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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dreamer Feb 15. 2024

술에 취한 날은 누군가가 보고싶다

대상없는 그리움

나는 헤어지고 나면 연락처를 삭제하고 카톡에서도 지워 버린다 . 혹시 내가 술에 취해 연락을 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가봐 .


그 사람을 못잊어서 일때도 있지만 그냥 술에 취할때면 내 곁에서 날 챙겨주고 안아주던 그 온기가 그리워서 딱히 그 어떤 대상이 아니여도 아련하게 그리움이 몰려온다 .


친한 친구를 불러내기도 하고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하기도 하는 실수를 겪다보니 다신 그러지 않기 위해 연락처를 다 지울 수 밖에 없었다 .


술이 깨고 아침이 오면 그 감정들은 햇살 밖으로 흩어지고 지난 밤에 대한 후회만 남는다 .

이러한 공허는 어떤 책에서 봤는데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쫓겨 났을때부터 생긴 감정이라고 했다 .

프로이드는 우리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순간 부터라고도 한다.


알수 없는 불안과 공허는 이성으로 붙들어 매 놓지만 술에 취한 밤이면  굶주린 야수들처럼 풀려 나오고 만다 .

술에 취하면 즐겁다가도 집에 돌아가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가 그립기도 하고 옛사랑의 품안이 생각나기도 한다 .

우린 아마도 그곳이 에덴동산이건 엄마의 뱃속이건 애인의 품속이던 완전함을 경험한 기억을 무의식 속에 간직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


해가 질 무렵 놀이터에서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은 감정을 느끼듯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는 누군가가 항상 그립다 .

완전에 대한 열망으로 그 누군가는 변하지 않을  신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것을 발견하길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허기는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다 .


술에 취한 밤이면 sns를 올리는 술버릇이 있다는 친구 애기를 들은 적이 있다 . 그것 또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그리움이 아닐까 ?

하지만 다른 타인은 우리를 완전하게 해 줄수 없다 .


그저 우리 모두는 잠시 서로의 곁에 머물며 완전함의 근사치를 흉내내다 떠날 뿐이다 .

그래서 우린 술에 취한 밤이면 그 누군가가 그렇게 그리운 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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