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치료와 한의원 해외 진출을 말하다
피트니스 한의원의 박호연 원장님은 오랜 기간 운동 치료를 공부하고 치료에 적용하며 운동 치료의 전문가가 되셨는데요. 한국을 넘어 캐나다에서도 운동 치료를 통해 한의학의 지평을 확장하고 계시죠. 박호연 원장님의 이야기를 대만드의 낙타, 꽁치, 펭귄이 전해드립니다.
[약력]
피트니스 한의원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임상한의학 재활의학과 박사 수료
건양대학교 운동처방학 석사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한의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진출 한의원 최초선정, 우수사례
국가공인 운동처방사 (구.생활체육지도자 1급, 건강운동관리사)
스페인 NUMSS Doctor of Osteopathy
캐나다 Osteopathy CROM, DOMP
National Academy of Osteopathy 한국대표
KAATSU SPECIALIST
INTRO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피트니스 한의원 대표 원장 박호연입니다. 동국대학교 02학번이고, 경희대학교에서 임상한의학 재활의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서울대입구역 쪽에서 피트니스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캐나다 BC주의 벤쿠버, 버너비 두 군데에서도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Q. 그러면 직접 진료도 하고 계시는 것인가요?
네. 그런데 지금은 비자 문제 때문에 캐나다에 체류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거의 캐나다에서만 진료하고 있죠.
Q. 감사합니다. 요즘 원장님의 일과, 그리고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캐나다 개원 초기이기도 하고, 한국과 이원화되어 있어 일정이 바쁜 편입니다. 저는 일단 주 7일 다 나와서 진료하고 있어요. 평일은 아침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료를 하고, 주말은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해요. 제가 이곳의 다른 현지 클리닉에서 부원장 선생님들도 뽑고 있고 한국에서도 한의사 선생님들을 모집해서 데려오고 있는데도 제가 주 7일 다 진료를 보는 이유는, 제가 진료를 많이 봐놓아야지 다른 부원장 선생님이 오셨을 때 그분들한테 안정적으로 환자들을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진료 시간이 좀 많은 편이죠. 그리고 야간에는 한국에 있는 제 한의원의 일과 관련해서 직원들이랑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 캐나다 현지에 있는 협회들이랑 미국 쪽에 있는 학회들로 강의도 준비하고, 한국에서 한의학 관련 약물이나 의료기기 등을 수출하는 업무들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계시네요.
주변에서 걱정이 많습니다(웃음). 제가 하고 있는 스몰 비즈니스는 시간을 늘리고 환자분들한테 잘해주면 무조건 성공하니까 초반에 바쁜 건 아무래도 어쩔 수 없죠.
Q. 원장님은 한의대에 다니실 때 어떤 학생이셨나요?
물론 좋은 교수님들이 많이 계셨지만, 그 당시 교육 시스템은 제 갈증을 충분히 해소해 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당시 임상에서 저명하신 선생님들이 활동하시는 학회의 활동들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osteopathy나 chiropractic 등 추나학의 베이스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저희 때에서는 교육 과정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것들 위주로 많이 공부했습니다.
운동치료
Q.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운동 치료와 관련해서 질문 여쭙겠습니다. 운동 치료에 관심을 갖고 특화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학생 때부터 chiropractic이나 osteopathy 같은 추나 치료 쪽으로 관심을 갖고 공부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동 치료 쪽으로 공부하게 됐고, 그게 이어져서 운동 치료 특화 진료를 하게 된 것 같아요. 2010년 이전의 근골격계 관련 자료들을 보더라도, 치료에 환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운동 치료에 관한 내용들이 많이 나와 있었어요. 또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해외의 chiropractic이나 osteopathy 임상이, ‘뼈를 맞춘다.’라는 기존의 개념에서 운동 치료 쪽으로 많이 넘어왔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운동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또 당시에 운동 치료사라는 직역이 국내에는 없었고, 양방에서도 도수 치료가 별로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운동 치료를 한의학에 도입하여 시너지를 낸다면 한방의 파이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어요.
Q. 원장님께서 운영하시는 한의원에서는 운동 치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운동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 먼저 움직임 평가를 통해, 움직임의 질적인 부분이나 양적인 부분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해요. 문제점이 발견되면, 환자에게 신경이 발달되는 과정대로 학습시켜 주는 거예요. 즉 아기가 배워나가는 순서대로, 마치 교정 이후에 소프트웨어를 다시 깔아주듯이 뇌나 신경에 맞추어 발달 단계에 따른 학습을 해주는 게 요즘 운동 치료에서 대세고요.
