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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Nov 18. 2018

주니어의 '문제 정의하기'

직업인의 기본기 #01

직업인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종사하는 직업, 우리가 속한 기업은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외과의사는 다친 환자를 고치기 위해 일하며, 디즈니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영감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이런 직업과 기업이 다루는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 직업인의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든다. 우리가 직업인으로서 만나는 문제는 일상의 문제와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그것들은 왜 어려운가?


이 화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면서 문제해결의 시작인 '문제 정의하기'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보고, 이를 실무에 적용할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를 보겠다. 아래 문제를 한 번 풀어보자.

문제 1. "내가 마시던 커피가 식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잠시 답을 생각해보자.

.

.

.

생각해보자고 했지만, 답은 간단하다. 전자레인지에 커피를 데우면 된다. 

그럼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를 보자.

문제 2. "커피 시장의 규모가 궁금하다. 어느 정도인가?"

이번에는 정말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상사가 바로 물어오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

.

.

조금 시간을 투자해서 생각해보았는가? 독자마다 각기 다른 답이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아래는 주니어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응이다.

문제 2. "커피시장의 규모가 궁금하다. 어느 정도인가?"
→ 네이버나 구글에서 '커피시장 규모를 검색'한다. 2017년에 한국 커피시장 규모가 11조를 돌파했다는 기사를 발견하여 이야기한다.

이 대응의 문제가 무엇일까? 

실무적인 장면에 대입하여 살펴보자. A팀장이 이 문제를 요청하였고, B팀원이 위와 같이 대답하였다 하자. 대화는 아래와 같이 전개될 공산이 크다.

- B팀원: 알아냈습니다! 2017년 한국 커피시장 규모는 11조라고 합니다.
- A팀장: "11조? 굉장히 큰데요. 흠. 혹시 믹스커피도 포함한 건가요?"
- B팀원: "앗. 찾아볼게요. (기사를 확인해보고) 음, 원두커피와 믹스커피를 합쳐서라고 하네요."
- A팀장: "아.. 저는 커피전문점 시장에 대해서 알고 싶었던 건데.."
- B팀원: ㅠㅠ
- A팀장: ㅠㅠ

위는 비즈니스 실무에서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오해이다(과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못 시킨 A팀장에게도 1차적인 잘못이 있다). 이 오해에 기반을 하여 B 팀원이 해당 리포트를 장표로 정리하는 등 더 큰 리소스를 투자했다면 정말 눈물 나는 손실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이는 사람의 본능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문제를 마주하면 해결부터 하려 한다. 


사실 이는 문제 난이도가 낮은 때에는 아주 훌륭한 대응이다. 1만 4천 년 전 원시 수렵인을 생각해보자. 원시 수렵인의 입장에서는 호랑이를 보면 보자마자 달아가는 것이 상책이다. 호랑이가 나타난 것을 보고 호랑이가 나타난 배경과 원인을 사유하고, 호랑이가 잘 달릴 수 상태인지 여부를 관찰하면서 숙고를 하던 이들도 있었을지 모른다. 있었다고 하면 그들의 유전자는 우리들에게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성미 급하고 빠른 다리를 가졌던 이들의 자랑스러운 후손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보면 해결부터 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방식은 그것보다 조금 더 복잡해졌다. 현대인이며 직업인인 우리는 문제를 보면 해결부터 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수렵채집인의 본성을 억누르고 '문제 정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직업인의 문제 해결의 프로세스는 통상적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① 문제 정의 → ② 문제 분석 → ③ 문제 해결


이 중 문제 정의하기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어느 정도는 클리셰스러운 말이다. 필자의 고민을 솔직히 풀어보면, 기존에 문제 정의에 대한 방법론들은 주니어의 실무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경영자나 컨설턴트가 다루는 종류의 문제에는 해당할지 몰라도, 주니어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그 방법론을 활용할지 막막해 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필자가 이 주제에서 답하고 싶었던 질문은 이것이다.


'문제 정의하기'의 정신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답을 하기 위해, 필자가 나름대로 정리해본 '문제 정의하기'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명확화 → 2.  조감화 → 3. 질문 정의


하나씩 살펴보자.


