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의 기본기 #03
앞서 part I에서 직업인의 8가지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며 앞에 네 가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직업인의 8가지 커뮤니케이션 습관
1. '두괄식'과 '미괄식'을 구분하여 활용한다
2. 서술에 그치지 않고 '할 것(To-do)'을 명확히 한다
3. 중요한 것은 '기록'으로 남겨 '공유'한다
4. 불완전한 정보라도 공유한다
5. 문제가 아닌 답을 제시한다
6. 최적의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7. 핑퐁(Ping-pong)을 최소화한다
8. 선제공격한다
이번에는 아래 네 가지 습관에 대해서 정리해보겠다.
두 편에 걸쳐 상당히 방대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게 되어 송구스럽게도 독자분들이 읽는 수고가 매우 클 것이다. 본 시리즈의 목적은 스낵적인 비즈니스 업무 팁 제공이 아니라 비즈니스 업무의 기본기의 '실전적인 적용 방법' 전파에 있으므로 양해를 부탁드린다('수학의 정석 실력 편'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다섯 번째, 문제가 아닌 답을 제시한다
필자가 처음 호흡을 맞추는 주니어들에게 상당히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상대방을 고민하게 하지 말라."
이 원칙은 여러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 "문제가 아닌 답을 제시한다"는 커뮤니케이션 습관은 이 원칙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다.
직장 내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예시한 아래 세 가지 발화를 보자. 모두 팀장 A가 보고를 받는 상황이라 하자.
[CASE 1]
팀원 B: (매체소개서를 공유하며) A매체에서 새로운 광고 상품이 나왔다고 광고비 크레딧을 준다고 합니다. 집행할까요?
팀원 C: 시즌 키워드 순위를 올렸는데 CPC만 올라가고 전환율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다시 낮추는 게 나을까요?
팀원 D: 소재 A안과 B안을 만들어봤습니다. 어느 걸로 집행하는 게 좋을지 선택해주시면 live 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은 직업인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허나 사실 매우 많은 경우 문제의식 없이 위와 비슷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직업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지 문제를 더하는 사람이 아니다. A팀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저런 요청이 오게 되면 팀장 A는 자신의 리소스를 투자해서 정보 수집을 하고, 대안을 산출 또는 비교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여러 업무에 손이 가 있는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버거운 일이다. 물론 관리자는 팀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팀원은 프로페셔널로서 반드시 자신이 1차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놓고서 관리자에게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리자가 일을 바닥부터 함으로써 제한된 관리자의 리소스가 소모되어 더 중요한 일에 투자할 리소스가 부족하게 된다.
팀원은 자신의 관리자를 소중히,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위의 팀원 B와 C는 아래와 같이 대응함으로써 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팀원 D는 잠시 후에 보자).
[CASE 2-1]
팀원 B: (매체소개서를 공유하며) A매체에서 새로운 광고상품이 나왔다고 광고비 크레딧을 준다고 합니다. 급히 디자인 진행할 리소스가 다소 빠듯하기는 한데, 무료로 집행할 수 있고 신규 상품이라 노출도 우선적으로 해준다 하니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확인해주시면 진행하겠습니다.
팀원 C: 시즌 키워드 순위를 올렸는데 CPC만 올라가고 전환율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해당 키워드군 트래픽은 더 늘어날 것이라 볼륨을 위해 상순위 전략은 유지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당장 떨어진 전환율에 대응하고 CPC 상승 억제하기 위해 전환율 떨어지는 시간대 분석하여 선택적으로 순위 낮추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조치 취하고 변화 내용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동료가 이렇게 해줄 때 훨씬 더 편하지 않겠는가?
이제 팀원 D의 발화를 다시 보자. 팀원 D의 발화는 선택권을 준 것이니 문제가 없지 않느냐 생각할 수 있다. 분명히 B와 C보다는 낫다. B와 C의 경우에 관리자가 바닥부터 정보를 확인하고 대안을 산출해야 하는 반면 D는 대안 중에서 선택하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프로페셔널이라면 관리자의 그 리소스까지 아껴 주어야 하며, 어느 것이 최선의 안인지에 대한 본인의 주관이 있어야 한다. 담당인 본인이 "잘 모르겠다"라고 한다면 이 세상 누가 그것에 대해서 잘 알 수가 있겠는가?
