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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쌤 May 11. 2024

나무의 복수

20240511 흐리고 비

사패산입구인 회룡탐방지원센터 앞에는
차를 4대 정도 댈 수 있는 주차장이 있는데
주말이면 늘 만차인 데다

아래 진입로까지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다.
아무튼 이 주차공간과 개울 사이에는
큰 벚나무 세 그루가 있는데
한 달 전에는 꽃잎이 비처럼 내리더니,
또 그다음에는 누에처럼 실을 뽑는
작은 애벌레 여러분이 내려와서 차에 달라붙어
아주 기겁을 한 적이 있었다.
이번주에는 또 벚나무열매(버찌)가
후드득 떨어져 차의 작은 틈사이로 굴러 든다.
때로는 피톤치드에 끈적한 진액까지 섞어 차유리에 테러를 가한다.

나무입장에선 매연을 뿜어내는 이 쇳덩이들이 계속 찾아오는 게 싫은 모양이다.

이 녀석이 복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나는 겨울이 되기 전엔 나무 밑에 차를 주차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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