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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쌤 Apr 04. 2024

닥치고 산에나 다니자

20240404

어제는 젊잖은 아저씨 한분이 센터로 다가와서는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워서 지붕도 덮고

절대 밖으로 못 나가게 할 테니,

국립공원구역으로 산책 좀 갔다 오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즉각 "안됩니다"를 단호하게 세 번 외쳤다.

"너무 세게 얘기했나?" 싶어

대신 북한산성 쪽에 반려동물 동반산책 가능한

시범구역이 있다고 알려는 드렸지만,

아저씨는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되냐며 

투덜투덜 많이 아쉬워하시더군.

하기야, 백운대 올라가면 개천지인데...

또 어떤 분은 들개 왜 안 잡냐고

무서워서 못 다니겠다는 민원도 있고...

에휴~ 자연보전 정책이란 게 쉽지 않다.


한편, 언젠가부터 산꾼들 인스타 쫓아댕기며

"비탐입니다", "하지 마세요~"

이러고 다니는 나를 발견했다.


사실 단속업무는 내 일도 아니고

나는 그냥 말단 해설사일 뿐인데...

온갖 무질서와 위법행위들이

자꾸 눈에 거슬리는 건,

꼰대 본능을 숨길 수가 없어서인가,

아님 나이 먹고 전두엽이 감을 잃어서

자꾸만 화가 나기 때문인 것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 속에서

내가 찾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잠깐 생각해 보았다.

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일에 이리저리 간섭하고 참견 말고

내 갈길이나 부지런히 가야겠다 싶더라.

그래, 생각이 많아질 땐 닥치고 산에나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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