■ 1. 명확화 - '정보 격차 줄이기'


내 커피가 식었다는 것과, 커피시장의 규모가 궁금하다는 것. 이 두 종류의 문제의 근본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간단히 답하자면 전자는 내가 인식한 문제이며, 후자는 다른 이가 인식한 문제를 내게 해결을 요청한 것이다. 이때 필연적으로 '모호성'이 발생한다.


상당히 구체적인 상황을 먼저 살펴보았으므로, 이를 추상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모호성은 아래와 같은 인식의 경계 간 정보전달 과정, 즉 커뮤니케이션 중에 발생한다. 아래는 필자가 임의적으로 모델화한 것이다.


※ 커뮤니케이션 모델

문제 정의를 위해 필요한 정보의 총량이 a라고 하자. 이때 A팀장이 알고 있는 정보는 a의 일부인 b뿐이다. 당연하다, 모든 것을 알 수가 없으니. 그리고 이 문제 해결을 B팀원에게 요청할 때, A팀장은 b만큼의 정보가 아닌 c만큼의 정보만 말한다. 이 정도는 알고 있겠지 라고 생각하거나, 바빠서 전달을 못하는 정보가 'b-c'만큼 발생하는 것이다. 이미 필요정보보다 상당히 작은 정보인데, 이 정보 c가 B팀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유실이 발생된다(슬프게 튕겨져 나가는 저 작은 화살표를 보라..). B팀원은 본인의 인식의 경계(프레임)에 따라 정보를 해석하여 정보 d를 산출한다.


결국 필요한 정보는 a만큼인데 B팀원은 d 만큼밖에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래의 공식을 산출할 수 있다.


'정보 a'-'정보 d'=모호성


즉 정보 a와 정보 d의 격차가 클 때 우리는 '모호성이 크다', '모호하다'라고 한다.

이런 인식의 차 때문에 모호성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사실에 우리는 대단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서로를 오해하기란 너무나 쉬운 일이다. 이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직업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아주 크게 달라지며, 이에 따라 협업력이 크게 좌우된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으로서 직업인은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이를 이해한 후에 먼저의 문제를 다시 살펴보자.

문제 2. "커피시장의 규모가 궁금하다. 어느 정도인가?"

이런 문제를 만나면 우선 우리는 의심해야 한다. 이 문제는 실은 굉장히 모호한 문제이다. 잘 훈련된 직업인이라면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필수적으로 떠올려야 한다.


'커피'가 무엇인가? 믹스커피를 말하나, 커피전문점의 커피를 말하나, 아니면 모두를 말하나? 

시장은 어디인가? 전 세계인가, 우리나라인가?

언제를 말하나? 2017년이면 되는가, 추정치라도 2018년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가?

규모는 매출 규모인가?


이제 기초작업을 했으니 다음을 보자.


■ 2. 조감화 - '맥락 이해하기'


조감화(鳥瞰化)는 필자가 마음대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조감이란 새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에 비유한 전지적인 시점을 의미한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으로써 명명하였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라고 하는 맥락과 같다. 이는 논리적 사고력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분석력'보다도 중요하다(논리적 사고력도 재미있는 주제여서 나중에 살펴볼 예정이다).


이와 같은 조감력(鳥瞰力)을 가지고 조감화를 하는 사람, 즉 문제가 제기된 배경을 이해하는 사람과 주어진 문제 자체만 보는 사람은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앞서 보았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커피시장의 규모가 궁금하다. 어느 정도인가?"라는 문제는 사실은 상위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왜(?!) 커피시장의 규모가 궁금한가? 우리는 그 질문을 떠올려야 한다(정말 중요하다고 익히 들어온 'Why'의 중요성이다!).


왜 커피 시장 규모가 궁금한가? 다음과 같은 숨겨진 상위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잠재 클라이언트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Z사가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상위의 질문에서 산출되는 하위 질문들을 예시적으로 구조화하면 아래와 같다. 여기에서 붉은색 테두리가 함께 살펴보았던 '문제 2번'이다. 