다음으로는 질환에 따른 운동 치료들이 있어요. 허리디스크 환자가 많이 하는 멕켄지 운동*을 예로 들 수 있죠. 저희가 실제로 근육 감소증 환자에게 처방해 드리는, 혈류를 제한한 상태에서 저항성 운동을 하는 ‘가압 훈련’이라는 것도 있어요. 또 ADHD,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신경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한테 시키는 BRMT**라는 스웨덴에서 하는 운동 치료도 있어요. 특히 어깨는 견갑 움직임이 어렵기 때문에 클럽벨***이나 요가 동작 중 어깨에 특화된 프로토콜을, 해외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받아들여서 임상에서 하고 있죠.
* 멕켄지 운동: 허리를 신전시킴으로써 굽어진 요추를 바로잡아 허리 통증을 감소시키는 운동.
** BRMT(Blomberg Rhythmic Movement Training): 신생아의 신경발달학적인 리듬운동을 이용하여 운동 및 정서, 정신 능력 발달을 돕는 운동 치료방법.
*** 클럽벨: 방망이를 휘두르며 상지 관절의 재활 및 가동범위 확대를 돕는 운동.
그런 운동 치료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운동을 관리하시는 분들을 고용해서 함께 일하게 되신 건가요?
그렇죠. 왜냐하면 한국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미국 등의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행위별 수가제*예요. 그에 따라 행위별로 수가가 정해져 있어서 한국에서는 환자를 많이 봐야 해요. 환자 30~50명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제가 직접 환자에게 운동을 섬세하게 알려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트레이너들이나 물리치료사들을 뽑고 교육시켜서 제가 원하는 운동 방법론을 환자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행위별 수가제: 진료할 때마다 진찰료, 검사료, 처치료, 입원료, 약값 등에 따로 가격을 매긴 뒤 합산하여 진료비를 산정하는 제도
Q. 예전에 한 방송에서 인터뷰하실 때 근골격계 질환에 있어 ‘정형외과 치료는 구조적, 한의학 치료는 기능적’이라고 하셨는데요, 한의학이 운동 치료를 통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근골격계 질환을 공부한다고 하면 정형외과적인 공부를 많이 하잖아요. 정형외과적인 진단 평가는 구조적인 손상 평가와 금기증 같은 것들에 포커스를 두기 때문에 구조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운동 치료에서의 평가는 정형외과적인 구조적 진단 평가랑은 다르게, 가동 범위 제한이나 움직임이 이상한 곳을 찾아서 수정해 주는 데 포커스를 둬요. 그래서 기능적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 환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손상된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기 때문에 정형외과적인 구조적 진단 평가도 중요하지만, 회복을 도우려면 운동 치료가 필요해요. 운동 치료를 하려면 어떤 재활 프로토콜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 환자의 손상된 정도’와 ‘이 환자가 어떻게 재활을 하고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가 일대일 매칭이 되지 않아요.
따라서 운동 치료를 할 때는 손상 정도뿐만 아니라 환자의 ‘손상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재활 프로토콜을 선택해야 해요. 예를 들어서 5번 요추의 디스크가 터졌으면 손상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재활 동작들을 알려줘야 하는데, ‘무조건 허리디스크는 이런 운동 하세요. 신전운동 하세요.’라고 하면 치료에 실패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손상 원인을 파악할 때, 인체를 유기체적으로 살펴보는 관점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이 굉장히 한의학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인체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손상의 원인을 찾는 것이, 실제로 운동 치료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에요. 예컨대 인체의 관절은 가동성 관절과 안정성 관절이 교차하는 패턴으로 되어 있는데, 대부분 안정성 관절의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질환들이 발생해요. 가동성 관절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원인이 안정성 관절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므로 허리가 아플 때는 허리만 보는 게 아니라 흉추의 가동성이나 고관절의 가동성, 발목에서의 안정성과 가동성에 대한 훈련 평가를 해야 하는 거죠.