팀원 D는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CASE 2-2]
팀원 D: 소재 A안과 B안을 만들어봤습니다. A안은 저희가 협의한 메세지를 좀 더 강조한 안이고, B안은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을 강조한 안입니다. 이번에 산출한 메세지가 상당히 catchy한 만큼 A안을 선호한으로 추천드립니다. 확인 주시면 live 진행하겠습니다.
관리자는 근거에 대해 듣고 동의가 되면 Okay만 하면 된다.
그러면 B안은 애초에 왜 만드는가? 더 나은 선택을 조직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업무수행자가 모르는, 관리자가 알고 있는 맥락을 고려 시 B안이 더 좋은 안일 수 있다. 또는 관리자의 input으로 약간의 수정을 거쳤을 때 B안이 훨씬 더 좋은 안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 팀원 B~C의 케이스도 마찬가지이다. 팀원이 답을 다 내놓을 거면 관리자가 왜 있는가? 역시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다. 팀원이 먼저 대안을 마련해 제안을 하면, 관리자는 자신의 지적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그 대안을 발판 삼아 좋은 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위 CASE 1과 CASE 2가 실존하는 팀이라 생각해보자.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본다면 두 팀의 퍼포먼스의 차이가 얼마나 크겠는가? 대학교 단과대 축구동아리와 프로리그 축구팀 정도의 차이는 될 것이다. 직업인은 재미가 아닌 성과를 내기 위해서 일하는 자로서 자신의 팀의 퍼포먼스를 증대시킬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여섯 번째, 최적의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1. 서면(메일, 메신저, 보고서, 기타 산출물, etc)
2. 대면(회의, 1대1 대화, etc)
3. 유선(전화, 컨퍼런스콜)
직업인은 각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최선의 수단을 선택 또는 조합해서 활용해야 한다. 이는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것이나 주니어의 입장에서는 처음에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선택할 때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투자비용 대비 설명력', '방해 가능성', '감성'이 그것이다.
1. 투자비용 대비 설명력
여기서 투자비용이란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하는 내 비용과 상대방의 비용 모두를 고려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서면 커뮤니케이션은 타이핑을 하고 내용을 구성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방식이다. 높은 설명력이 필요할 때는 그 비용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런 비용 증가가 예상될 때 서면 대신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복잡도가 높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호 어느 정도 긴 설명을 해주어야 할 때는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2. 방해 가능성
방해 가능성은 상대방의 업무 흐름을 끊을 가능성이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은 방해 가능성이 높으며, 서면 커뮤니케이션은 낮다. 메일이 가장 낮은 방해 가능성을 가지며, 메신저는 서면 중에서는 방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나 상대방이 방해받을 시간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대면보다는 현저히 낮은 방해 가능성을 지닌다(메세지가 온 알림을 확인하고, 확인하고 싶을 때 내용을 볼 수 있으므로).
즉 높은 설명력이 필요치 않으면서, 긴급하지 않은 사안은 서면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해야 한다.
만약 어느 정도 긴급하고 높은 설명력이 필요한 이슈인데 상사가 바빠 보인다 하자. 그때는 메신저로 다음과 같이 말하면 된다.
'~'건에 대해 의논드릴 것이 있습니다. 혹시 지금 잠깐 5분 정도 말씀 나누실 수 있으신가요? 시간 괜찮시면 자리로 찾아뵙겠습니다.
이 메세지에는 중요한 배려가 담겨 있다. 우선 '~'건이라고 주제를 밝혔다. 주제를 밝히지 않으면 어떤 일에 대한 것인가 하고 상대가 궁금하게 된다. 그리고 소요시간을 5분이라고 명확히 밝힘으로써 상사가 본인이 얼마큼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여 스케쥴링을 할 수 있게 하였다.
