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을찾는아이 Aug 14. 2021

조직은 잘, 변하지 않는다.

조직이 변하는 걸 기대하기보다, 내가 나가는 길을 택한다.

조직의 변화는 산을 옮기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솔직히 이 글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조직이 잘 안 바뀐다는 점 공감하지 않을까? 정말 수많은 조직들이 혁신이나 효율적인 조직관리 등을 외치며 변화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인 경우도 많으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다가도 저항에 부딪혀 원상복귀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조직들의 현실이다.

 조직은 잘 안 바뀐다. 물론 조직들은 변화를 위해 사람을 교체하는 등 여러 인적 쇄신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바뀌는 것만으로 조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할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정말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며, 끊임없이 점검해서 원상복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치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우공이산(愚工移山)에 비유할 수 있겠다.


변화를 위한 기회는 언제든지 있었지만, 그 길을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했다는데... 바뀐 거 맞아?

 조직들이 변화해야한다고 외치는 것과 달리 조직의 개편들을 보면... 엥? 할때도 있다. 그냥 조직형태를 변형하는 정도에 그쳤거나, 아니면 대외적으로 '있어'보이게 하는 개편인 경우도 많다. 단지 외형 조직 형태 개편이 변화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이유이다.

 왜 조직은 바뀌기 어려울까? 조직은 사람뿐만 아니라 조직을 운영하는 체제, 규율, 문화 등을 총망라한다. 조직 내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단지 간단하게 사람 하나만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조직은 변화 대응에 원래 느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닌다. 특히 이런 건 규범이나 규정 등에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하는 공공 조직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군(軍)이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 등을 외치며 사회와의 괴리감을 좁히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군 내에서 끊임없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기계적인 변화만으로는 그 모든 것이 변했다고 할 수 없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조직은 개인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개선시키고 싶은가? 그럼 그렇게 하라. 좋은 생각이다. 나도 적극 찬성이다. 그런데 그것에 앞서 자기 자신을 먼저 개선하는게 어떤가? 순전히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남을 개선시키는 것보다 자신을 개선시키는 것이 훨씬 더 수지가 맞는 일이다. 또한 훨씬 덜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일부(꿀벌을 얻으려면 벌집을 건드리지 마라)

 뜬금없이 자기계발서를 들고 온 이유는, 인간관계론의 저자인 데일 카네기도 남이 바뀌는 것보다 개인 스스로가 바뀌는게 훨씬 속 편하다고 조언해준다. 내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바꾸는 것이 훨씬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개인 스스로 바뀌는게 더 빠르다.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살펴보면 더 이해가 쉽다. 조직은 자신이 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현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각 개인인 조직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옷에 맞는 변화를 요구한다. 이는 과장급 이상의 경력자보다 사원급부터 대리급 이하 실무 업무를 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요구가 갈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제일 대외적으로 업무를 부딪힐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고, 성과물 역시 이들의 손에서 초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들이 대부분 내 또래인 90년대생일 가능성이 높다.


내 기대에 맞지 않는 조직에 남을 것인가, 떠날것인가?

 조직의 옷에 맞는 변화를 요구받은 90년대생. 어떤 선택을 할까? 내 기대와 달리 현실이 딴판이라는 것을 자각한 채.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고, 조용히 수용하고 바뀌는 길을 택하려 할까? 아마, 여러 선택지들을 갖고 고민할 것이다.

 이전 글(제이슨 본이 CIA를 그만두려던 이유)에서 이야기했던 것 중에서, 내가 하는 것 중 하나는 조직의 모습을 보며 내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걸 나만 하고 있을까? 조직에 맞는 옷을 입고 이 조직에 계속 있었을 때, 나의 모습이 어떨지를 상상해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윗사람이나 임원 등을 통해 그 '미래의 초상화'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 지점에서 나는 '연봉'을 다시 떠올려보고자 한다. '연봉'을 상대적으로 엄청 잘 주지 않는 이상, 조직에서 더 일해보겠다는 결심을 서게 하는 건 더 이상 연봉이 아니다. 90년대생들이 20~30대를 구성하고 있고 또 대부분 낮은 직급인 상황에서, 다른 곳에 가도 연봉이 거기서 거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나가는 게 빠르다는 결론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조직의 다른 부분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고, 조직이 내 스스로에게 만족을 주지 못한다면 퇴사라는 길을 손쉽게 택할 수 있다. 카네기 말마따나, 남(조직)이 바뀌는 것을 택하는 것보다 내가 나가는 것이 더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순간에도 수많은 90년대생들은 조직의 모습을 보고 퇴사를 해야 하나 여러 모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조직 내에 여러 모습들을 보며 답답해하고 있을 90년대생들에게 한번 귀기울여주심이 어떨지 제안드려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이슨 본이 CIA를 그만두려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