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나를 이해시키려 들 필요 없다.
학창 시절 즐겨 본 미드 속 한 장면이 있다. 남녀 주인공의 첫 만남을 담은 씬, 여자는 남자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그러자 남자는 답한다. "whoever you want me to be (네가 원하든 누구든)." 2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 대사를 담은 장면이 기억에 머문다.
구태여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할 필요 없다. 그저 바깥으로 드러나고 보여질뿐인 내 모습을 알아서 인지하는 건 타인 몫이다. 모두가 살아온 환경과 고유한 성향으로 제각기 다른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있다. 저마다의 인생 속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어떤 부류의 사람을 선호하거나 기피하는지, 무슨 신념 또는 편견을 갖고 있을지 알 수 없을 일이다. 알아야 할 이유도 권리도 없다.
나를 스스로 피력할 필요 없다. 어떤 캐릭터로 인식 되든 그 모두 타인에게 비친 내 모습이다. 미드 속 대사처럼 차라리 '타인이 원하는 누구든' 될 수 있도록 나를 냅두면 된다. 나는 그저 나대로의 나로 있을 뿐이니 연연할 필요가 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되며 나 스스로에게 떳떳한 것, 그게 유일한 연연함이어도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