3. 감성
마지막 중요한 고려사항은 감성이다. 대면→유선 →서면으로 갈수록 감성적인 touch가 떨어진다. 당연하다. 글은 우리의 감성이 증발된 채 내용만 남는다.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 내가 무언가 실수를 한 상황 등의 경우 대면, 최소한 유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이럴 때 서면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응하면 자칫 딱딱하게 읽혀 필요 없는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수단보다 내용이 더 중요함은 당연할 것이며, 상황상 대면/유선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경우(지연되면 안 되는 이슈라면) 서면 커뮤니케이션이라도 진행해야 한다.
일곱 번째, 핑퐁(Ping-pong)을 줄인다
핑퐁(Ping-pong)은 대화가 오고 가는, 즉 왕복하는 단위이다. 상대방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서는 어떤 대화든 이 핑퐁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고심해야 한다.
외부 파트너와 미팅 시간을 잡는다고 해보자. 만약에 주니어끼리 미팅 시간을 잡는다고 하면 아래와 같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팀원 A: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팀원 B: 내일 언제든 괜찮을 것 같습니다.
팀원 A: 내일은 시간이 안 되는데, 혹시 수요일 오전 11시에 어떠세요?
팀원 B: 수요일 오전 11시 괜찮을 거 같은데, 과장님과 시간 확인해보고 말씀드릴게요! (확인 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장소는 어디가 편하세요?
팀원 A: 그날 강남 쪽 외근이 있어서 제가 방문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팀원 B: 네, 그러면 그때 뵙겠습니다!
직업인은 결코 이런 식의 핑퐁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위는 운이 좋은 케이스이다. 저 제시된 시간이 안 맞았다면 대화는 더 길어졌을 것이다. 이 대화가 카카오톡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보자. 이 미팅 약속을 잡기 위해 몇 번씩이나 메세지를 확인하면서 주의력이 흩어져야만 한다. 직업인은 방해받지 않고 연속적으로 일할 시간을 서로 확보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핑퐁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추구해야 한다. 만약 본인의 시간 슬롯이 얼마 없어서 약속 잡기가 힘들다면 한 호흡으로 대화를 끝내기 위해 유선으로 통화하는 게 나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만약에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잡는다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해야 한다.
팀원 A: 수요일 오전 11시에 어떠신가요? 이번 주는 화요일, 금요일을 제외하고 언제든 괜찮으니 편하신 시간으로 정해 말씀 주시기 바랍니다. 수요일엔 제가 강남으로 외근을 가서 그날 미팅 진행하면 제가 사무실 쪽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팀원 B: (과장님과 시간을 맞춰보고서) 수요일 오전 11시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팀원 A: 네, 그날 뵙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단 1.5번의 핑퐁만에 대화를 끝낼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초반에 모두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물론 일정 조율이 아닌 다른 커뮤니케이션에도 적용되는 일이다. 물어볼 것이 있다면 리스트업 해서 한 번에 물어보고, 의사결정받기 위해 근거/고려사항을 제시한다면 정리해서 한 번에 제시해야 한다. 즉 이 하나의 작업 단위가 끝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하나의 예시를 더 들어보자. 슬랙 등 메신저의 등장으로 직장의 커뮤니케이션은 더 긴밀해졌지만 이를 잘못 활용하여 핑퐁이 증가할 위험성도 생기게 되었다. 예를 들어 A팀장에게 B팀원이 아래와 같이 채팅을 걸어왔다고 해보자.
팀원 B: (메신저 채팅으로 말을 건다) 팀장님,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팀장 A: 네, 괜찮습니다.
팀원 B: 이 A 솔루션이 있는데요(링크를 보낸다)
팀원 B: 마케터도 영상을 간단하게 편집하는 솔루션이라고 합니다.
팀원 B: 이런이런 장점이 있는데요,
팀원 B: 월 가격은 얼마얼마인데요, (...etc)
팀원 B: 영상에 노출 우선권을 주는 걸로 알고리즘이 바뀌었다 보니, (...etc)
팀원 B: 그래서 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팀원 B: 어떠세요?
