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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Oct 27. 2021

'창의성'에 대한 小考

사진작가와 건축가의 경우를 통해.....

 요즘 뇌과학에서 말하길, 창의성이란 기억을 많이 가진 경우에 발휘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 기억이 사람의 이름을 외우는 것과 같은 단순한 것이 아닌  감정을 동반한 이미지화된 것으로서 그 기억들이 함께 연결되어 창의성으로 발현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한 창의적인 이미지를 많이 기억하고 있을 법한 ERIK JOHANSSON의 사진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요.  이번엔 63 아트홀에서 전시가 있는 고로 팬데믹으로 답답함을 느끼던 차에 신선한 경험을 할 기회였습니다.

 그는 1985년생 스웨덴 출신 초현실주의 사진작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의 현란한 테크닉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그의 전공은 컴퓨터 공학이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사진가이자 리터칭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부모님이 어린 시절 선물해 주신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놀던 경험으로부터 지금의 작품들은 탄생했다 합니다.

에릭 요한슨의 작품들

   그의 작품에는 기발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꿈,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있습니다.

무엇이 그런 작품을 탄생시키는 작가로의 그를 가능케 했을까요?!

에릭 요한슨은 농장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농사짓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그림 그리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였답니다. 북쪽 나라 스웨덴의 살짝 황량하기도 할 듯한 너른 들녘이 연상되지 않나요?!  그의 눈에 비친 온갖 자연의 이미지들이 켜켜이 뇌리 속에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미지들을 그림으로 형상화했음을 짐작할 수 있겠죠. 거기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의 능력은 그의 그림과 사진들을 리터칭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듯합니다.

당신의 상상력만이 당신을 한계 짓는다.

에릭 요한슨의 말입니다.  본인의 영감은 주변의 사물이나 혹은 "만약?"이라는 생각에서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 지나간 것들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는 생각, 예전이 어땠는지에 대한 기억들이 작가로서의 원동력이라고 답합니다.  

이렇게  창의력 가득한 작가가 있어, 도스토옙스키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 한 것처럼 팬데믹 시대의 답답함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최근 청담동에 신축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송은문화센터 건물을 설계한 스위스 듀오 건축가들의 경우입니다.  준공 기념으로 기획전이 진행 중인데요. 헤르조그 & 드 뫼롱이 설계한 세계적 랜드마크가 된 건축물들 뿐 아니라 그들에게 영감을 준 작가의 작품들과 그들의 창의력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1950년생 동갑내기 남성들은 런던 테이트모던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등을 설계하였고 이번 송은문화센터는 473번째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송은문화센터의 모습

 갤러리에 전시 중인 작품 중 그들 건축가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담은 비디오 작품이 있습니다.

지하 겔러리에 전시 중인 비디오 아트

 매우 독특하게 작업하는 이 작가의 방식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대자연 앞에 패널을 세우고 본인 앞에 펼쳐진 풍광을 빔프로젝트로 쏘아 거기에 색을 칠하여 작품을 완성해 간다고 합니다.

자연 앞에서 그 이미지를 담아내는 아티스트의 행태, 그 기억들이 다시 건축가에게 각인되고 그들의 영감을 자극한다지요?!

또 그들은 레고 블록을 가지고 바로 송은문화센터를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음 직한 기하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던 레고 블록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락방을 형상화하고 있더군요.  동심의 기억들.....

무릇 예술가들은 오감이 민감한 부류라고 짐작합니다만, 그들은 후각까지도 그들의 창의력의 동인임을 얘기합니다.

헤르조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냄새와 향은 사진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경험과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특정 냄새는 우리에게 항상 이너 필름과 같은 건축적 이미지와 공간적 기억을 만들어내죠.

 시각적 이미지뿐 아니라 후각적 이미지도 우리의 뇌리에 기억되었다가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거기엔 청각적 이미지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던 작품도 있었네요.

그리고 그 대단한 창의력을 가진 건축가들은 松隱(숨어있는 소나무)의 의미를 살려 외벽을 나무 느낌 나게 완성하고 있더군요. 그 질감이 또 새로운 감각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죠.

그들의 뇌에는 얼마나 많은 이미지들의 기억들이 중첩되어 있는 걸까요?!


 창의력이 전부라고 할 만큼 앞으로의 세대에게는 중요한 덕목이라면 어떠한 방식으로 그들을 교육하고 경험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무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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