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비가 한 두 차례 내리더니 비로소 가을이 왔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어서 평년보다 최소 보름은 더 길었던 것 같다.
정말 기후위기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문제는 올해만 이런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이상기후가 나타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어쨌거나 뒤늦게 가을이 찾아왔고, 곧 추석이 다가온다.
이번 추석은 연휴가 길어서 사람들은 좀 더 정서적으로 여유로운 명절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족들과도 즐거운 시간 보내고, 또 하루정도는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짧은 여행도 가 보면 좋겠지...
만, 나는 올 가을도 바쁠 예정이다.
가을에는 추석 연휴가 있는 반면,
일하는 날은 부족하고, 그래도 각종 행사는 많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항상 바쁘고 정신없는 계절이다.
나의 가을도 늘 쏜살같이 지나가곤 했다.
남들처럼 단풍 구경도 한번 못했는데, 어느샌가 벌써 첫눈 소식이 들리던 게 다반사다.
국립공원에서 맞는 첫 가을도 역시나 바쁘다.
계절적으로 산을 찾기 딱 좋은 기간인데다가,
휴일에 더 많은 탐방객이 찾는 특성상, 연휴가 있는 달은 기본적으로 일이 많다.
10월에 전국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수는 다른 달에 비해 1.5배 이상 많다.
국립공원 월별 탐방객수(2022) 그만큼 탐방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어진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일하면서도 정작 직원 본인들은 가을을 누리지 못한다.
그나마 일하면서 틈틈이 단풍 든 숲이나,
여름내 잘 성장한 동물들을 보면서 소소한 위안을 얻어 보도록 해야겠다.
열심히, 바쁘게 일하며 보내야 하겠지만,
그 일에 매몰되어 과로를 하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
이 기간을 어떻게 스트레스 덜 받고, 슬기롭게 넘길 것인가 하는 대책을 미리 세워보는 것도, 직장 생활의 노하우이자 나만의 능력일거다.
결론은, '알아서, 잘, 딱 적당히, 깔끔하고, 센스있게' 일하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