팀원 B: 보고 계신가요?
팀원이 이걸 타이핑하는 데에 5분 정도 걸렸다 하자. 팀장은 5분 동안 메세지가 뜨는 것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 팀원이 타이핑을 모두 끝낼 때까지 기다리자 하고 다른 작업을 한다 하더라도 집중력은 이미 떨어져 있다. 관리자의 5분을 이렇게 써야만 할까? 팀원 B는 아래와 같이 커뮤니케이션하여 관리자의 시간을 절약해줄 수 있다.
팀원 B:
소재 제작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이 있어 도입 의사결정 요청드립니다.
'A 솔루션'이라고 마케터도 조금 배우면 영상을 간단히 편집하는 솔루션입니다. 영상 노출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매체들 알고리즘이 바뀌고 있어, 비용 대비 활용가치가 높을 거 같아 도입 제안드립니다. 참고하실 내용 아래 정리드립니다.
- 가격: XX
- 특장점: 1) ... 2) ... 3) ...
- 솔루션 소개 링크: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복사해서 채팅창에 한 번에 보내주면 팀장은 읽어보고 30초 만에 의사결정해줄 수 있다. 상대방이 편하게 커뮤니케이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는 이런 단순한 디테일에서도 차이가 난다.
여덟 번째, 선제공격한다
마지막이자, 가장 단순하며, 어쩌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업무수행자는 자신의 모듈의 책임자로서 업무를 주도해야 한다. 만약 여러분의 사수 또는 관리자가 당신에게 어떤 '운영적인(=직무상 당연히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를 지시하거나, 요청했던 업무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하고 확인을 해온다고 하자.
프로페셔널은 그 상황 자체를 위기 신호로 인지해야 한다. 이는 내가 업무를 놓치고 있거나, 내 보고의 호흡이 상사의 호흡보다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제공격이란 관리자가 찾아오기 전에 찾아가거나, 관리자가 찾아올 필요를 없애는 것 의미한다. 이는 업무를 주도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선제공격을 하는 이는 무엇을 해야 할지 본인이 가장 잘 알며, 관리자를 활용할 줄 알고, 팀의 정보가치를 높여 팀워크를 향상시킬 줄 안다.
이렇게 업무를 '주도하는 사람'과 '주도되는 사람'의 차이를 정리함으로써 이 원칙의 의미를 곱씹어보도록 하자. 사실 아래 내용만으로도 한 화를 쓸 수 있으나 커뮤니케이션이란 맥락 하에서만 간단히 정리해보자.
[주도하는 사람의 특징]
1. 업무를 스스로 산출한다.
2. 중요도가 높은 업무에 대해서 진행상황과 후속조치를 업데이트해준다.
3. 문제가 생기면 대안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해온다.
4. 업무 맥락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관리자와 동료의 정보상태를 최신화한다).
5. 중요한 문제에 대해 관리자의 의견을 요청한다.
6.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한다.
[주도되는 사람의 특징]
1. 관리자가 업무를 계속 지시한다.
2. 관리자가 한 번 물어봤던 업무에 대해서도 진행상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3. 문제가 생겨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 또는 인지하더라도 방치하거나, 대안 없이 문제만 가져온다.
4. 어떤 업무가 진행되는지 불투명하다(관리자가 물어오면 간섭이라 생각한다).
5. 관리자에게 의견을 요청하지 않는다(관리자/동료를 '활용한다'는 개념을 생각하지 못한다).
6. 주어진 시스템대로만 행동한다.
사실 위의 '주도되는 사람'이 '일을 잘 못한다'라고 하기보다 '평범하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허나 평범한 것에 만족하는 이라면 이 글을 여기까지 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직업인의 길을 추구하는 이는 남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이로써 탁월함을 추구해야 하며, 선제공격으로 일을 주도해야 한다.
