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나도 잘 쓰고 싶다."는 것.
욕심부려서 글쓰기에 관한 핫한 책들을 잔뜩 사놓고 솔직히 아직 한 장도 못 읽었다. 아니 아예 책표지를 펴 보지도 못했다. 인터넷 서점을 구경하다가 너무 읽고 싶어서 생각할 틈도 없이 마구 책을 질러두었었다. 평소에 책을 자주 사는 스타일은 아닌데 작년에 이사하면서 처분한 책의 숫자만큼, 새로운 책을 더 샀더라. 이 책들을 다 읽고 나면 제대로 글을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으려나?
꽤 오랫동안 책만 읽었다. 읽는 것이 90, 쓰는 것이 10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달랐다. 읽는 것보다는 쓰는 것에 훨씬 집중했다. 몇 년간 글을 쏟아내고 나니 텅 비어버린 나의 전두엽 안 책장이 보였다. 게다가 이전에 책을 읽으며 생겼던 왠지 모를 용기와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업무에 관련 있는 책이 아니면 읽지 못한 지가 5년이나 지났다. 핑계를 대자면 양안 수술을 하고 난 이후부터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여서 그랬다.
올해는 맡은 업무에서부터 수업과 창체, 자율동아리 운영, 자율전학공, 연구회까지 전반적으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업무의 기회들이 잔뜩 주어져 있다. 고마운 기회이긴 한데 어느 정도 책을 읽으려면 다른 것들을 포기하고 줄여야 시간이 날 테니 균형을 잘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책을 읽을 때 내가 읽어 낸 권수에 많이 집착했다. 1년에 몇 권을 독파했는지가 나의 자부심이었다. 2024년의 독서 콘셉트는 집중해서 깊이 읽기로 정해야겠다. 한동안 멀어져 있던 옛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궁금했던 책들을 만날 시간이 두근거리고 기대된다. 낯설어진 독서에 다시 익숙해지는 것이 소박한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