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근무하면
사람들 마주칠 일 없어
스트레스 덜 받겠다
국립공원에서 일한다고 하니 친구가 했던 말이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ㅋ
공공기관이면 어디나 그렇듯
국립공원 직원들도 민원에 시달린다.
호우주의보 상황인데도
비도 별로 안오는데 왜 입산통제를 하냐는 항의부터,
비도 별로 안오는데 왜 입산통제를 하냐는 항의부터,
계곡출입이 금지된 곳에서
물놀이 못 하게 한다고 욕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반려동물과 같이 출입하는 것을 막자
직원을 폭행까지 하는 사건도 있었단다.
자연공원법에 의거하여, 모두 국립공원에서는 금지행위다.
티비에서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다 안타까운 선택을 한
교사의 소식을 접했다.
저 사람들은 왜 이런 갑질을 하는 걸까? 생각해 본다.
일단 발단은 화풀이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이 화가 나자,
그렇게 본인을 화나게 한 상대방이나,
혹은 아무 상관도 없지만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대상에게
배설하듯 화를 쏟아내는 것이다.
나를 기분 나쁘게 했으니 벌 받아 마땅해
라는 못된 심보에서 시작해,
법에는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계급과 권위를
스스로 부여하고, 너무나도 당당히 권리를 주장하지만
근거 없는 특권의식과 보복심리일 뿐이다.
어쩌면 본인의 억눌린 피해의식이 지랄발광으로 이어진 것이겠지...
갑질이란 걸 당해본 사람은 얼마나 무서운 지 안다.
나도 전 회사에서, 또 자영업을 하는 동안 수 없이 겪어봤다.
가해자는 마치 자기가 피해자인 듯 행세하고,
아무 죄의식 없이 악의적인 말과 행동으로 집요하게 폭력을 가하지만,
정작 그런 갑질을 당하는 피해자는 황당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한데, 막상 어디 호소할 데도 없다.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밤에 잠도 잘 못자며 불안감 속에 또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화가 나있는 요즘인 것 같다.
풀리는 일도 없고, 삶은 팍팍하기만 하고,
날씨마저 덥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작은 즐거움이라도 찾는 일일 것이다.
뜬금없지만, 요즘 나는 어항을 사다 물생활을 시작했는데,
이 '물멍' 이라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다소 도움이 되는 듯하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 건...
내 주변의 대다수 사람들은 선하다는 점,
따뜻한 人情이 있는 이웃이라는 사실이다.
일주일에 등산을 2회,
또 하루는 둘레길을 가신다는 80세 어르신은
이제 등산을 주 1회로 바꿔야겠다며
농담을 하시곤 사탕을 주고 가시고,
산에서 비닐 한 봉지 가득 휴지를 주워오신 부부는
등산로에 나무가 쓰러졌다며,
사진도 보여주고 간다.
사무실에 우두커니 앉아,
머리가 어디 가고 없는 '반달이USB' 를 보다가,
이 인정머리 없는 새퀴!
라고 속으로 외치고는...
혼자 피식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