 다독이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뺏기지 않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근육을 긴장시켜 열 발산을 막으려 합니다. 이를 동결 반응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특히 얼굴과 목 등 외부에 노출된 부위의 근육은 찬 바람에 직접적으로 자극을 받아 더욱 강하게 수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턱을 움직이는 저작근과 목을 지탱하는 근육들이 추위에 대응하느라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며, 이는 턱관절 주변의 압력을 높여 통증이나 소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HSP는 이러한 온도의 변화를 더 민감하게 감지하므로, 신체적인 반응 또한 더 즉각적이고 강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추위 속을 걸을 때 우리는 몸을 떨지 않으려 하거나, 추위를 견디겠다는 무의식적인 다짐으로 인해 치아를 꽉 깨무는 습관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일어나는 행동이기에 스스로 제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면 턱관절 디스크에 무리가 가고 주변 근육에 피로 물질이 쌓이게 됩니다. 낮 동안의 이러한 긴장은 밤까지 이어져 수면 중 이갈이로 나타나기도 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뻐근하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증상을 겪게 할 수 있습니다.
초민감자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춥다는 감각 정보가 뇌에 강렬한 스트레스 신호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뇌는 이를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온몸에 비상령을 내리는데, 이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근육 긴장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추위도 HSP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듯한 강한 자극으로 느껴져, 몸이 과도하게 방어 태세를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경계의 과민 반응이 턱관절의 만성적인 긴장을 초래하는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턱은 표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위입니다. 분노, 억울함, 슬픔 등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를 때, 그 에너지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턱 근육에 머무르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갈등을 피하고 타인을 배려하려는 성향이 강한 HSP는 자신의 감정을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아, 턱관절에 만성적인 긴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턱이 아프다는 것은 어쩌면 내면에 쌓인 감정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꽉 막혀 있다는 신체적인 호소일지도 모릅니다.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이를 악물고 버틴다"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힘든 일을 견뎌내거나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때 턱에 힘을 주게 됩니다. 과도한 업무량, 불편한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참고 견디는 과정에서 턱은 끊임없이 혹사당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는 의지나 완벽주의적인 성향 또한 턱에 불필요한 힘을 들어가게 하여, 휴식을 취할 때조차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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