허리 디스크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임상에서는 허리 문제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보다 기능적인 문제들이 더 많아요. 허리 문제에 관해 양방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수술의 영역이 있는 거고 우리 한의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데, 한방 치료들은 연부조직이나 기능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Meridian(경락)과 같은 개념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때, 근골격계에 대해 유기체적인 관점에서 움직임 평가를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강점을 갖는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점에서 운동 치료가 한의학과 시너지를 내면서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한의학의 전체론적으로 보는 관점이 아무래도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혹시 다른 한의학적 개념들 중에서도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게 있을까요?
한의학적인 개념에서 파생된 것 중에서 우리가 Meridian-test*라고 하는 일본에서 하는 움직임 평가가 있어요. 이게 제가 지금까지 말했던 운동 치료의 움직임 진단 평가랑 굉장히 유사해요. 특정 부위가 아파서 왔더라도 신체를 전체적으로 움직여 보게 해서, 안 움직이는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치료를 하거든요. M-test는 한의학 이론으로부터 나온 진단 평가지만, 현대 재활과도 굉장히 많은 시너지를 내고 있어요.
* Meridian-test(M-test): 신전 제한, 다관절 다축, 경락과 면의 대응, 경락의 블록화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환자의 통증과 가동 범위를 진단하고 해당 경락의 오수혈 및 경혈을 위주로 치료한다.
Q. chiropractic과 osteopathy 등을 공부하셨는데, 추나 치료와 비교했을 때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이게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요, 한의사 커뮤니티에서 chiropractic이나 osteopathy를 공식적으로 표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선배님들의 의견들이 있어요.
추나치료 자체가 사실 ‘밀고 당긴다.’라는 원전에 근거한 단어이기는 하지만 중의학(TCM)에서도 추나학이라는 게 있거든요. ‘추나’인지, ‘추나학’인지에 따라 한국적인 한의학, 중의학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사실 해외에서는 TCM이 더 인지도가 있으니까 ‘추나’라고 하면 중국 사람들이 하는 소프트 티슈 테크닉이 유명하긴 하고요.
한국적인 추나요법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테이블 위주에서의 고속-저진폭 테크닉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나 혹은 Cyriax* 계열로 공부하시는 원장님들이 많죠. 그런데 요즘은 정보교류가 워낙 잘 되니까 chiropractic이든 osteopathy든 서로 테크닉을 공유하고 있어요. 사실 어떤 학문이든 고정된 게 아니라 계속 발전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요새는 osteopathy 방식으로 추나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도 예전에는 chiropractic쪽 베이스로 많이 했다면 요즘은 osteopathy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추나니 chiropractic이니 osteopathy니 나눌 필요 없이, 현재 추나는 chiropractic이나 osteopathy의 장점을 받아들여서 좀 더 최신 지견에 가깝게, 완성도 높은 수기 치료들도 받아들이고 있지 않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Cyriax: 정형의학의 기본이 되는 책으로, 근골격계의 기본 생리를 바탕으로 하여 병리적 상황 발생 시 그 원인을 다양한 이학적 검사를 통해서 찾아 진단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Q. 캐나다의 여러 저명한 osteopathy 의사나 카이로프랙터들의 치료를 참관하고 또 그들과 교류하셨는데, 그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으셨을까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강의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chiropractic 강의나 osteopathy 강의를 많이 들었고, 운이 좋게도 도제식으로 도수치료를 배우거나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원장님들보다는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관이나 교류를 통해 느꼈던 건 크게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강의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강의를 주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고 임상을 주로 하시다가 가끔 강의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확실히 임상을 주업으로 하시는 분은 뭔가 아우라가 다르다는 거예요. 특히 손으로 하는 치료 테크닉은, 환자가 치료를 받고 나서의 느낌이, 강의만 하시는 분이랑 임상을 오래 하신 분들이 차이가 많이 나요. 특히 재현성의 측면에서, 수기 치료가 침구 치료 등 도구를 쓰는 술기에 비해 테크닉 시연자에 따라 많이 다르더라고요.
두 번째도 치료 술기에 대한 거예요. 진단 평가는 그냥 SFMA*나 움직임 진단 평가에서 얘기하는 것에 따라 다 동일하게 가야 돼요. 그래서 배우기 수월한 측면이 있죠. 하지만 진단 평가와는 다르게 치료 자체는 교과서적으로 배울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치료 술기는 어느 정도 Art의 영역이기 때문에, 옆에서 보고 훔치듯이 배워야 된다.” 같은 이야기들도 있어요. 비인부전(非人不傳)까지는 아니지만, 수기 치료라는 것 자체가 Art 같은 면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은 단순 테크닉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훔치듯이 잘 배워야 하는 것 같아요.
