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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찰하는 보통여자 Apr 11. 2024

나에게는 멘토가 없다

나에게는 멘토가 없다.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 참 많다. 헌데 내겐 특정 롤모델이 없다. 쥐뿔도 없는 내가 잘났다는 의미의 발언이 아니다. 깊은 존경과 동경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이 분명 있지만 그 느낌이 내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만큼 지속되지 않는다. '대단하다. 이 사람 멋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좀 멋있다는 일시적 또는 장기적 감탄의 표현이 더 알맞다. 


한 사람에게 빠지는 것을 경계하려 한다. 아니 사실 지양할 노력이 필요치 않게도 내 성격상 그런 게 잘 안되기도 한다. 정작 그 사람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인생관에서 비롯되는 언어, 태도, 행동 또한 모두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 또한 주관성이 다분하니 적당히 흘려 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특정 인물을 향한 존경이 아닌, 추종으로 변질되면 위험해진다. 마치 그 사람의 말이 정답인 양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것에 정답이 없다고 믿는다. 마치 정답을 줄 수 있다는 듯 자신을 따르길 원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 판단 또한 개인의 몫일 것이다. 그저 특정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마치 신 대접해 주며 추종하는 모습을 본다. 워딩 또한 '신'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모든 걸 기꺼이 내어주려는 태세를 취한다. 그 모습에 이질감을 떨칠 수 없지만 장본인이 그 행위로 기쁨을 느낀다면 그 또한 그의 기쁨이겠거니 싶다. 도움은 참고할 때 그 빛을 발할 뿐, 마치 인생이라도 구원받으려는 의존적인 기대는 과하다 .


멘토가 있다면 그가 스스로를 직접 포장하고 읊는 언어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나 개인의 잣대를 레이더망 삼아 그 사람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 사람이 진짜 줄 수 있는 것을 내가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 특정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제자도 스승을 넘어서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누군가로부터 절대적인 배움을 무한대로 얻을 수 없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그보다 여러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각기 다른 배움과 다양한 관점을 내 입맛에 맞게 선택적으로 훔치고 흡수하여, 그 요소들을 내 기존 신념과 조합하여 대체될 수 없는 무기를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


나에겐 특정 멘토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내 멘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공이 굴러가기만 해도 깔깔대는 아기들의 감탄하는 능력에도 배울 것이 있다. 그 순간에는 아기도 내 진짜 멘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스치던 말과 행동이 내게 눈꼽만큼이라도 건강한 영향을 끼쳤다면 그 모든 건 감사한 배움이다. 외부에서 떠돌다가 무방비 상태에서 나를 건드리고 움직이는 찰나의 강력한 순간들이 있다. 조금만 열린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알게 될지도 모른다. 특정 사람에게만 과한 존경을 쏟기에는 이 세상에는 꽤나 많은 배움의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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