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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Oct 10. 2016

40. 펀드투자의 성공은 인내심에서 출발한다

다섯 번째 펀드 투자일기 -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2008년 2월 22일 금요일 코스피 지수 1,686.45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거의 10%나 하락했고, 작년 고점 이후 18%나 떨어졌다. 그러나 1987년 미국의 블랙먼데이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이 날 하루 미국의 다우지수는 508 포인트나 떨어져 전날 대비 23%가 폭락했다. 주식투자의 대가인 랄프 웬저는 “이때의 심정은 마치 바다에 나가 요트 경주를 하다가 갑자기 번개를 맞았을 때 순간적으로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는 그런 경우와 비슷하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시장의 충격이 컸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그러나 랄프 웬저는 전체적으로 뒤돌아보면 대폭락에도 불구하고 1987년 내내 주식을 팔지 않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더 나은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추가 매수해야 한다. 왜냐하면 최고의 주식도 형편없는 주가에 매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피터 린치가 그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피력한 1987년 대폭락에 대한 소감을 보면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피터 린치는 투자자들은 항상 시장의 등락에 둔감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날 벌어진 대사건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가령 피델리티의 마젤란펀드에 넣고 있는 백만 명의 투자자 중 참담했던 그때 자금을 인출해 간 투자자의 비중이 3%가 안 된다는 사실이 한 예가 될 것이다. 절망 속에 팔게 되면 항시 싸게 파는 결과가 빚어지는 법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래서 피터 린치는 ‘만약 주가가 25% 하락했을 때 주식을 팔고 싶은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아예 주식투자를 하지 마라. 만약 주가가 25% 하락했을 때 사야 된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예 주식투자를 하지 마라’ 고 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세일을 기다리지 않는가? 주식투자도 이와 같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치투자자인 존 템플턴도 ‘시장의 비관이 최고조에 달할 때 투자를 하라’ 고 했다. 본질가치 대비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가격이 올라가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주가는 언젠가는 내재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랄프 웬저와 피터 린치의 가르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의 주식시장의 하락은 1987년의 블랙먼데이에 비하면 그렇게 큰 충격이라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된다. 주식투자의 수익은 바로 인내심의 대가다. 오랫동안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인내심은 먼 훗날 당신에게 안정적인 수익으로 보답할 것이다. 주식투자의 성패는 과도한 탐욕도 경계해야 되지만 과도한 공포도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펀드 투자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된다. 지금은 환매할 때가 아니다. 신규 투자자들은 싼 가격으로 펀드를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한꺼번에 큰 금액을 투자하지 말고 분할해서 투자하면 된다. 그런 다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장기투자원칙은 펀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블랙먼데이의 역사로부터 투자의 힌트를 얻어라     


지금 생각

   지금은 환매할 때가 아니다. 이 말을 믿은 투자자들은 그 후 2008년의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원망도 많이 했을 것이다. 이때 가지고 있던 펀드를 모두 환매해 수익을 실현했어야 했는데…… 


   물론 이때 펀드를 환매했다면 금융위기 때의 패닉은 겪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코스피 지수 1686.45 포인트에 팔았다면 이보다 더 낮은, 예를 들면 코스피 지수가 1,200 포인트나 900 포인트일 때 다시 펀드에 투자를 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예측해서 유명세를 탄 미네르바는 코스피 지수가 500 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누가 이런 어려운 시장여건 하에서 용감히 투자를 할 수 있었겠는가? 투자자들은 시장이 좋아져서 마음이 편안해지면 그때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아마도 코스피 지수 1686.45 포인트에서 팔았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다시 재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그 보다 더 높은 지수에서 재투자를 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면 다행히 금융위기는 모면했을지 모르지만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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