※ 질문 목록 1

즉 '문제 2'번은 이와 같이 보다 큰 문제의 일부였던 것이다.


위와 같이 상위 질문이 존재하고 하위 질문으로써 요청사항이 존재하는 '맥락'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B팀원은 훨씬 더 효율적이고 퀄리티 있게 일을 할 수 있다.


우선 Scope가 명확하게 커피전문점 시장으로 정의된다. 위의 명확화 과제의 일부가 해결되는 것이다. 또한 만약 아주 힘들게 찾아보았는데 '커피전문점 시장규모'가 나오지 않는다 해보자. 맥락 파악이 안 되어있다면 멘붕하고 고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겠지만 맥락 파악이 되어 있다면 '프랜차이즈/개인 커피전문점에 대한 선호도 변화 조사', '커피 원두 수입량 변화 추이' 등 같은 목적으로 수행하는 다른 자료로 대체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이 주니어에게 중요한 이유는 주니어에게는 '문제 해결 프로세스'의 전체가 주어지기보단 일부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상급자가 문제 정의를 하고 문제 분석 단계의 여러 과업 중 하나를 주니어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때 주니어는 자신의 과업을 스스로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상급자가 진행한 '문제 정의'를 이해해야 한다.

 

■ 3. 질문 정의 - 문제가 답해야 하는 '진짜 질문' 만들기


앞에 두 가지를 살펴보았다면 이 세 번째 단계는 상당히 간단하고 당연하다. 문제가 답해야 하는 '질문'을 정제 또는 산출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질문은 두 가지, '초기 질문'과 '핵심 질문'으로 구분된다


이 중 '핵심 질문(Key questions)'은 비교적 유명한 개념이다. '핵심 질문'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 산출하는 질문들의 총리스트이다. '핵심 질문'들을 모두 답하면 주어진 문제는 해결된다는 관점에서 산출하는 것이 '핵심 질문'이다.


'초기 질문(Primary question)'이란 이런 '핵심 질문'들을 산출하는 가장 상위의 질문이다. 도식 '질문 목록 1'에 있는 최상위 질문인 "잠재 클라이언트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Z사가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바로 이 '초기 질문'이며, 아래 전개되어 있는 질문 목록이 '핵심 질문'이다.


'문제 정의하기'란 다시 말하면 '초기 질문' 또는 '핵심 질문'을 명확화 하는 단계이다. 본인이 최상위 레벨의 문제를 맡았다면 '초기 질문'과 '핵심 질문'을 산출하고, 그 하위의 문제를 맡았다면 '초기 질문'을 이해하고 '핵심 질문'을 산출 또는 명확화 하는 것 문제 정의 단계이다.


'질문 정의'를 적용하기 위해 앞서 보았던 '문제 2번'을 다시 보자.


문제 2. "커피시장의 규모가 궁금하다. 어느 정도인가?"


이는 초기 질문의 하위인 핵심 질문 중 하나이다. '명확화'와 '조감화' 과정을 거치면 우리는 위 질문을 다시 한번 재정의해야 한다. 재정의된 질문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재정의된 문제 2. "대한민국 커피전문점의 매출 기준 시장규모는 2017년도 기준으로 어느 정도인가?"


첫 번째 질문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확인 가능하다. '좋은 질문'이란 검증이 가능한 질문이다. '핵심 질문'은 이와 같이 검증 가능한 수준까지 구체화 및 분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약에 본인에게 주어진 '핵심 질문'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면 구체적인 수준까지 분화하는 것이 '문제 정의하기'의 과제가 된다.


이를테면 한 단계 상위 질문인  '커피전문점 시장이 침체되었는가?'라는 분석을 요청받았다면 아래의 붉은색 박스 영역과 같이 분화시킬 수 있다(러프한 예시이다).


※ 질문 목록 2


이렇게 '문제 정의하기'의 과정을 모두 살펴보았다.

 '문제 정의하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실전 경험과 의식적인 논리력 학습이 필요하다. 단 번에 이해하기는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므로 좀 더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겠다.


한 마디로 '문제 정의하기'란 '일련의 질문들을 통해 문제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초기 질문/핵심 질문을 산출하는 것'으로서 아래 프로세스를 따른다.


