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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Jun 29. 2022

화진포 여행

긴 거리두기 후......

  집콕을 강요당한 팬데믹에 답답함이 극에 달한 간, 구원처럼 화진포 여행 제의가 왔습니다.

조금 먼 거리지만 운전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바다를 본다는 해방감이 마음 가득했고 그렇게 우린 떠났습니다.

 

 우리가  다다를 수 있는 동쪽 최북단.....

휴전선으로 막혀버린 길.......

그곳엔 김일성 별장도 이승만 별장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곳의 수려한 풍광은 상상이 가능하겠지요?!~~

    위: 김일성 별장, 아래: 이승안 별장              

 산과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는 너른 송지호까지 즐길 수 있는 멋진 곳......

그런 곳에서 민족의 분단을 가슴 아파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함께 여행 간 네 명의 친구들은 서로 나이도 환경도 다른 처지입니다.  그러나 심리학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기에 어울리며 지낸 지 꽤 되네요.

때론 너무 다르기에 오해도 생기고 불편하지만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적극적으로 이해를 돕고, 다름을 인정하는 배려를 익혀 갑니다.


그러함으로 이념의 차이로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역사가 많이 슬픕니다.

거기에는 외세에 기대었어야 했던 힘없던 지난날의 우리의 민낯이 있을 거고;......

이 아름다운 풍광이 때론 저주처럼 화합하지 못하는 이기심을 발동했구나......!!


 영화 <코다>가 떠올랐습니다.

코다(CODA, Child of deaf adult)란 귀가 들리지 않는 양친이나 후견인에게서 자란 청인을 뜻합니다.

 <CODA>의 한 장면


코다 소녀 루비의 부모와 오빠 모든 가족이 농인이죠. 그녀는 가족의 대변인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우연히 합창단에 들어가고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게 되면서 유명 음대에 입학하기 위해 집을 떠나야 하는 현실에서의 고뇌와  가족애를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미국 어촌의 지난한 삶이 펼쳐지는 마을에 거칠게 살아가는 그들이지만 더욱이 청각장애를 가진 험난한 현실이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맘이 참 아름다웠던 스토리....

루비는 일인 다역을 하면서 살아온 삶 속에서 항상 고군분투합니다. 그러하기에 그녀의 청각은 더 예리해지고 결과 노래를 잘하는 재능을 갖게 됐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고진감래라는 고사가 떠오릅니다.

맞닥뜨린 현실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법이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루비를 떠나보내는 가족의 넓은 품이 예뻐 보였던 영화......


화진포의 온전한 아름다움이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한 결과 앞에 인생의 길을 묻습니다.

오랜 거리두기 후 사람이 그리운 감성이 또한 관계의 도를 사색하게 했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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