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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물 석이 Jul 15. 2021

문과출신 토종한국인, 캐나다 개발자 가능할까?

북미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 시리즈 Episode 1

들어가며

필자는 한국에서 태어나 상경대 졸업 후, 금융계 기업에 2.5년 재직하였다. 20대 중반 퇴직 후, 2018년 부터 캐나다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학부로 입학하였다. 2021년 봄, 3년만에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정규직 오퍼를 손에 쥐고 학교를 졸업하였다. 이 글을 통해 한국에서 해외취업을 꿈꾸거나 개발자로 커리어 전향을 꿈꾸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싶다. 나 또한 퇴직 및 캐나다로의 이주 결심을 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하였기에, 나의 경험과 정보가 사람들에게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간단한 자기소개  

캐나다 밴쿠버에서 UBC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2021년 4월 졸업)

Software Engineer로 Microsoft 입사 예정(2021 가을경)

아마존에서 2번 Software Developer Internship을 하였고, 정규직 풀타임 오퍼 받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번 Project Manager(PM) Internship을 하였고, 정규직 풀타임 오퍼를 받음


1. 문과 출신의 나, 개발자 될 수 있을까?

당연히 가능하다. 필자는 고등학교때 문과를 선택하였고, 대학교때 경영학과와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문과/이과적 성향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개인적으로 "말도 안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이과 관련 과 중에 수학이랑 깊은 관련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과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컴퓨터 사이언스도 여려가지 세부 전공 분야가 있고, 대부분의 분야에선 기본적인 수학과 탄탄한 논리력만 있다면 충분하다. 특히나 HCI (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 등 인관과 컴퓨터 융합 분야를 선택한다면, 수학과 논리력보다 심리학이나 심미적 재능이 더 중요하다. 반대로, AI나 머신러닝 등의 특정 분야에선 수학과 논리력이 좋다면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문적인 분야로서의 컴퓨터 공학을 다루기 때문에, 수학과 논리력이 좋다면 수업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된다. 나는 이과적 성향이 많은 문과생이였다. 수학과 논리학을 좋아했고, 1:1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 사이언스 기본 수업들을 듣는데 이과적 사고력이 도움이 되긴 했다. 즉, 수학과 논리력에 강점이 있다면 좋은 사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과가 그렇듯 교실안의 배움과 현업에는 괴리가 있고, 나또한 학교 밖을 나오는 순간부터 수학적인 사고와 증명은 만나본 적 없다. 

 

나의 재능과 흥미를 어떻게 확인해 볼 것인가?


컴퓨터 공학 수업 몇개를 시험삼아 들어보는것을 추천한다. 최고의 방법은 수업을 시험삼아 들어보면서 본인을 스스로 테스트 해보는 것이다. 2가지 종류의 수업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기를 추천한다.

실용적인 코딩 강좌로 현업의 느낌 체험하기: Udemy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레벨의 수업이 많은 것이 강점이다. 개발 > 웹개발 카테고리에서 홈페이지 만들기 등 재밋어 보이고 초보자 레벨의 수업을 하나 수강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는, YouTube에 Coding projects for beginners 라고 검색하면 관련 영상이 수십개가 뜨니, 발품 팔아가며 가장 재밌어 보이는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이를 실제로 끝내보는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이론적인 컴퓨터 사이언스 수업으로 학교 수업 스타일 체험하기: Coursera는 각종 미국 학교 또는 미국 기업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러닝 웹사이트이다. 나라면, 이곳에서 Computer Science 카테고리 안에서 Java 를 배워보도록 하겠다. Java는 가장 기본적인 Object Oriented Language로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학생이라면 열에 아홉은 쓰는 언어이다. Edx 또한 미국 각종 유수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러닝 웹사이트이다. 두곳을 비교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수업을 선택하자. Java 또는 Python 수업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C++ 또는 C 수업을 듣는 것은 너무 힘들 수 있으므로 비추한다.


2. 토종 한국인, 해외에서 개발자로 취업 가능할까?

YES! 당연히 가능하다. 개발자는 수려한 문장력과 완벽한 영어가 필요없는 직종이다. 자기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의 영어만 된다면 문법에 어긋나고 억양이 아무리 세더라도 상관없다. 다른 포스팅에서 인터뷰 이야기를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인터뷰 또한 테크니컬 인터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지, 얼만큼 멋잇게 표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북미 기업은 다양한 인재를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에서 리크루팅 한다. 입사해서 팀 구성을 보더라도 전 세계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인턴했던 아마존 팀 구성을 살펴보자,   

첫번째 인턴십때 했던 팀: 중국인 2명, 인도계 캐내디언 2명, 파키스탄인 1명, 헝가리인 1명, 그리스인 1명, 인도계 싱가폴인 1명, 한국인 1명(본인)

두번째 인턴십때 했던 팀: 스페인인 1명, 프랑스인 1명, 폴란드인 1명, 루마니아인 1명, 한국계 캐내디언 2명, 중국계 캐내디언 1명, 인도계 캐내디언 1명, 한국인(본인)


IT기업들은 영어가 채용의 1순위가 아니다. 그들은 지원자의 직무관련 실력을 본다. 물론 영어를 잘하면 본인을 더욱 더 잘 표현하고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겠지만, 영어를 외국어로 한다고 해서 채용이 어려운것은 절대 아니니 낙심하지 말고, 본인의 생각을 당당하고 조리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3. 어디에서 공부해야 할까?