* SFMA(Selective Functional Movement Assessment):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움직임의 기준을 제시하고 그 움직임의 문제를 찾을 수 있는 하부 평가를 통해 환자의 통증이 어떤 움직임 때문인지 평가하고, 그 움직임에서 어느 부위의 관절, 연부 조직, 운동조절 중에 어디에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는 평가 방법
Q. 크로스핏이나 보디빌딩, 요가, 필라테스와 비교할 때 운동 치료는 어떤 점에서 장점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크로스핏 자격증도 취득하고, 요가도 요가 프라하* 단체에 가서 배우고, 필라테스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이처럼 어떤 운동이든지 그 운동에 대해 굉장히 전문가 수준까지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깊게 공부하고 있어요. 운동 치료를 공부하다 보면 PS2AD** 혹은 RAD*** 같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서는 운동 치료가 재활에서 Athletic Development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해요.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멕켄지라는 특정한 운동을 알려준 뒤, 추적조사를 한다고 가정해 보죠. 그런데 나중에 증상이 호전되고 나면 그 운동을 잘 안 할 수 있거든요. 그럼 허리가 또 나빠질 수 있겠죠.
하지만 크로스핏이든 요가든 필라테스든,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운동까지 연결해서 Athletic Development까지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면, 이 사람은 5년, 10년 후에 봤을 때도 근골격계에 문제 없이 그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거죠. 운동 치료는 궁극적으로 치료라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환자가 어느 정도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개선된 후에는 그 운동을 잘 안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운동 치료를 하는 사람은 크로스핏이나 요가 같은 다른 운동을 전문가 수준까지 알고 있어야 하며, 환자의 니즈에 맞춰서 운동을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해요. 예컨대 어떤 허리 통증 환자가 왔을 때, 이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로스핏이 맞는 것 같으면 크로스핏 박스와 연결해 줄 수 있겠죠. 또 환자와 이야기해 보니 요가가 맞는 것 같으면 어떤 요가가 좋은지 추천해 줘서 이 사람이 꾸준히 요가를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게 운동 치료의 굉장히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서울대 입구역 한의원에서 환자를 볼 때, 일반 환자들도 많이 왔지만 크로스핏 트레이너나 필라테스 강사, 요가 선생님들도 많이 오셨어요. 제가 그 운동 자격증을 갖고 있고 그 운동에 대한 이해가 있으니까 그분들도 믿고 제 처방을 따라주시는 거죠. 그 운동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지는 이유가 어느 부위의 가동성이 떨어져 있기 때문인지 설명하면, 그분들도 치료를 경험하고 만족해서 다른 회원분들께도 한의원을 추천하시곤 해요. 정형외과에 가면 무조건 쉬라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운동을 같이 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개선해 나가기 때문에 환자분들도 만족하시는 편이에요. 다른 운동들과 비교할 때 어떤 장점이 있다고 하기보다는, 운동 치료는 여러 운동들의 강점을 이해하고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운동을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RAD나 PS2AD 같은 국내에서 잘 나가는 운동 치료 프로토콜도 그런 걸 목표로 삼고 있어요.
* 요가 프라하: 생후 1년에 걸쳐 직립과 보행을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아기의 발달과정을 토대로 근골격계의 재활을 돕는 요가
** PS2AD: Prague School to Athletic Development
*** RAD: Rehabilitation to Athletic Development
Q. 다양한 운동을 알고 그중에서 환자에게 맞는 운동을 연결해 주는 게 중요할 것 같네요. 이런 운동 치료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가 있으신가요?
학술적이지 않은 영역에서 환자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우려되는 점이 있어서 간접적으로만 말씀드릴게요. 운동 치료의 제일 큰 특징은 환자를 오래 본다는 것 같아요. 한 환자분은 처음 한의원에 온 이후로 꾸준히 운동을 계속해서 10년이 지나도록 운동을 이어갔어요. 물론 침 치료나 한약으로도 환자를 장기간 치료할 수 있겠으나, 운동이라는 매개체가 한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말 바꿀 수 있고 꾸준히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드라마틱하게 개선되는 케이스는 대부분 소아마비나 파킨슨병, 루게릭병이나 근이영양증, 근 감소증 같은 질환을 앓던 환자에게서 나타났어요. 자립 보행을 하지 못하던 환자가 운동 치료 후에 정말 재활이 되어 자립 보행이 가능해지는 걸 보면 아무래도 뿌듯하죠.
