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열세 살에게 주어진 팍팍한 삶…;;;
열세 살 러셀은 이혼한 아빠와 살게 된다. 일자리 없는 아빠, 고향을 떠나 딱히 갈 곳 없는 방황, 그리고 또래의 괴롭힘과 성정체성의 혼란까지. <나 혼자> 라는 제목이 외롭고 쓸쓸해보이지만, 어쩌면 혼자 있던 시간이 러셀에게는 외롭지 않고 쓸쓸하지 않았을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도 자주 그렇다, 무리지어 있을 때 빈곤하고 오히려 혼자 있을 때 풍요로울 때가 압도적으로 많다. 러셀도 뭐 그런 거 아니겠는가. 다만, 러셀은 이런 상황을 감당하기엔 너무 어린 고작 열세 살이고, 나는 희로애락의 바이오리듬이 수평선에 가까운 그냥 사십 몇 살이고.
이런 것이 유년 시절의 생채기라면, 성장통이라면, 별로 썩 달갑지 않고 그닥 성장하고 싶지도 않다. 작가인 데이비드 스몰의 자전적 요소가 가미된 그래픽 노블이라던데, 연결 독서로 열세 살 이전, 더 어린 시절을 그린 <바늘땀>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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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밤의 정원이 좋다. 얽힌 모양들이 단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