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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한우 Oct 14. 2022

(겨우) 877미터의 공포

[도쿄등산 2편] 도치기현 栃木県 쯔구바산 筑波山 877미터  

도쿄의 나지막한 산들을 다녀보자 라고 올여름에 정하고 나서의 첫번째산이 쯔구바산이었습니다. 그 다음산이 지난번 포스팅했던 시라네산입니다. 


(혹시 시라네산 등반기를 먼저 읽으실 분은 여기로 https://brunch.co.kr/@realmotive/34)


지난 초여름에 다녀왔던  다카오산高尾山 보다는 조금 높은 산 (877미터)인 쯔쿠바산筑波山에 다녀왔습니다. 쯔구바산은 도쿄에서 자동차로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산입니다. 쯔구바는 쯔구바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도시로 유명한 곳입니다만,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명산에 들어가는 이런 유명한 산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쯔구바산은 두개의 정상(난타이산, 뇨타이산)이 있어서 크게 공략루트가 3개가 있는데, 올라갈때는 제일 어려운 루트인 쯔구바산신사筑波山神社에서 미유키가하라御幸ヶ原로 이어지는 등반로를 선택해서 정상중의 하나인  난타이산 男体山 을 공략한 후에  뇨타이산女体山 을 거쳐 시라유키바시白雪橋코스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오늘의 코스맵 
등산로 입구 전경 


800미터급이라고 살짝 무시했던 것이 오산이었습니다 ㅎㅎㅎ 


한국에서 올라가 본 산은 북한산,관악산,도봉산,치악산,속리산,설악산,지리산 정도였고, 1500미터급도 무난하게 돌파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갔습니다만, 800미터를 올라가는데 2,4KM라고 적힌걸 보고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급경사입니다.(등산초보 ㅜㅜ) 중간에 두번정도 돌아가야하나 고민했습니다. ㅎㅎ 


지속적인 급경사를 예상못하고 처음부터 스피드를 좀 냈는데, 아마 코로나 후유증인지 500미터 정도 걸으면서 가슴이 답답하면서 숨이 가빠지더군요 ^^ 


아주 오래된 커다란 삼나무가 등산로를 감싸듯이 자랐다. 
정상까지 딱 한번만 내리막이 있었고 계속 이런 오르막이다.  


그 다음부터는 아주 여유있게 쉬면서 천천히 올라가서 2시간 정도에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니 케이블카 정거장이 바로 밑에 있어서 약간은 허무하기도 했습니다만, 덕분에 맛있는 소바와 함께 시원한 사이다도 마실수 있어서 어떻게 보면 살아서 내려올수 있는 휴식처가 되어줘서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


너무 힘들게 올라갔는데 정상 바로밑은 이런 유원지 분위기 나는 케이블카 역이었다 ㅜㅜ 
쯔구바산은 관동평야의 한복판에 있는 산이라 정상에서는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느낌의 전경이 펼쳐졌다


내려오는 길은 아침에 내린 비로 바위가 미끄러운데다가 급경사가 많아서 양손을 짚으면서 내려왔습니다. 중간에 한번 제대로 미끄러져서 정강이와 갈비뼈가 날아갈뻔한 위험천만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비온뒤 산행은 왠만하면 안하는게 좋은거 같습니다(라고 등산초보수첩에 적었습니다 ㅎㅎ) 


쯔구바산은 오르막이 심한 제법 힘든산이지만, 등반로 곳곳에 신기한 바위들이 많아서 또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습니다. (바위 나올때마다 쉬었습니다 ㅎ)  

비온뒤라 바닥이 맨질맨질하다. 



내려와서 기슭에 있는 온천에 몸을 담그니 세상에 이렇게 좋은게 있을까 싶네요 ^^  이게 일본등산의 묘미아닐까 싶네요. 


자아 2번째 쯔구바산까지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겨우 877미터라고 얕봤던 쯔구바산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산에 오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더랬습니다만 산의 마력일까요? 얼른 또 가고싶어지는 마음은 또 뭘까요? 


이렇게 등산이 재밌으니 골프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네요^^


잘라진 삼나무에서 아침에 내린 빗물이 햇빛을 받아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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