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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gieon Oct 29. 2016

Kölsch 의 맛

쾰른에서만 판매하는 쾰쉬(Kölsch)를 마셔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나는 그 맛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토록 방심하지 말자 당하지 말자 다짐했건만,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기 전 잠시 여유를 부려서 일까.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쾰시를 마시는데 한 행인이 중앙역의 길을 물었다. 어눌한 영어로 묻기에 친절히 답해주었지만 돌아온 것은 사라진 내 가방뿐이었다. 당한 거다, 멍청하게도..

정신줄이 놓였지만 참 사람이 신기한 게 그 상황 속에서도 머릿속엔 계산을 하게 된다. 물론 머릿속에서만, 실제론 당황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주위의 손님들이 대신 안타까워하며 주인장 또한 자기 가게에서의 벌어진 일이라 맥주 값을 받지 않았다. 쾰른 대성당에 위치한 경찰한테 이야기도 해보고 이리저리 골목길을 찾아다녀봤지만 결국은 못 찾았다. 당연한 결과다. 제일로 멘틀이 부서졌던 것은 배낭 속에 있던 집의 마스터키가 문제였다. 자칫 잘못하여 몇백만 원이 깨질 수도 있는데 다행히 타 지역에서 잊어버린 상황이라 집주인도 이해를 해주어 지출은 10만 원 정도에 그쳤다. 인생 살면서 몇 안 되는 큰 사건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역시나 쾰시의 맛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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