명확화 - 오해의 여지, 모호성을 제거한다

조감화 - 문제가 주어진 전체 맥락을 이해한다

질문 정의 - 검증 가능, 행동 가능한 수준으로 질문을 산출한다


위 프로세스는 일을 잘하는 이들이 암시적 또는 명시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세스이다. 주변에서 일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업무 특징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실무에 적용할 단서가 아직 부족할까 걱정되어, 마지막으로 위 프로세스를 모두 적용한 총정리적이 예시를 들면서 마무리하겠다. 부록처럼 생각해도 좋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주간 보고서를 만든다고 하자. 실력이 부족한 마케터가 만든 보고서는 매체별 성과의 현상적인 측면과 명시적인 원인에 대한 서술의 나열에 그치곤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를 리뉴얼하는 과업을 맡았다고 하자.


아래의 질문의 프로세스를 거쳐 보고서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 보고서 리뉴얼을 위한 문제 정의 프로세스>


1. 명확화 - "문제의 요청사항이 무엇인가?"

재작성될 보고서의 요건은 무엇인가? 기존에 보고서의 무엇을 문제로 인지하고 개선을 요청한 것인가?


2. 조감화 - "문제의 상위 질문들은 무엇인가?"

주간 보고서가 왜 필요한가?

일일 보고서, 월간 보고서와 어떤 역할 차이가 있는가?

의사결정자와 업무 관련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가?


3. 질문 정의 - "어떤 질문에 답하면 문제가 해결되는가?"

초기 질문: (보고서가 답해야 할 궁극적인 질문 설정)
-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주별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핵심 질문: (초기 질문에서 분화되는 핵심 질문, 보고서의 내용 설정)
[현황 개요] 
- 전체 달성 추이는 어떠한가?
- 주별로 관리해야 하는 핵심지표의 추이는 어떻게 되는가?
[현황 분석]
- 왜 이런 변화가 발생했는가?
  └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 경쟁사는 무엇을 했는가?  
  └ 무엇을 시사하는가?
[향후 진행사항]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어떤 결과를 예상하는가?
- 협업 요청사항 또는 의사결정 요청사항은 무엇인가?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서도 스스로 개선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부록까지 쓰면서 마무리하려 했는데 한 가지를 빼먹었다... 이제 진짜로 마무리하면서 이 글에서 가장 중요했던 메시지를 짚어보겠다(이번엔 진짜 마무리다...). 


맨 처음 제기한 것처럼, 필자가 하고 싶었던 작업은"'문제 정의하기'의 정신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답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대한 답으로서 필자가 이 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음이다.


질문하자.
질문하는 능력과 문제해결력은 비례한다.


문제해결력이 뛰어난 사람은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안다. 얼마나 정제되고, 구체적이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느냐는 한 사람의 문제해결능력을 예시적으로 잘 보여준다.


내가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대표님은 면접 때 면접자에게 질문을 거의 하지 않으셨다. 대신 면접자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했다. 질문의 질적 수준을 통해 그의 전투력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냥 질문을 많이 해보라는 이야기는 막연하다. 한 가지 팁을 이야기해보겠다. 필자는 의식적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를 위한 좋은 트레이닝 중 하나는 회의나 발표 자리에서 첫 번째로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여러 사람 중에서 질문한다는 부담감은 그만큼 정제된 질문을 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필자는 귀차니즘이 많아져서 이전보단 덜 하지만, 한때는 아무리 큰 발표 자리에서도 빠짐없이 가장 먼저 질문을 던졌다. 내 질문의 퀄리티가 청중들에게 전달되는 발표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좋은 부담감을 떠안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은 트레이닝이다.


문제해결력을 키우기를 바라는 주니어들이라면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이렇게 문제 정의하기를 살펴보았다. '문제 정의하기는' 문제가 어려워지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모호성'을 해소하는 작업이었다. 이후에는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다른 특성들도 살펴볼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주니어에게 특히 중요한 적인 '모호성'을 좀 더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다음 화에서는 모호성을 해소하는 보다 실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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