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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댐 Jan 21. 2024

쓰다 만 글을 올린다면

1월 21일 카페에서.

글쓰려고 자리에 앉는다. 무엇을 쓸 것인지 고민하고, 대략적인 흐름을 머릿속으로 늘어놓는다. 주제를 한 마디로 정의하고 되는대로 적어본다. 대뜸 사례나 일화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고. 결론부터 단도직입적으로 꺼내놓을 때도 있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내용만 담을 것. 문득 떠오른다. 누가 한 말인지도 알 수 없다. 수많은 작가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해온 말인 것 같다. 한 문단에 하나의 내용만 담으려 의식하기는 하는데, 쓰다보면 알아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냥 느낌대로, 호흡이 길어질 때마다 나누는 게 보통이다.


처음에 계획한 바가 있더라도 쓰다 보면 뒤죽박죽이다. 글쓰기는 생각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적어놓은 것을 통해 다시 생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일단 써놓고 보면, 내 생각이 맞는지 의심되는 말들도 튀어나온다. 때로는 기특하고 때로는 당혹스럽다. 앞 문단을 뒤로 옮기기도 하고, 처음에는 결론부였던 문단을 맨 앞으로 끌어오기도 한다. 언제나 써놓고 다시 읽어보면 어색하다.


글쓰기의 완성은 퇴고다. 헤밍웨이 아저씨가 말했다지.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그렇게 훌륭한 작가도 초고가 쓰레기였다고 하니, 글이 엉망인 것은 그렇게 부끄러울 일도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쓰고 나면 고친다. 입으로 발음도 해본다. 입으로 읽어 보면 어색한 문장이 더 잘 드러난다. 겹치는 단어는 바꾼다. '드러낸다.' '드러낸다.' 한 문단에 드러낸다가 두 번 있으면 들어낸다. '드러낸다.' '나타낸다.'로 바꾸는 식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마지막 문단이다. 글을 어떻게 끝내는 거였더라? 매번 글을 마무리할 때마다 글쓰기를 까먹는 기분이 든다. 막 여운을 남겨야 하나. 모르겠다. 자꾸 무슨 교훈을 던지고 싶은 욕망도 제어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도 읽어보고, 내가 예전에 썼던 글도 읽어본다. 과거의 나도, 다른 작가들도 글을 매끈하게 잘 매듭짓는 것 같은데. 글을 쓰는 지금의 나는 언제나 갈팡질팡한다.


그냥 쓰다 만 글을 올려 보고 싶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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