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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올 때, 마음이 가라앉는다면 향으로 극복해요

향기로 감싸는 따뜻한 위로, 계절성 우울증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by 이지현


겨울이 깊어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느낀다면,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는다. 계절성 우울증(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은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적절한 방법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아로마테라피는 우리의 감정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향기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는 강력한 도구다. 특히 계절성 우울증을 겪을 때, 특정 향이 우리의 기분을 북돋우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하루를 보다 안정적으로 보내도록 돕는다.

한 달 전, 한 회원이 상담을 신청했다. 그녀는 겨울이 다가오면 늘 기분이 가라앉고, 잠이 많아지며, 외출이 귀찮아진다고 했다. 심한 날에는 침대에서 나오기도 힘들 정도였다. 무기력함이 지속되자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도 줄어들었다. 늘 활기차던 자신이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조량 감소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 먼저 물었다. “하루 중 기분이 가장 좋은 시간이 언제인가요?”

그녀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짧게 햇빛을 받을 때가 그나마 낫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시간을 더 확장해 보자. 아로마테라피를 활용하면 우리의 기분을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향이 있기 때문이다.

향기로 기분을 전환하는 방법

아로마테라피는 단순한 향기가 아니다. 우리 뇌의 변연계를 자극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계절성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세 가지 에센셜 오일을 추천했다.

1. 베르가못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는 햇살 같은 향
베르가못 오일은 신경계를 진정시키면서도 활력을 준다. 이 향을 맡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고,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 실제로 베르가못 향이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녀에게는 아침에 디퓨저로 활용하도록 권했다. 또한, 베르가못 오일을 따뜻한 물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 스팀 효과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스위트오렌지

우울한 기분을 가볍게 만드는 향 스위트오렌지는 기분을 즉각적으로 밝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향이다. 감귤류 오일에 들어 있는 리모넨 성분이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한다. 외출이 귀찮을 때, 이 향을 사용해 보자. 밝은 햇살을 피부에 담아두는 것처럼, 향기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3. 라벤더

불안과 긴장을 완화하는 향
라벤더는 과도한 멜라토닌 분비로 인해 졸리고 피곤한 상태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밤에 숙면을 돕는다. 계절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수면 패턴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녀에게는 자기 전 베개에 라벤더 향을 한 방울 떨어뜨려보라고 했다. 더 나아가 따뜻한 물에 라벤더 오일을 넣고 족욕을 하거나, 마사지 오일로 활용해 몸을 이완시키는 것도 권장했다.

향기와 함께하는 작은 변화

한 달 후,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아침마다 베르가못을 사용하니 눈을 떴을 때 개운함이 느껴졌다고 했다. 스위트오렌지는 외출할 때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사용했고, 라벤더 덕분에 밤에도 깊이 잘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졌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예전의 자신을 되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향기는 단순히 좋은 냄새를 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고,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계절성 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를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다. 아침에 향긋한 오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는 편안한 향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보자. 밝은 햇빛을 받으며 따뜻한 향을 맡아보자. 향기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작은 치료다. 향기로 채우는 하루, 겨울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Katagiri et al. (2020): "Lavender Oil Reduces Depressive Mood in Healthy Individuals and Enhances the Activity of Single Oxytocin Neurons of the Hypothalamus Isolated from Rats"

Kim et al. (2022): "Effects of Lavender on Anxiety, Depression, and Physiological Parameter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Rezaei et al. (2021): "The antidepressant effects of lavender (Lavandula angustifolia Mill.):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s"


General Reviews and Meta-Analyses

Chen et al. (2023): "Effects of aromatherapy on depression: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Mania et al. (2017): "The Effectiveness of Aromatherapy for Depressive Symptoms: A Systematic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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