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에 지친 마음을 위한 향기로운 쉼표, 나를 보호하는 아로마 테라피
나는 어려서부터 주변 환경의 모든 것을 깊이 느끼는 민감한 아이였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쉽게 잠에서 깨고, 강한 빛이 오래 비추면 어김없이 두통이 찾아왔다.
평범한 소음도 나에겐 큰 자극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환경의 변화도 나에겐 뚜렷하게 느껴졌다. 어릴 땐 이런 내 모습이 단순히 예민하고 유난스러운 성격이라고만 여겼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을 선택하면서부터 내 삶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다양한 성격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마주해야 했고, 그들 각각의 미묘한 말투와 표정 변화를 읽어내며 적절히 반응해야 하는 과정은 나의 신경을 극도로 소진시켰다.
마치 스펀지처럼 사람들의 감정을 그대로 흡수하는 듯한 느낌이었고, 때로는 그들의 기분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지는 것 같았다. 미팅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와 감정 교류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의 몸과 마음은 마치 충전이 다 된 배터리처럼 점점 지쳐갔다.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며,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상담을 받아도 일상의 패턴은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었다.
사람들과의 일대일 대화가 끝날 때마다 마치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간 것처럼 극도로 피곤해졌고,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그룹 레슨이나 대형 강의를 진행한 후에는 완전히 탈진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회복하는 데에는 보통 하루 이상이 필요했고, 때로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리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상적인 상황을 무리 없이 잘 견디어 내는데, 왜 나만 이렇게 쉽게 지치고 소진되는 걸까? 이런 의문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주디스 올로프의 책을 읽으며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초민감자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식한 순간이었다. 그녀는 초민감자가 단순히 예민한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감정을 깊이 흡수하는 성향을 지닌 사람들임을 설명했다.
나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 모습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글을 통해 나는 내 감각과 감정이 과부하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고, 초민감자를 위한 보호 전략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초민감자(HSP, Highly Sensitive Person)는 감각과 정서적 반응이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욱 예민하고 깊이 있게 나타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심리학적 개념이다.
1997년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Elaine Aron)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이 개념을 처음으로 학계에 소개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약 15~20%가 이러한 HSP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민감자들은 주변 환경의 미세한 변화나 외부 자극(소리, 빛, 냄새, 온도, 질감, 타인의 감정 등)에 대해 매우 높은 민감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HSP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깊은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 환경과 감정에 대한 감각이 남들보다 예리하다. 이는 뛰어난 공감 능력과 직관력을 부여하지만, 동시에 감각적 과부하와 정서적 소진을 쉽게 겪게 만든다.
많은 초민감자들은 사회적 활동 후 오랜 회복 시간이 필요하며, 감각이 예민한 환경에서 빠르게 피로감을 느낀다. HSP는 단순히 내성적이거나 불안을 잘 느끼는 것이 아니라,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신경계의 민감도가 높은 특성을 가진다.
HSP는 외부 자극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조명, 소음, 강한 냄새, 타인의 감정 변화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감정적으로 쉽게 소진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창의성과 세심함, 깊이 있는 사고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환경과 보호 전략을 갖춘다면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팅과 사람 만남에 지치지 않기 위한 향 활용법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계가 작용한다. 신체가 스트레스나 위협을 감지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몸이 긴장 상태로 들어간다. 반면, 휴식과 회복이 필요할 때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하여 신체를 이완시킨다. 하지만 초민감자는 신경계가 쉽게 자극을 받으며,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긴장 상태가 지속되기 쉽다.
이런 상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감정적인 민감도가 더욱 높아지고 신체적, 정신적 피로가 계속해서 쌓이게 된다. 이는 마치 과부하가 걸린 전기 회로처럼 우리의 신경계를 지치게 만든다.
결국에는 완전한 탈진 상태에 빠지거나, 혹은 반대로 모든 감정을 완전히 차단하는 '감정 소진 모드'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마치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방어 기제와 같다. 나는 바로 이 극단적인 상황들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로마는 단순한 향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각각의 에센셜 오일은 우리 몸과 마음에 독특한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신경계의 안정과 긴장 해소에 놀라운 효과를 보인다.
네롤리, 베르가못, 프랑킨센스와 같은 특정 오일들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경계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된 마음을 부드럽게 진정시키며, 일상에서 받는 다양한 감각적 자극들로부터 오는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특히 나처럼 잦은 대면 미팅과 빈번한 이동으로 인해 쉽게 지치는 초민감자들에게 아로마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준다.
나는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마다 특별히 블렌딩한 롤온 오일을 항상 가방 속에 챙긴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먼저 조용한 곳을 찾아 잠시 멈춰 서서, 준비해온 향을 맡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이때 인헤일러를 사용해 깊게 호흡하며 내 감정을 보호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운다.
특히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나 그룹 강의, 대형 세미나가 끝난 후에는 반드시 나만의 회복 시간을 가진다. 이 시간 동안에는 조용한 공간에서 디퓨저를 켜고 은은한 향이 퍼지게 하는데, 이는 마치 하루 동안 쌓인 감각적인 부담을 한 겹씩 벗어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렇게 향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천천히 호흡하며, 하루 동안 받은 모든 자극과 긴장을 부드럽게 내려놓는다.
이제 나는 향을 통해 나를 보호하는 법을 완전히 터득했다. 미팅에 참석해도 끝난 후 예전처럼 극도로 지쳐 쓰러지지 않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도 감정적으로 쉽게 소진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주변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초민감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때로는 피곤하고 도전적인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꼭 약점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세상을 더 깊이 느끼고, 다른 이들이 놓치는 세세한 뉘앙스까지 포착하며, 더 섬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만의 특별한 강점이 될 수 있다.
향은 단순한 취향이나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지키고 보호하는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이제 나는 향을 통해 나만의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충분히 휴식하며, 나의 독특한 강점을 더욱 빛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면서, 나만의 페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결국, 향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나 자신을 보호하고, 우리만의 특별한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 그냥 넘기지 마세요!
✅ 불면, 스트레스, 불안, 만성 피로로 지친다면?
✅ 향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고 싶다면?
✅ 내 상태에 딱 맞는 아로마 솔루션이 필요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