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9일 작성
시간은 빠른 것이라, 수 없이 겪어왔던 밤이지만, 이번의 밤은 다를 거야. 세상이 너를 성인이라 부르게 되면, 막연하게도 너는 성인이 되는 거지. 무엇이, 무엇을, 무엇으로 바꿔 나가야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너인 것이라서 그것이 기쁠지 언정 반대로 무서울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해.
스스로는 눈 없이 태어난 존재인 것이라, 걸어갈 길에 가시가 있는지, 돌뿌리가 있는지 몰라 그것에 걸려 넘어지고, 피가 나는 것이니, 미리 손으로 만져 그것이 어떠한 성질인지 귀찮도록 매번 알아내야 하겠지.
행복을 추구하기 보다, 다가오는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너 스스로를 훈련했으면 해.
술은 적게 마시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며
잠은 충분히 자되 늦게 잠에 들지 말 것이고
게임은 줄이면서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으면
넌 지금의 내가 되겠지
널 그렇게 내버려두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서 부탁이 있어.
그 선배가 어딘가 위험해 보였어도, 다가가지 않는 이상 그 이유를 알 수는 없다고 생각했겠지. 너의 말이 백번 맞아. 하지만, 그렇지만 두려움을 이겨낸답시고 다가간 너의 마음이 벗겨져 담금질 당하기 보다, 그저 미숙한 청년으로 남아 조금 천천히 그 이유를 알았으면, 그것이 너를 달구어 엎어트리기 전에, 그만 도망쳤으면 해.
걸어갈 길에 가시가 있음을 알았을 때, 그것을 밟고 지나가는 것이 젊은이의 특권이더라도, 벗겨낼 수 없는 상처가 상장이라고 너는 생각하겠지만, 그 상처는 속살을 들어내곤 가벼운 비에도 아파할 수 밖에 없게 됨을 알았어야, 그랬어야 이 글을 쓸 필요가 없었을 텐데.
쓸데없이 걱정만 많던 나에게.
부탁이 있어.
나처럼 살지 말았으면 해.
종종, 대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친구들에게 인생의 조언을 하는 상상을 합니다. 청자 입장에서야 그것이 여느 아저씨들과 다를 바 없겠지만, 지극히 여유로운 시간을 때우는 상상이죠. 처음에는 저의 인생의 가치관을 줄줄 읊어요. 대단 한 것처럼, 멋있는 것처럼요. '내가 이렇게 곤조있게 살아왔다'를 길게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그것이 끝날 때쯤, 문득, 저의 상처들이 다가옵니다. 상처들은 아직도 엉켜진 실타래처럼 풀리지 못해서, 쌓여 덩어리가 된 엉터리 앙금들은 따끔한 맛이에요. 그렇게 눈시울이나 붉어지다가, 키보드 몇번 누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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