이로써 직업인의 8가지 커뮤니케이션의 습관을 모두 살펴보았다.
직업인의 8가지 커뮤니케이션 습관
1. '두괄식'과 '미괄식'을 구분하여 활용한다
2. 서술에 그치지 않고 '할 것(To-do)'을 명확히 한다
3. 중요한 것은 '기록'으로 남겨 '공유'한다
4. 불안전한 정보라도 공유한다
5. 문제가 아닌 답을 제시한다
6. 최적의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7. 핑퐁(Ping-pong)을 최소화한다
8. 선제공격한다
책도 아닌 브런치로 보기엔 상당히 방대한 내용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사실 위의 여덟 가지 원칙은 단 두 가지 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I. "정보격차를 해소한다"
1. '두괄식'과 '미괄식'을 구분하여 활용한다
2. 서술에 그치지 않고 '할 것(To-do)'을 명확히 한다
3. 중요한 것은 '기록'으로 남겨 '공유'한다
4. 불안전한 정보라도 공유한다
II. "상대방의 리소스를 아껴준다"
5. 문제가 아닌 답을 제시한다
6. 최적의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7. 핑퐁(Ping-pong)을 최소화한다
8. 선제공격한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대원칙 두 가지는 '정보격차를 해소'함으로써 팀의 정보가치를 높이는 것, '상대방의 리소스를 아낌'으로써 팀의 리소스의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 단 두 가지만 기억하고 유의하여 팀워크 상황에 적용하면 된다.
..고 정리하고 끝내기는 아쉽다. 이러한 정리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원칙을 산출해볼 수 있다. 숨겨진 마지막 아홉 번째 원칙이다(그렇다, 하나 더 남아 있었다!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한다).
아홉 번째, 구조화하고 메세지를 제시한다
이를 숨겨진 아홉 번째 원칙으로 한 것은, 다른 예시를 들 필요 없이 이 아티클 자체에서 그 효용과 활용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사견으로, 구조화하고 메세지를 제시하는 것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기초이면서도 궁극의 기예이다. 알파이자 오메가랄까.
('궁극'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정진,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언제나 더 나은 구조, 메세지가 있다.)
이 아티클에서 이 원칙이 어떤 효용을 가지는가를 보자. 여덟 가지의 습관이 있다고 하여 우리의 머릿속에는 여덟 개의 버킷이 생성되어 여덟 가지 습관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였다. 여덟 가지라고 하지 않고 그냥 쏟아냈다면 '도대체 이 말이 언제 끝나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예시에 그치지 않고 각 예시가 의미하는 바의 메세지를 각 습관으로 정리하였고, 그것의 상위 메세지를 제시하였다. 만약 이런 메세지 없이 마케팅 에이전시의 파란만장한 에피소드를 소설식으로 쭉 쓰기만 했다면 '그래서 결국 어째야 한다는 거지?'하고 본인이 해석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앞서 함께 살폈듯 우리는 상대방을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구조화하여 제시하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해석하여 메세지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면서, 직업인의 실력에 따라 구조화/메세지화의 수준이 달라 끝없이 향상되어야만 하는 기예이다.
업무 경험이 거의 없는 주니어가 쓰는 보고서는 보고서인지 스크랩북인지 알 수 없다. 숙련된 직업인의 보고서는 속독이 가능하며, 무엇이 진행이 될 것인지 명확하며, 본능에 호소하는 합리성을 지닌다.
진짜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커뮤니케이션은 세 가지 원칙으로 정리된다.
"정보격차를 해소한다"
"상대방의 리소스를 아껴준다"
"구조화하고 메세지를 제시한다"
두 화에 걸쳐 살펴본 이번 내용은 적용 시에 즉시적(!)으로 업무 효율이 향상될 내용들이었다. 스스로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지 잘 따져보고 이후에 다시 확인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업무에 적용할 메세지가 있는 책은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몇 번이고 읽곤 했다. 생각보다 글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으니 한 번 믿어보기 바란다.
모쪼록 업무에 도움이 될 팁을 많이 찾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