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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Nov 24. 2017

셰익스피어, 맥베스 (Macbeth)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들어가며 -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고전을 통해 여러 인간상에 대해 알게 된다. 굳이 부딪쳐 다치지 않고도 간접 체험을 통해 특정 상황과 인간 유형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특히 획일화된, 틀에 박힌 삶이 기본 값이 되는 한국 사회의 경우, 좁은 활동 반경 덕분에(?) 다양한 사람과 사건을 만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나는 달과 6펜스를 읽으며 마음 속으로 수십번도 넘게 사직서를 써 냈고,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망망 대해 속에서 외롭게 분투하는 한 인간을 보고 가슴아파 했다.


바로 이런 것 이다.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여러 인간상에 대해 학습하게 되고, 나아가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도달하여 줄줄줄 글을 써내려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고"를 하게되고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어쨌든 무언가를 "쓰게"된다.


그리고 수십, 수백년 전에 쓰여졌던 소설이 현대인의 삶에 적용되어 교훈과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나는 고전을 통한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몇년 전 영화 "아바타"가 개봉하여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아바타 증후군이라는 신종 신드롬까지 일었다.


지루한 현실에서 도피하여 아바타의 배경인 "판도라 행성"과 같은 상상속의 어딘가로 떠나고자 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달과 6펜스의 찰스 스트릭랜드와 겹쳐보인다. 고전은 언제, 누구나에게 적용가능한 삶의 지침서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변호사가 판례를 공부하며 소송을 준비하듯이, 우리도 고전을 통해 미래의 특정인물과 사건에 대해 미리 대비할 수 있다.



본론 - 맥베스는 칼에 맞아 죽은게 아니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이다. 노르웨이의 적군을 몰아낸 살육의 현장에서 맥베스의 앞에 홀연히 세 마녀가 나타나 예언을 한다. 마녀는 그가 왕이된다 하였고,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뱅코우는 비록 왕이 되지 못하나, 그의 자손들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 한다.


결국 그 예언에 현혹된 맥베스는 충심을 다해 모시던 덩컨왕을 살해하고 덩컨왕의 뒤를 잇기로 했던 왕자들은 도망쳐 버린다. 왕의 자리는 맥베스에게 돌아갔지만 그는 씻어 낼 수 없는 피와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 하며 미쳐가기에 이른다.


그러나 본인이 저지른 모든 피의 향연은 그의 자손이 아닌 뱅코우의 자손이 왕이 되기 위한 절차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뱅코우와 그의 아들 플리어스를 죽이려고 시도하지만 뱅코우만 죽고 아들은 마녀의 도움으로 달아난다.


참을 수 없는 불안함에 맥베스는 뱅코우의 환영을 보게 되고, 괴로워 하다 또 다시 마녀들을 찾아가 예언을 들으려 한다. 마녀는 맥더프를 조심하라 일러주고, 이로 인해 맥베스는 맥더프 일가를 몰살하여 다시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만다. 이 소식을 접한 맥더프는 영국 에드워드 왕을 등에 업고, 덩컨왕의 아들 맬컴을 앞세워 맥베스와 전투를 하고, "여자에게서 나온 이는 나를 해하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맥베스에게 "나는 어미의 배를 찢고 예정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다"라고 되받아 친다.


결국 욕망의 노예가 되어 피폐해진 맥베스는, 그가 공을 올렸던 전장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칼은 그의 육신을 찢어 목숨을 끊어 놓았지만, 그는 이미 마녀의 예언을 들은 순간부터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손에 쥐어진 행복보다는 허상을 향해 무참히 사람들을 죽였고, 본인을 위해서 더욱 미친 사람이 되어 갔던 맥베스.


결국 맥베스는 칼에 베여 죽은 것이 아니라 세 마녀의 혀에 살해당한 것이다.


결론 - 세 마녀의 혀가 칼보다 무섭다


사람들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것, 더 높은 곳을 향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흔드는 것은 주위의 간계다.


물론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 덕분에 세상이 발전되어 왔으니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의 말에 현혹되어 열정을 넘어선 욕심이 돼 버리는 순간 그것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 되는 것이다.


주위의 현혹에 빠져 가진 것 마저 잃지 않도록 항상 본인의 능력과 그릇만큼의 욕심만을 갖고 살아야 한다. 거기까지가 순수한 열정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맥베스가 억지로 차지한 왕관의 무게를 못견뎌 더욱 피의 광기에 사로잡힌 것 처럼, 분수에 맞지 않는 것들은 결국 나를 잡아먹고 만다.



중심잡기, 흔들리지 않기, 타협하지 않기, 항상 노력하기


나는 항상 요행을 꿈꿔왔지만 현실에서 횡재를 만나본 적이 없었고, 반드시 내가 얻고자 하는 것 만큼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 결과, 그리 큰 성공이 아닐지라도 내 위치에서 할 만큼은 해왔고 얻을 만큼만 얻어 왔다.


상식과 원칙을 고수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이상을 빙자한 허영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스스로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자주 묻고, 확신이 생기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득과 실을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계획대로 살아가면 된다.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에 흔들리지 않고 영주의 자리에 만족했더라면, 플리어스가 아버지를 잃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맥더프의 아내, 그리고 자식들이 살해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가끔 나의 선택으로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의도적이 아닐 지라도 결과론 적으로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나를 위한 길이라도 전체적으로 득과 실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 선행되어야 한다.


욕망에 지배되지 말고, 욕망을 동력 삼아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살자. 이것이 내가 맥베스를 통해 얻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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