필자는 캐나다 4년제 대학교만 알아보았다.   


캐나다만 알아본 이유

캐나다는 졸업 후 3년간의 워크퍼밋이 제공된. 따라서 비자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워크퍼밋으로 일하는 동안 영주권 취득이 아주 수월하다. 따라서 졸업후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면 캐나다가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은 한국에서 취업시 강점이 있지만, 미국 자체에서 취업하기엔 비자와 영주권 취득이 어렵고 변수가 많아서 고려하지 않았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졸업후 미국에서 취업하고 싶더라도 캐나다를 추천한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취업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고, 캐나다에서 경력을 1-2년 쌓다가 이직하는것도 어렵지 않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캐나다 지사에서 일하였으나 최종 정규직 풀타임 오퍼는 미국 본사로 받았다. 실제로 캐나다 학생들도 미국으로 취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당연하듯 여겨지는 문화이다. 다만, 미국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H1B Visa가 필요한데 이게 추첨이다. 추첨 없이 확실하게 가고 싶다면 캐나다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면 옆동네 가듯이 일하러 갈 수 있다.


2년제 컬리지 대신 대학교를 알아본 이유 

캐나다도 학벌 중요하다. 막상 취직하면 학벌을 따지지 않지만, 학교에서 얻게되는 서포트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대학교는 코옵(Co-op)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한마디로 대학교가 학생이 인턴쉽을 구하기 위해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개별 포탈사이트에서 회사 리스트를 볼 수 있으며 지원 가능하다. 컴퓨터 사이언스는 코옵이 정말 중요하다. 따라서 컬리지보다 등록금이 어마무시하게 비싸지만,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엔지니어 풀타임 오퍼 연봉은 대략 1억 5천~ 2억이다. 인턴도 월 5백만원 ~ 1천만원 정도 받고 오피스가 다른 도시에 있을 경우 비행기값 및 집값을 주기 때문에 인턴을 하면서도 저축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준으로 최종적으로 필자는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UBC 와 SFU에 Second Degree Program을 지원하였다. 세컨 디그리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은 학과 3학년으로 들어가서 학교 수업을 2년안에 졸업이 가능하고, 정규 학사 디그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필자는 두군데 모두 합격하였고 최종적으로 UBC BCS (Computer Science Second Degree Program)를 선택하였다. 다른 도시에 대표적은 학교를 보자면 캐나다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부동의 1위 Waterloo University가 있고, 토론토의 University of Toronto, 퀘백주의 Mcgill University등이 있다. 필자는 Second Degree Program만 알아보았고 편입은 고려하지 않았다. 세컨 디그리 프로그램은 UBC와 SFU만 운영하여 이 두곳에만 넣었다. 


학교를 알아볼 때는 네이버 검색은 NO!

학교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구글에 프로그램 관련 리뷰를 영어로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 경험으로 네이버 검색 시, 유학원에서 프로모션하는 컬리지 프로그램들이 대다수라 정보가 많지 않았다. 조금 힘들더라도, 영어로 구글에 검색해서 다양한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길 바란다. 어느정도 프로그램을 추리고 난 뒤, 학교측 입학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직접 문의를 보내고 궁금증을 해결하면 된다. 유학원을 통해서 하는 것 보단,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직접 알아보는것을 추천한다.


학교를 선택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 까?  

코옵(Co-op) 프로그램의 여부 : 여러번 언급하였듣이 컴퓨터 사이언스에는 인턴십 경력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인턴십을 한 회사에서 풀타임 오퍼를 주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경험 없이 좋은 곳에 취직하기는 어렵다. 늘상 그렇듯, 처음 인턴십을 구하기가 제일 어려운데,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구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UBC Science Co-op 프로그램은 85%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한다고 알고 있다.

내가 살기에 적합한 도시인가? 밴쿠버는 토론토만큼 대도시는 아니지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굵직한 대기업 지사들이 있고, 다양한 아이티 로컬 회사들이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미국 시애틀과 차로 불과 2시간 남짓한 거리이다. 기후가 온화하여 겨울에도 한국보다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아 레인쿠버 라는 별명이 있다. 한국까지 비행시간은 9~11시간 으로 동부보다 4시간 정도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밴쿠버는 아시안이 밀집한 도시이다. 전체 인구에서 아시안 비율이 매우 높아서 길다가다 이질감(?)이 별로 없다. 바다를 끼고 있어 수많은 섬들이 있고 자연 경관이 수려하며 하이킹 또는 스키타기에 좋다. 토론토는 인턴을 하면서 4개월간 살아봤지만, 서울과 매우 비슷하다. 대도시의 빌딩숲이며, 다양한 기업의 본사들이 즐비해 있다 (특히 금융기업). 쇼핑과 먹거리가 다양하다. 겨울은 서울정도 또는 더 추우나 다운타운은 지하로 모든 곳을 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며 스포츠경기를 직관할 수 있다. Toronto Rapters(농구), Blue Jays(야구), Toronto Maple Leafs(아이스 하키). 따라서 동부(East Coast) vs 서부(West Coast) 의 삶을 비교해보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Title Photo by Rajeshwar Bach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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