벤쿠버로의 해외 진출
Q. 다음으로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캐나다로 해외 진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 경우 추나나 osteopathy, chiropractic 쪽으로 공부하고 세미나도 들으러 오가다 보니 북미에 아는 선생님들도 많이 생겼어요. 과거에는 미국으로 진출한다고 하면 이민 때문에 가는 분들이 많았고, 캐나다의 경우 정보가 꽤 부족하고 보장성이 떨어졌어요. 그런데 2018, 2019년쯤 캐나다에 방문했을 때 캐나다 쪽에서 특히 보장성이 좋아지는 부분들을 확인했던 거죠. 그래서 자동차 보험의 경우에도 국내는 상황이 악화되는데 캐나다에서는 좋아지고 있고, 미국의 경우에도 보장성이 좋아지는 추세여서 비즈니스적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또 다른 원장님들처럼 저도 결혼을 해서 애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 면에서도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었죠. 또 osteopathy와 chiropractic 쪽 선생님들께 “너 잘하니까 이쪽에 와서 해도 괜찮겠는데.” 하는 추천들도 받았고요. 이런 점들 때문에 캐나다 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국내에서는 운동 치료 자체가 아직 회색 영역이에요. 합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제도화되지 않은 영역인데, 사실 어떤 의료 체계에서 이걸 제도화하려면 해외 사례 같은 부분들도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운동 치료 영역을 갖고 오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제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외국 사례를 기반으로 한 연구들이 제도화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캐나다에는 맥길처럼 운동 치료와 관련해서 롤모델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고 훨씬 더 보안 체계나 제도화가 잘 되어 있어요. 또 osteopathy 자체가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데 캐나다에서는 면허를 갖고 정상적인 수가를 받으면서 환자에게 하고 싶은 테크닉을 할 수 있는 임상 환경들도 잘 되어 있죠. 이런 여러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진출을 결정한 것 같습니다.
Q.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 진출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셨는데, 한의원의 공식 해외 진출 신고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아는 사람도 없고 물어볼 곳도 없어서 어려웠어요. 또 제가 지원할 당시에는 마침 한의약진흥원에서도 해외 진출 사업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에, 보건산업진흥원에서 굳이 한의원을 지원해야 되냐고 하는 얘기들도 있었거든요. 또 개인 한의원은 아무래도 영세하기 때문에 오너가 직접 해외로 가든 다른 직원을 파견하든 진행에 쉽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어요.
반면 그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어요. 대형 병원에서는 해외 부서가 따로 있어서 서류 작성자, 대표, 해외 파견자가 따로 있어요. 이런 식으로 작업을 나눠서 하다 보니 프레젠테이션이나 서류 작업에 현장의 느낌이 실리는 데는 한계가 있죠. 제 경우 영세하다 보니, 제가 대표인데 서류도 제가 쓰고 프레젠테이션도 제가 직접 했어요. 그렇다 보니 경쟁 상대가 대규모 병원이나 쟁쟁한 단체들인데도 불구하고. 심사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그게 신선하게 전달된 것 같아요. 북미, 특히 캐나다 쪽은 소규모 클리닉들이 많다 보니 빠르게 변화하는 부분에 즉시 변동할 수 있는 개인 한의원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Q. 캐나다에서도 한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하시나요?
처음에는 비슷하게 진행하려 했지만, 지금은 좀 다르게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처럼 행위별 수가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30분 정도 진료하고 120불을 청구해도 사실 큰 반발 같은 건 없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진료 방식도 꼭 침 치료만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한약 치료 등도 활용하도록 변화하는 것 같아요. 또 예약 제도를 운영해서 워크인 환자는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진행 방식에는 차이가 좀 있어요.
Q. 현지에서 진료하실 때 한국에 비해서 좋은 점과 어려운 점들은 각각 무엇이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먼저 좋은 점이라면 100% 예약제로 운영해서 부담이 적다는 거예요. 또 기본적으로 이곳 사람들이 여유롭고 친절해서 그런 부분들도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의 경우 직역갈등이 있는 게 단점이라고 느껴져요. 제가 어떤 진료를 할 때 양방 선생님들이 제 진료에 대해 지속적으로 폄하하고 있는 것 자체가 썩 좋은 부분은 아니잖아요. 또 한국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다른 한의사 원장님들과도 대개 그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캐나다 같은 경우는 환자들이 경제적 여유가 조금 있고, 행위별 수가제가 아니기도 해서 주변 클리닉 원장님들과도 관계가 좋아요. 주변 원장님들과 같이 모여서 식사하기도 하는데, 선배들이 이야기하던 경쟁이 치열하지 않던 옛날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부분은 좀 좋죠.
