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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쌤 Aug 10. 2023

태풍이 지난 일상의 빈부차

20230810 비바람

태풍이 왔다.

국립공원은 이미 어제부터

탐방로 전면 통제 중이다.


거센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산객들은 오늘도 아침부터 문의전화를 한다.

오늘 산에 못 올라가냐고,

통제 언제 풀리냐고...


어제는 사전통제 조치에

비가 오지도 않는데 왜 통제하냐

며 원성이 자자했다.


나도 산을 좋아하지만,

태풍이 온다는데 굳이 이런 날도 산에 올라야

직성이 풀릴까 싶다.

나야, 들어온 지 얼마안 된 신출내기 해설사다만,

잔뼈가 굵은 진짜 국립공원 직원들은

태풍이 오면 항상 고생이다.


태풍오기 전에는 피해 예방활동에,

기상특보 떨어지면 밤새 비상대기 할 때도 있고,

비가 그쳐도 출근하자마자 탐방로 안전점검을 다닌다.

안전이 확인된 후에야 비로소 탐방로 개방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그새를 못 참고 왜 산에 못 가게 하냐는

민원성 전화는 쏟아질 테지만...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뒤에 마주하

일상의 빈부차는 아주 냉혹하다.

누군가는

수해에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고 망연자실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는

피서에 여가활동 다니느라 분주하시니 말이다.


仁子樂山 이라 들었다.

어진 덕이 있는 산객이라면...

조금 더 넉넉한 마음으로 배려하는 모습 보여주시길,

힘든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이웃이 되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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