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흔들리는 마음에 내리는 묵직한 닻
새해가 밝으면 세상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속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서점에는 자기 계발서가 쏟아져 나오고, SNS에는 '올해 꼭 이루어야 할 목표'들이 넘쳐납니다. "지금 시작해야 늦지 않는다", "남들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메시지들이 사방에서 들려오면, 우리 초민감자(HSP)들의 마음은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두근거릴 수 있습니다. 아직 몸과 마음은 지난 해의 피로를 다 풀지 못해 느긋함을 원하는데, 세상의 시계는 이미 전력 질주를 요구하는 것 같아 숨이 차오를지도 모릅니다.
주변의 열기에 휩쓸려 나에게 맞지 않는 속도로 달리다 보면, 우리는 금세 지치고 맙니다. 1월이 채 가기도 전에 방전되어 버린 체력과 마음을 마주하며, "역시 나는 안 돼"라는 자책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남들이 뛰는 속도가 내 속도라고 착각하고 무작정 따라가려 했던 노력은, 결국 번아웃이라는 허무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들뜬 분위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외부의 속도계가 아닌 내면의 나침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거센 파도 속에서도 배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닻처럼, 우리에게는 마음을 단단하게 붙들어 줄 무언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새해의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나만의 고유한 리듬을 지키며, 느리지만 단단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돕는 향기로운 방법을 함께 나누어 보려 합니다.
새해, 새 달, 새 주가 시작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시작 효과'라고 하는데, 긍정적인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HSP에게는 과도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달라져야 해"라는 집단적인 분위기는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다가와, 준비되지 않은 우리를 덮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시작'의 시점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 보니, 정작 내 마음의 준비 상태는 살피지 못하고 조급함만 앞세우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연초에는 유독 타인의 목표 달성이나 성취 소식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누구는 벌써 자격증을 땄대", "누구는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운동한대"와 같은 이야기들은 나의 일상을 초라하게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타인의 빠른 속도와 가시적인 성과를 보며, 나의 신중하고 느린 속도를 '뒤처짐'으로 오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HSP는 타인의 상황을 깊이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비교가 주는 심리적 타격을 더 크게 입을 수 있습니다. 나의 고유한 과정보다는 타인의 결과에 집중하게 되면서, 불안감은 증폭되고 마음은 더욱 급해질 수 있습니다.
불안할 때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함으로써 그 불안을 해소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계획을 빽빽하게 세우거나, 무리해서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어쩌면 내면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방어기제일지도 모릅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라는 생각에 쫓겨 쉴 새 없이 움직이지만, 그 행동의 동기가 '진정한 원함'이 아닌 '불안'에서 비롯되었기에, 성취감보다는 소진되는 느낌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바빠 보이지만 속으로는 방향을 잃은 채 헤매고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일 수 있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따라 뛰어가느라, 정작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왜 가고 싶은지 잊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리듬을 찾는다는 것은 맹목적인 질주를 멈추고, 잠시 서서 나침반을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내가 원하는 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디는 것이, 원치 않는 곳에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욕구와 가치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