어려운 점을 말해보자면, 사실 언어적인 부분이 힘들긴 하죠. 제가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언어적인 부분에서 항상 도전이 있어요. 다행인 것은, 만약 미국이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캐나다는 이민 국가다 보니 제가 영어를 좀 못하더라도 환자분들이 존중해 주는 부분들이 있어요. 또 요즘은 베트남 분들이 한국 분들보다 많이 오고 있는데, 베트남어 통역을 갖춘 환자분들도 있다 보니 조금 수월한 경우도 있었어요. 한국에도 진상이나 피곤한 스타일의 환자들이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대마초를 피다가 진료실에 온다든지 하는 상상 밖의 극단적인 경우들도 있어요. 그런 문화적인 면에서도 힘든 게 좀 있죠.
Q. 현지에서 체감하신 한의학에 대한 인식과 수요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느낀 한의학 자체에 대한 인식이나 수요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것이라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까 봐 우려되기는 해요. 그래도 분위기 자체는, 한국과 달리 물리치료사든 다른 치료사든 의사 자체가 엄청 부족한 느낌이에요. 미국의 경우 의료가 상업화되어 서로 경쟁하는 체계지만, 캐나다는 영국식 의료 체계여서 양방 자체가 무상 의료죠. 무상이다 보니 해주는 게 별로 없어서, 비만치료제인 삭센다나 오젬픽을 구할 수는 있지만 체중계로 몸무게를 측정하고 그냥 알아서 주사 놓으라는 식인 거죠. 인바디 같은 것은 아예 없고요.
한국에서는 자동차보험, 다이어트, 추나 3가지를 찾는 환자들이 많고 이 분야로 경쟁, 진료체계, 시스템 등이 엄청나게 발달되어 있는 반면 캐나다 로컬에서는 이 3가지 영역에 대해 서로 경쟁하면서 환자를 유치하려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 다른 점이, 양방 선생님들도 치료 방법으로써 한방을 함께 많이 선택하려고 하는 분위기예요. 또한 요즘은 글로벌한 K-pop 문화 덕분에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외국인들이 특히 한국 연예인의 건강관리에 대해 동경하고 궁금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외국인 친구들이 K 드라마나 넷플릭스에서 연예인이 공진단 같은 걸 먹거나 한약이 등장하면 굉장히 궁금해하고 관심을 많이 갖더라고요. 실제로 베트남 친구들이 우황청심환을 많이 좋아하고 구매도 많이 해서, 그 시장이 굉장히 큰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국내에서는 잘 몰랐던 해외 수요들이 확실히 한류랑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원장님께서는 한국에서 한의원을 개원하고 이후에 캐나다로 진출하신 케이스인데, 반대로 처음부터 해외에서 개원하는 것을 비교하면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임상 경험들이 해외에서 개원 과정과 임상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만약에 한국에서 임상 경험을 하지 않고 제 나름의 시스템이 없었다면 그냥 여기 와서도 다른 현지인들이 하는 것들을 보고 따라서 운영을 했을 것 같거든요. 한국에서도 나름대로 잘했던 경험 덕분에 캐나다에 와서도 어려움을 덜 겪을 수 있었어요.
다만 한국에서는 한의원 진료 시간을 늘리고 365 한의원을 하거나, 입원실 한의원, 또는 한방병원 등 개원가의 유형이 명확하고, 의사 한 명이 낼 수 있는 매출의 한계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해외에서는 (건강보험 체계가 다르다 보니) 물론 운영 지출도 크긴 하지만 성장의 한계에는 제한이 없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유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는 한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저는 보건산업진흥원의 국제의료사업 전문위원(GHKOL, Global Healthcare Key Opinion Leader)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많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해외 진출을 하거나 해외에서 임상실습을 할 때 컨설팅을 받으셔요. 그러나 컨설팅에만 그치지 않고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사실 알아보기만 하는 단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해외에 어떤 osteopathy 과정이나, 각국의 면허 취득 시험 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한 발짝 다가가서 실제로 경험해 보는 것이 우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으로 서칭을 해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굉장히 많지만, 그래도 실제로 현장에 나와서 보는 것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판단하는 것은 현실과 더 차이가 많이 나는 면이 있죠.
Q.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한의대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활동이나 공부가 있나요?
저는 osteopathy 공부를 추천하기는 해요. 유럽이나 캐나다처럼 미국 외 많은 나라에서는 WHO에서 정한 osteopathy type 1,2 라이센스나 교육 과정들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은 학생 때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2012년도쯤 osteopathy 캐나다 과정을 바로 수강했는데, 그때 당시에 인지도도 낮고 저도 캐나다로 갈 생각도 없었던 시절이라, 그때는 그저 배우는 게 좋아서 시도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다만 외국에 나가서 내 면허나 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정식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공부를 많이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한국 내에서 osteopathy를 배운 사람에게 몇십 시간 동안 세미나를 듣는 것과, 온라인이라고 하더라도 osteopathy 정규 과정을 이수한 것은 차이가 크다는 생각도 들어요.
Outro
Q. 인생 그래프를 그려본다고 할 때, 원장님의 인생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가장 포기하고 싶으셨던 순간, 그리고 그때의 극복 방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지금이 가장 일을 많이 해서 힘든 순간이긴 하지만 동시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운동 치료할 때나 해외 진출을 준비할 때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남들이랑 되게 다르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마치 고등학교 때 스타크래프트를 막 밤새서 하는 것처럼, 그냥 재미있으니까 피곤한데도 미친 듯이 하는 거죠. 지금도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굉장히 살인적인 스케줄이고, 좀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또 재미도 있고, 하다 보니 쉴 수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극복 방법이랄 것도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극복 방법이라기보다 제가 지금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은, 방향을 잘 설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꾸준히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제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정해놓고 가는 거죠. 예를 들어 환자를 볼 때도 새로운 운동 치료법을 공부해서 환자들한테 적용해 본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모습의 한의사가 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는 어쨌든 한국 정식 의료기관으로서 캐나다로 진출한 첫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른 원장님들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비즈니스적으로도, 환자 만족도의 측면에서도 모두 성공해서 수치적인 성장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운동 치료나 추나 치료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계속 연구도 하고 임상에서 적용을 해왔기 때문에.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계신 다른 원장님들과 교류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다른 원장님들 해외진출을 도우면서도 한의계에 오스테오파시를 안착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한의사들이 해외 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해외 진출 사업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건, 동남아 국가들에도 수요가 많이 있을 것 같다는 거였어요. 양방 선생님들은 K-doc이라고 해서,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의사들의 플랫폼도 따로 있더라고요. 우리도 이처럼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한의사끼리 뭉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원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그건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해외 진출이 1990년대, 2000대에도 있긴 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좀 줄어들고 있고, 또 기존에는 미국 쪽 진출이 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딱 시기가 되게 좋은 것 같아요. K-문화 열풍과 함께 한국의 이미지도 되게 좋고, 근골격계 부분에 있어서는 침 치료를 대표로 하는 한의학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한의학의 다양한 장점을 해외에 보여주어서, 한의학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의사 원장님들이 직접 해외로 진출하신다면 한의학의 오리지널리티를 잃지 않으면서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운동 치료와 osteopathy에 대한 공부는 제가 일찍 시작한 편이니까, 학문적으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Q. 한의대생이나 한의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는 학생 때 공부 열심히 하고 외부 학회에 다녔던 것들이 지금 돌이켜봐도 되게 좋았던 것 같고, 공중보건의 때 운동 치료 쪽 공부하고 또 해외 세미나 같은 거 다니면서 osteopathy를 공부했던 것도 참 잘했던 일 같아요. 한의학은 확장성이 넓은 의학이기 때문에 본인이 진짜 미친 듯이 좋아할 수 있는 분야들을 찾아서 그쪽 영역으로 한의학적인 베이스를 결합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생은 짧으니까, 재미있고 즐겁게 열심히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현실에서 계속 충실하게 하는 게 아무래도 제일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박호연 원장님의 도전적인 여정을 들으며, 한의사로서 도전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는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전해주신 박호연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신 분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Interviewer. 낙타, 꽁치, 펭귄
Editor. 낙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